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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자유롭게 호남 갈 수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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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DJ, 자유롭게 호남 갈 수 있어야”

<추미애의원 인터뷰> “盧에게서 부시를 연상”

28일 전당대회를 앞둔 민주당이 정치권에선 단연 뉴스메이커다. 대표 경선을 통해 새 지도부가 구성될 경우 민주당의 향후 정국대응 방식에 커다란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프레시안은 8명의 경선주자 중 유력 후보로 꼽히는 조순형-추미애 의원을 만나 '위기의 민주당'을 구해낼 해법을 들어보기로 했다. 우선 먼저 인터뷰에 응한 추미애 의원 인터뷰를 싣고, 곧 이어 조순형의원 인터뷰도 실을 예정이다.<편집자>

***"일방통행식 물어붙이기 권위주의 시대와 똑같다"**

20일 만난 추미애 의원은 '추미애 비토론', '한화갑 배후설' 등 민주당 경선 과정에 등장한 세인들의 구구절절한 해석이 마음에 걸리는 듯 말을 아꼈다. "내 말을 가지고 한 건 하려고 하지 말라"는 말에는 언론에 대한 경계심도 묻어 있었다.

하지만 그의 경선전략이기도 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비판에선 결코 말을 아끼지 않았다. 노동 문제에서 "분신의 시대는 갔다"는 노 대통령의 발언, 부안 핵폐기장 사태에 대한 정부의 무사안일한 대응을 지적한 대목이 단적이다.

추 의원은 "일요일 평소에 말 많고 문제가 많다고 알려진 비선의 후원인과 골프를 한 것은 노동자들의 현실과 극명하게 대비가 돼 노동자들의 몸으로 하는 호소를 외면했다는 인상을 준다"며 최근 논란이 된 강금원씨와의 관계를 은근히 꼬집기도 했다.

부안 사태에 대해서도 "부안 주민이 문제 삼는 것은 분권과 자치의 정신이 완전히 무시당했다는 것"이라며 "측근 비리를 덮기 위해 4천만 국민투표는 할 수 있으면서 7만 군민을 위한 투표는 왜 연내 못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 의원은 "대통령이 폭도들과는 대화 않겠다는 말은 부시가 '악의 축' 북한과 대화하지 않겠다고 한 말을 떠올리게 한다"며 "현 정부의 일방통행식 밀어붙이기 행정 방식은 과거 권위주의 시대나 똑 같다"고 비판했다.

***"DJ 호남방문 경계하면서 盧는 왜 고향사람 초청했나"**

전주에서의 출마선언 등 호남 민심에 각별한 신경을 기울인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국민 지지를 외면하고 의원들이 당을 떠났기 때문에 그 지역에서는 많은 충격과 좌절 맛봤다"며 "새로운 민주당의 모습과 재건의 희망을 당원들과 지지자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당인의 도리"라고 부정하지 않았다.

김대중 대통령의 총선 전 호남 방문에 대해서도 "김대중 대통령이 자유스럽게 호남을 갈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이에 대해서 정부나 열린우리당은 정치적 해석을 하면 안 된다"며 "김 전 대통령의 고향방문은 정치적으로 해석하면서 노 대통령은 왜 고향사람들 청와대 초청했느냐"고 비꼬았다.

추 의원은 이어 민주당 '인적쇄신'과 관련, "민주주의 원칙에서 벗어난 분, 민주당의 노선에 부합하지 않는 분이 안된다는 선에서만 말하겠다"면서도 "(대표가) 되고 나면 선명하게 말하겠다"며 전폭적인 '물갈이'를 예고했다.

현안인 대통령 측근비리 특검 문제에 대해선 "최고권력 주변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선 거부권을 행사할 명분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나라당과의 공조로 비춰질 것을 우려한 듯, "(재의시엔) 당론을 정할 필요는 없고 개인적 판단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북핵 문제를 이유로 지난 4월 1차 이라크 파병동의안 처리때는 찬성 입장에 섰던 그는 추가파병만큼은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북미관계의 상황변화를 입장 변화의 이유로 들며 "미국의 실수를 무마하기 위해서 우리가 피를 흘릴 명분은 없다"고 말했다.

다음은 2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추 의원과의 일문일답.

***"노 대통령, 후보시절 초심을 잃었다"**

프레시안 : 기탁금이 6천만원이라고 들었다. 적은 돈이 아닌데 어떻게 마련했나.
추미애 의원: 후원금으로, 전액 다 후원금으로 충당했다.

프레시안 : 출마선언을 전주에서 했고 최근 들어 호남지역 방문에 잦았다. 꼭 호남민심 때문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그 부분에 대한 일정부분 고려가 있었던 것 아닌가.
추미애 : 우선 전북대 강연 스케줄이 미리 잡혀 있었고 뒤늦게 민주당 경선 후보 등록일과 겹쳐서 나가겠다고 이미 공언한 상태라 출사표를 밝힐 필요도 있었다. 시간이 겹쳐서 전주에서 하면 좋겠다고 자연스럽게 스케줄이 나온 것이다. 의도를 물었는데 나는 정치인으로서 민주당 분당 이후로 위기를 가장 많이 느껴온 사람 중의 하나다. 국민 지지를 외면하고 의원들이 당을 떠났기 때문에 그 지역에서는 많은 충격과 좌절 맛봤다. 새로운 민주당의 모습과 재건의 희망을 당원들과 지지자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당인의 도리라고 생각했다.

프레시안 :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높은 수위 발언을 해 왔다. 감정적인 비판 말고 실제로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 중 비판받을 만한 것과 그 대안을 제시해 줄 수 있을지.
추미애 : 물론 대통령이 지지한 정당을 탈당한 후 할 수 있는 일은 의견의 개진밖에 없다. 민주당의 당적을 가지고 있을 때도 당론을 개진할 공적, 사적 기회를 주지 않았다. 하지만 그때는 행여나 하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고 오히려 탈당하고 나니 언론을 통해 국민을 대신해 공개적으로 의견을 말할 수 있다.

후보시절 순수한 마음과 열정으로 돌아가야한다고 말하고 싶다. 지금은 많이 동떨어져 있다. 노동자들이 분신을 하며 몸으로 절규하고 몸으로 의사표시를 하는 안타까운 현실을 본다. 어떤 사람들은 그들을 사회의 안정을 저해하는 요소라고 하고 한 현상만 바라보고 사회 불안을 야기하는 세력이 노동자라고 말한다. 그런 사람들이 대통령 주변에도 많다. 노동자들이 투쟁을 하면 경제가 어려워진다고 단순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통령 주변에도 있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이 '분신의 시대는 갔다'라고 말 한 것은 토론 공화국을 지향하던 당초의 모습과는 다르다. 오죽 소통이 안 되면 몸으로 절규를 하겠느냐. 분신을 한다는 것은 분신 자체로 끝내자는 것이 아니라 '나 하나의 죽음이 다른 노동자 호소력있게 들렸으면 좋겠다','내가 죽음으로 호소하면 나 이외 다른 근로자들에게 대화의 기회를 열어줬으면 한다' 하는 강력한 호소다.

대통령은 이에 대해 말도 냉정하게 했지만 보여주는 모습에도 무시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왜냐하면 일요일 평소에 말 많고 문제가 많다고 알려진 비선의 후원인과 골프를 한다던지 하는 것이 노동자들의 현실과 극명하게 대비가 돼서 노동자들의 몸으로 하는 호소를 외면했다는 인상을 준다. 물론 그걸 의도치는 않겠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보인다.

프레시안 : 어제 부안에 다녀왔다. 사태를 어떻게 인식하나.
추미애 : 이것은 부안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이해해야 한다. 내가 제기하는 것은 핵 그자체가 다른 에너지로 시급히 대체돼야 한다거나 대안 에너지를 찾자는 것이 아니다. 나는 환경론자처럼 핵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다. 부안사태에 대해 부안 스스로가 근본적인 대안을 내 놓아봐라 한다면 그것은 부안의 몫이 아니라 정부의 몫이다. 부안 주민이 문제 삼는 것은 분권과 자치의 정신이 완전히 무시당했다는 것, 그리고 과학과 기술적 안정성 조사가 비밀리에 진행돼 아직도 투명하지 않다는 점이다. 주민들은 지금 백보 양보해서 의사결정의 민주성을 갖추기 위해 주민투표 실시를 제안했다. 이에 국무총리는 시위를 무마하기 위해 투표를 하겠다고 했지만 한편으로 정부는 같은 날짜 에 일간지에 정부 돈으로 대대적인 광고를 내고 있다. 국무총리와 그 밑의 부처가 전혀 다른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한쪽에서는 주민투표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다른 한쪽에서는 주민투표 연내실시 요구는 '국책사업에 대한 투표를 졸속으로 하라고 하는 것이다' 라고 대대적인 광고를 내고 있다. 누가 국무총리를 신뢰하겠나.

연내 주민투표가 불가능 하지만도 않다. 부안을 방문했을 때 한 주민이 대통령은 측근 비리를 덮기 위해 4천만 국민투표는 할 수 있으면서 7만 군민을 위한 투표는 왜 연내 못하냐고 묻더라. 나는 할 말이 없었다.

주변에선 부안을 가지 말라고 했었다. 굉장히 격앙돼 있다고 해서 그런 줄 알았다. 부안 국민들은 준폭도가 된 줄로 오해를 했다. 하지만 대치를 하고 있으면 그 사람들이 다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공권력 투입 빌미를 안주면 어떻겠냐는 얘기를 하러 갔다. 갔더니 그 사람들은 얘기가 다르더라. 정부가 하는 말도 못 믿겠다, 언론이 하는 말도 못 믿겠다, 언론과 정부는 자기들을 폭도로 몰고 있다고 했다. 시위대를 향해 던지려고 전경들이 공병 상자까지 마련해 놓고 있다더라. 실제로 전경들이 보도블록을 던져서 다친 주민이 더 많았다. 이처럼 형평성을 상실한 보도 때문에 부안을 폭도로 몰고, 대통령이 폭도들과는 대화 않겠다는 말은 부시의 말을 떠올리게 한다. 부시가 북한과 악의 축과 대화하지 않겠다고 해서 얼마나 답답했나. 부안은 폭도니까 대화를 하지 않겠단다. 부안 군민들이 답답해 하는 것은 왜 자기들에게는 왜 원칙이 통하지 않고 대화가 통하지 않는가 하는 것이다.

전북도지사 얘기를 했더니 정부는 읍,면,동을 다 공청회 하고 나서 주민투표를 하겠다는 계획이다더라. 위도 주민들에게 동의를 받을 때 일일이 대면해서 수천억씩 보상을 하는 것처럼 흘리고 동의를 받았다던데 이번에도 공청회를 빌미로 가가호호 방문하겠다는 것처럼 들렸다. 이는 민주적 의사 결정과 거리가 멀다. 노 대통령은 국민의 하소연을 이해하고 있지 않다. 정부가 계속 거꾸로 나가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내가 노무현 대통령이 하는 것은 모두 지고지선이다 하고 참고, 덮어야 하는 건가, 노무현 지지자들은 그걸 바라고 있는 것인가. 잘 모르겠다. 현 정부의 일방통행식 밀어붙이기 행정 방식은 과거 권위주의 시대나 똑 같다. 낡은 시대를 청산하자고 했던 내 입장에서는 계속 비판하는 것이 임무라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정치적 공론화, 주민투표 연내실시를 돕겠다고 했는데, 부안 핵폐기장 건립을 해야하느냐, 말아야 하느냐 문제에 대한 판단은 어떤가.
추미애 : 결정을 내리기 전에 주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 그리고 과학기술적으로 객관적인 안전성 검증을 거쳐야 한다. 그런 연후에 얘기할 수 있다. 정부 홍보가 너무 전폭적이어서 주민들이 객관적인 판단을 못할 수도 있다. 보다 중요한 것은 과학기술적 안전성에 대한 객관성이 있어야한다.

프레시안 : 이같은 일련의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의 난맥상에 있어서 대통령 주변의 책임 혹은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하기도 한다.
추미애 : 주변은 상황을 정확히 볼 수 없게 한다는 책임을 져야겠지만 종국적인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고 본다. 전두환 대통령도 후임 대통령에게 당부하기를 "정보를 믿지 마십시오. 섣부른 정보가 사람을 죽입니다"라고 했다. 이는 자신의 국정 경험담으로 전 대통령도 측근 정보의 위험성을 경계했다. 종국적인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고 본다.

*** "현 지도부, 복귀할 밭을 갈고 있는 것" **

프레시안 : 경선시작 전에는 '조순형 대표, 추미애 총무' 구도가 이상적이라는 말이 있었다. 이런 얘기들을 물리고 대표 경선 출마한 데는 조 의원에 대한 비교우위를 나름대로 판단했을 것 같은데.
추미애 : 당 내에서 네거티브한 선거전략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반쪽 남은 당을 꿈과 희망을 주는 당으로 키워나가야지 상호 비교하면서 비방하고 싶지는 않다. 오히려 나의 장점으로 설득하겠다.

민주당은 반쪽 남은 당이다. 이 쪼개진 정당을 가지고 작은 기득권을 지키는 수구정당이 되느냐 집권할 수 있는 미래의 정당으로 바꾸느냐 선택을 해야 하는 날이 28일 전당대회 날이라고 생각한다. 미래지향적인 정당의 모습이란 개혁경쟁에 앞서야 하고, 상대적으로 노쇠해 보이는 민주당의 모습을 역동적으로 만들고, 정강정책을 지속적으로 확대, 발전시켜 지지세력을 늘려 집권 가능성이 있는 정당이 되는 것이다. 이런 것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인물, 상대가 가장 두려워할 대상이 누구겠느냐. 정치라는 것은 시대 변화를 빨리 읽어내고 변화를 견인해 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 포석을 빨리 읽어내고 위치선점을 할 수 있는 적임자가 바로 나라고 강조하고 싶다.

프레시안 : 당락에 관계없이 조 의원과 새 지도부 구성에서 역할분담할 의향이 있나.
추미애 : 이번 경선은 선의의 경쟁, 아름다운 경쟁, 경쟁다운 경쟁이 돼야 한다. 그런 제의 자체는 아름다운 모습이 될 수 없다. 미리 설정해놓고 하는 것은 경쟁이 아니다

프레시안 : 박상천 대표는 대표직을 내 놓게 되고 정균환 총무도 곧 총무직을 내놓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그것으로 백의종군 의사표현이 충분했다고 보나.
추미애 : 어제 오늘 민주당 상황을 보면 단순히 28일이 되면 그분들은 자동으로 현재 지도부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시간이 가서 자연적으로 물러날 줄 알고 하는 소리가 아니였다. 구체적인 얘기는 선거를 앞두고 미리 여러 사람과 척을 질 수는 없지만, 그분들이 계속 계파 모임을 열면서 이번에는 누구를 밀자는 식으로 후견자 역할을 하는 것이 결국 상황에 따라 언제라도 복귀할 수 있는 밭을 갈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프레시안 : 구주류 측에서는 조순형 의원을 지원한다는 얘기가 있다. 반대로 한화갑계는 추 의원을 민다는 소리도 있다.
추미애 : 지금은 민주당이 열린우리당에 비해 몇 걸음 앞서 있지만 전당대회에서 여론 수렴을 하지 않으면 언제라도 뒤집힐 수 있다. 정당은 오늘을 보고 하는 것이 아니라 내일을 준비하는 것이다. 오늘 유리해도 내일 불리할 수 있으니 내일을 준비하는 것이 오늘에 할 일이다. 현재로는 민주당 지지도가 괜찮다. 하지만 28일 이후에 뭘 할꺼냐를 생각해야지 지금부터 28일까지 뭘 할꺼냐라는 생각만 하면 안된다.

28일 이후에는 열린우리당에 무대가 생기니까 그쪽으로 시선이 가게 된다. 그쪽과 경쟁할 수 있는 경쟁자가 누구냐를 발견하는 것이 내일을 준비하는 당의 몫이다. 나만의 운명이 아니라 민주당의 운명과 직결된다고 얘기하고 싶다.

프레시안 : 겉으로는 세대간 경쟁이라고 하지만 물밑에서는 계파간 경쟁이 더 치열한 것 같다.
추미애 : 세대간 경쟁을 벌이려는 것은 아니다. 출사표를 던질 때 민주당의 강력한 리더십과 새로운 포용력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낡은 포용력이란 자기 표만 된다면 민주주의 노선에서 일탈한 사람도 무원칙하게 화합과 포용이라는 미명아래 규합하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말하는 새로운 포용력은 경륜이 많고 다선 중진 선배들에게도 일정한 역할 공간을 만들어 드려서 지혜와 경륜을 당을 위해 헌신하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주의 노선에서 명백히 벗어난 사람들보다는 원칙이 중요시 돼야 한다. 단순한 세대교체에는 반대한다

프레시안 : 계파간의 갈등이 불거지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나.
추미애 : 민주주의 원칙 훼손하면서 기득권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계파를 모으고 누구를 찍어야 한다고 말 하는 것 때문이다.

프레시안 : 박상천 대표와 한화갑 전 대표의 갈등은 아무래도 조직책 선정 문제를 계기로 표면화된 듯 하다. 이 문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추미애 : 한화갑 의원은 계파를 조장하는 사람은 아니다. 다만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는 두 의원에 대해서 '제발 그러지 말아라', 상향식 민주주의 원칙 표방하면서 낙하산 인사를 해서 민주당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것에 제동을 거는 것이다. 이걸 못하게 하니까 이기적인 결정에 대해 지적을 받으면 재고를 하겠다고 나와야 되는데 회피하기 위해 한화갑 배후설이다 해서 음모적 시각으로 만들어 물타기를 하는 것이다.

프레시안 : 최근 영입인사중에 DJ 정부 인사들이 몇 있다. 이태복 전 장과 임창렬 전 지사 등도 조직책에 바로 임명됐는데.
추미애 : 그 중에 검증을 받은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는데 다 올바르다고는 할 수 없다. 다만 상향식 민주주의 실력자의 입김이 아니라 유권자의 예비 선택을 받아야 한다는 원칙을 얘기하는 것이다. 전당대회에서 개혁안 확정되면 그 개혁안에 국회의원 확정을 하는데 상향식 민주주의 원칙을 담았으니까 그때 가서 선택을 받으면 되지 않느냐. 서둘러 막무가내식으로 밀어붙이니까 보이기도 계파간의 갈등이다 하여 민주당이 바람직한 모습으로 보여지고 있지 않는 것 아닌가. 개별 인물에 대한 품평은 하지 않는게 좋겠다.

프레시안 : 개별품평은 안하겠다고 했으나 DJ 정부 고위인사들을 무차별 영입한다고 DJ의 적통을 잇는다고 볼 수만은 없을 듯 하다.
추미애 : 단순히 명망가라해서 소중한 인적자원은 아니고 민주당 지지자 부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1인2표제 때문에 연대론이 나온다. 장성민 전 의원은 공공연하게 추 의원과의 연대를 말하는데.
추미애 : 1인 2표 공간에서는 연대할 여지가 없다. 연대하기에는 후보가 너무 많다.

***대표 당선 시 전폭적 '물갈이' 예고**

프레시안 : 대표가 되겠다고 누구나 청사진을 제시한다. 하지만 대표가 된 뒤 현실의 벽에 부딫혀 좌초하는 경우를 여러번 봤다. 이 자리에서 이것만큼은 언제까지 어떤 방식으로 바꾸겠다고 확언할 수 있는 것을 말해달라.
추미애 : 정치개혁 가장 근본적인 문제 정치 신뢰회복 정치집단은 여야 가릴 것 없이 부패돼 있다 열린 신당도 마찬가지 말로만 개혁이다라는 불신을 받는다. 적어도 정치자금에 관한한 법개정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민주당의 당헌당규에 반영을 해서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확보 개혁과 혁신의 모델이 되겠다 하려면 대표되는 순간 바로 하겠다

프레시안 : 추 의원은 트레이드마크를 개혁으로 내세운다. 개혁의 요체는 아무래도 인적쇄신인데 총선 후보자 공천에 있어 인적쇄신 가이드라인을 구체적으로 제시해달라.
추미애 : 가이드라인은 원래 포괄적인 것이다. 민주주의 원칙에서 벗어난 분, 민주당의 노선에 부합하지 않는 분이 안된다는 선에서만 하자. 되고 나서 선명하게 말하겠다. 지금 말하면 '추미애는 저래서 같이 못간다'는 말이 나온다. 지금 너무나 선명해서 싫다는 것 아니냐. 오늘 신문에 '추미애 비토론'이라는 것도 나오더라.

프레시안 : 비토세력이 신경 쓰이나.
추미애 : 신경 쓴다기보다 다른 당이 민주당에 원하는 것은 호남 민주당으로 전락하라, 수구 보수당이 되라는 것이다. 상대가 악담을 하는데 대해 그렇지 않다 말로만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일대 혁신을 해 내야한다. 당원들이나 국민들의 변화에 대한 갈망을 수용할 만큼 민주당 대의원들 돼 있다고 본다. 한데 이것을 애써 외면하려 하고 비토론같은 것을 키워서 내가 쿠데타나 일으키는 사람처럼 불안감을 만드는 것은 누구에게도 좋지 않다.

*** "DJ와 盧 관계개선 기미 못느꼈다" **

프레시안 : 얼마전 회동을 계기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 대통령의 관계가 개선됐다는 얘기도 들린다.
추미애 : 관계개선이란 말이 나오는 것은 관계가 악화됐었다는 것을 반증한다. 단순히 방문만 해서 개선이 되는 것은 아니지 않겠나. 정책결정 결과가 민주당 정강정책과 일치하고 햇볕정책을 발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하고 실제적인 결정이 나야 관계개선이 있는 것이지. 정치는 누가 밉다고 하는게 아니고 개인적으로 만나면 누구나 웃을 수 있는 것이다. 정치는 우리들이 지향하는 소중한 가치를 지키려고 하는 것인데 훼손된 가치가 복원이 됐다고 하면 가치가 개선됐다고 할 수 있겠지만 아직 그런 것을 느끼지는 못했다.

프레시안 : 김 전 대통령이 총선 전 호남 방문 스케쥴이 있다는 말이 있는데, 자칫 민주당의 호남색을 강화할 수 있다. 반대 효과로는 민주당으로서는 천군만마를 얻는 일일텐데.
추미애 : 정치인은 마음으로 감동을 주면서 하는 것이다.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때 내가 너를 먹여 살릴 준비가 돼 있으니 오라고 한다고 가지는 않지 않나. 정치는 지지자에 대한 감동으로 하는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이 자유스럽게 호남을 갈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이에 대해서 정부나 열린우리당은 정치적 해석을 하면 안 된다. 김 전 대통령의 고향방문은 정치적으로 해석하면서 노 대통령은 왜 고향사람들 청와대 초청했나. 김 전 대통령은 호남 대통령이라는 소리가 듣기 싫어서 재임시절 고향사람 부르지도 못했다. 정치일선에서 떠났는데 고향방문조차 정치적인 것이라고 하면 호남을 다시 울리는 것이고, 대통령을 또 불명예스럽게 하는 것이다.

지역주의를 깨기 위해 신당을 만들었다면 내 전주 방문에도 이상한 해석을 하며 클레임을 걸 것이 아니라 발전적인 논의를 해라. 지금 부안이 저런데 열린 우리당을 의식해서 내가 계획돼 있는 전주 방문을 취소해야 하나.

프레시안 : 우리당 연대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 한나라당에 어부지리가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명분과 원칙도 있지만, 총선에서 한 석이라도 늘리기 위해선 궃은일도 마다하지 않아야 하는 게 대표직 아니겠나.
추미애 : 나한테 묻지 마라. 책임은 신당 간 사람들한테 있는 것 아닌가. 내가 분당을 우려했던 것은 지지세력을 나누는 꼴이 된다는 것은 내가 먼저 염려했다. 이제와서 공조를 하면 지지세력 분열이 해소 되는 것인가. 그건 민주당을 열린우리당에 바치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이 민주당을 대체할 수 있는 어떤 이념이 있다고는 보지않는다.

***"이라크 추가파병,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프레시안 : 여야 대선자금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를 어떻게 보나. 한나라당은 형평성 문제를 들고나섰는데.
추미애 : 정보가 없어서 잘 모르겠다. 최도술 사건을 봐도 돈의 행방이 묘연하다. 청와대 인지 시점이 혼란스럽고 투명하지가 않다. 반대로 한나라당도 과거 집권세력에서 모태가 된 뿌리깊은 부패를 너무 당연시 하고 있다. 그때 비하면 우린 너무 가난하다는 식이다.

프레시안 : 노 대통령이 특검법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보나.
추미애 : 국민 여론조사에서 특검 조사 찬성 여론이 우세하다. 거부권을 행사할 명분이 없다. 햇볓정책 특검법은 받지 않았나. 감정차원이 아니라 이론상으로 햇볕정책은 단순 외교 사안이 아니라 통치권에 포함되는 것이다. 포괄적 통치권을 한나라당이 정쟁차원에서 국내 정치에 악용했고 대통령이 이에 응했다. 거부권 행사 명분이 있었음에도 안했다. 따라서 한나라당 스스로 자기 문제 회피를 위한 부도덕성은 있지만, 최고권력 주변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선 거부권을 행사할 명분이 없다고 본다.

프레시안 : 특검법 의결때는 불참했었는데, 만약 재의를 하게된다면 어떻게 할텐가.
추미애 : 당론으로 할 필요는 없고 개인적인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본다. 한나라당과의 공조라는 말은 우리당에서 하는 말이다. 그런 말 자체가 우리당의 정쟁적인 접근이다. 남 개혁하라고 하기 전에 자기가 쇄신한다.

프레시안 : 이라크 추가파병에는 반대하는 쪽으로 알고 있다. 전투병 파병 반대인지, 비전투병 파병도 반대한다는 것인지 분명하게 구분해달라.
추미애 : 파병 문제는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비전투병 될지 안 될지도 재검토 하자. 이라크 상황이 변했다. 이라크 재건을 위한 것이 아니지 않은가. 또 이라크에서 테러가 일어나고 있다면 명분이 없는 것 아닌가. 미국의 실수를 무마하기 위해서 우리 피를 흘릴 명분은 없다. 평화 민주 가치를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다.

프레시안 : 1차 파병 동의안 처리 때는 찬성입장이었다. 이유는 남북관계의 불확실성에 대한 고려 때문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상황이 얼마나 달라졌다고 보나.
추미애 : 초기에는 북한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었다. 수개월 내에 핵무기를 몇 개 만들 수 있다는 극단적인 얘기도 나왔다. 그 뒤에 북한을 방문했던 핵물리학자들 얘기로는 개발 속도가 떨어지고 연내 어떻게 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의견이 나오기는 했다. 하지만 처음에는 개인적인 의구심을 있었음에도 미국 정보를 믿을 수밖에 없었다. 또 미국의 입장을 위가 어느정도 견인해 내기 위해서라도 미국의 입장을 들어줄 수밖에 없지 않겠나 하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지금 연말이 다 돼 가는데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했나.

프레시안 : 장시간 인터뷰에 응해줘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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