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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부안투표 연내 실시에 '부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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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부안투표 연내 실시에 '부정적'

윤태영 "고총리, 검토 가능성을 언급한 것일 뿐"

위도 핵폐기물 처리장을 반대하는 부안 주민들의 연이은 과격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주민 투표 연내 실시'에 대해선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등 갈팡질팡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19일 고건 총리가 "연내 실시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전향적 입장을 밝혔지만, 20일 정부가 신문광고를 통해 "주민투표 실시는 동의하지만 연내라는 시간적 제약에 얽매어 국책사업에 대한 투표를 졸속으로 추진해서는 안 된다"며 이를 하루 만에 기존 입장으로 되돌아 간 것도 이같은 시각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민들의 요구에 대한 정부의 일관성 없는 태도는 정부에 대한 불신만을 가중시키고 있다. 부안주민들은 "더 이상 정부를 믿지 않는다"며 격렬한 투쟁만을 고집하고 있는 상태다.

***윤태영 "고 총리, 연내 실시 검토 가능성 언급한 것일 뿐"**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2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주민투표 실시에 대해 "총리실과 산자부에서 결정할 문제"라면서도 고건 총리가 전날 '주민투표 연내 실시'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연내 반드시 실시하겠다는 뉘앙스는 아닌 것 같다"며 부정적 입장임을 밝혔다.

윤 대변인은 고 총리 발언에 대해 "정확한 발언을 직접 듣지는 못했지만 주민투표를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지 연내 반드시 실시하겠다는 뉘앙스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윤 대변인의 이같은 발언은 "주민 투표 연내 실시는 불가능하다"는 청와대 내부 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권오규 청와대 정책수석은 17일 "위도 방폐장 문제와 관련해 정부는 '연내 주민투표 실시'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건 어렵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부가 '주민투표 연내 실시 불가' 입장을 내세우는 이유는 "주민투표법이 현재 국회 계류 중"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문제 해결의 일차적 책임자인 고건 총리는 19일 "국회에 계류중인 주민투표법 통과를 기다리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부칙에 따라 공포 후 6개월 후 법이 시행되기 때문에 너무 늦어진다"면서 "주민투표법 통과 이전이라도 정부와 부안이 합의하면 시기는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20일 조선,중앙,동아,한겨레 등 주요 일간지에 광고를 싣고 "주민투표 실시는 동의하지만 연내라는 시간적 제약에 얽매어 국책사업에 대한 투표를 졸속으로 추진해서는 안 된다"면서 "시기, 절차, 방법에 대한 충분한 사전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때문에 청와대가 '주민투표 연내 실시 불가'를 주장하는 실질적인 이유는 이 문제가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정치적 문제로 확산되는 것에 대한 우려 때문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부는 지난 17일 부안 대책위와의 협의에서 "2004년 총선을 앞두고 주민투표가 정치적 분위기와 연계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4월 총선 이후 주민투표 실시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재신임도 연내 실시 가능하다면서 인구 7만 주민투표가 왜 안 되나"**

윤 대변인은 또 "청와대에서 오늘 오전 정무관계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부안 문제를 논의했다"면서 "참석자들은 현 사태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부안 문제와 관련해 일을 풀어가는 것은 총리실과 관계장관회의"라면서도 "청와대에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책을 숙의 중"이라며 문제의 심각성을 청와대에서 인식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정부는 이번 사태와 관련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20일 현재 정부는 "대화를 중단하고 정부에게 책임을 떠넘긴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부안 주민들의 대화 중단 선언을 비난하고 있고, 주민들은 "지난 네달동안 정부가 계속 말을 바꿔온 만큼 더이상 정부와의 대화는 필요없다"는 입장이다.

해결의 조짐은 보이지 않은 가운데 주민들의 저항은 날이 갈수록 격렬해지고 있다. 19일 시위로 경찰 20여명, 부안 주민은 40여명이 다쳤다. 이중 60대 김상재씨는 뇌출혈을 일으켜 위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모월모일 주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하라"는 게 부안 주민들의 요구다. "재신임도 12월15일까지 가능하다고 해 놓고선 인구 7만의 군 단위 주민 투표는 4월까지 안 된다고 하는게 말이 되냐"는게 주민들이 지배적 의견이라고 부안 대책위 관계자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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