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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의 변신, ‘파병반대론’에서 ‘조건부찬성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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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의 변신, ‘파병반대론’에서 ‘조건부찬성론’으로

“경비병 파병은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열린우리당 김근태 대표는 29일 이라크 추가파병과 관련, "비전투병을 보호하기 위한 경비병력 파병은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또 한발 후퇴했다. 지난 4월 1차 파병 당시 정치권의 반전 여론을 이끌던 김 대표의 모습에 비춰 대단히 달라진 태도다.

***"비전투병 위주의 파병은 고려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관훈클럽 초청 조찬 간담회에서 "전투병 파병은 반대하고 평화와 재건을 위한 비전투병 위주의 파병은 고려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비전투병 위주'라는 말의 정확한 의미에 대해 김 대표는 "비전투병 위주로 보내고 이런 부대를 방어하기 위해 경비병력은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하나 주력이 돼선 안된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대표는 이어 "곧 의총을 열어 이런 방향으로 당론을 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비전투병력 방어'를 전제로 했으나, 소수나마 전투병 파병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공식선언한 셈이다.

그러나 '경비병력'은 전투병 파병을 호도하기 위한 개념이 아니냐는 당내 반발도 매듭되지 않은 가운데, 김 대표가 이를 기정사실화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대표적 파병 반대론자였던 김 대표가 '조건부 전투병 파병 찬성론자'로 변화되기까지의 과정도 쉽게 납득되지 않는 대목이다.

***"신당과 국회 차원에서 파병 저지할 것"**

1차 파병안 국회 처리를 앞둔 지난 3월28일 김 대표는 국회 전원위원회에서 "우리가 불명예스럽고 불법적 전쟁에 참여한다면 국제적 명분도 잃고 외교적 일관성도 잃게 될 것"이라고 여야 의원들에게 부결을 호소했다. 의료공병 부대 등 비전투병 파병도 반대한다는 선명한 주장이었다.

4월2일 1차 이라크 파병안이 국회를 통과하던 날, 김 대표는 "(파병안 통과를 막지 못해)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되풀이하며 고개를 떨구었다. 그러면서도 "비록 뜻은 이루지 못했어도 세계가 기억할 의미있는 목소리"라며 반전 운동의 '성과'를 강조했다.

추가파병 불씨가 지펴지던 지난 9월12일에도 김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어 "파병은 장기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안 되고, 신당의 창당 취지에도 맞지 않기 때문에 신당과 국회 차원에서 적극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내대표로 취임하기 바로 전날인 9월18일에는 "실리와 명분을 동시에 잃는 이번 이라크 전투병 파병만은 어떠한 이유나 근거로도 거부되어야 한다"고 못 박았다. 당시까지만해도 김 대표의 상황인식은 "이라크 전쟁은 이미 내전상태이며, 제2의 월남전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원내대표 취임 후 후퇴한 '원칙'**

9월19일 원내대표에 출마하며 김 대표는 정견발표를 통해 "햇볕정책을 충실히 계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이라크 전투병 파병문제를 비롯한 외교현안에 대해서도 반드시 '원칙'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원내대표라는 변화된 '위상'과 '책임' 앞에 김 대표의 '원칙'은 당일부터 흔들릴 조짐을 보였다.

이상수 천용택 의원 등 파병 찬성론자들의 공세 앞에 김 대표는 "개인적으로는 파병에 반대하나, 원내대표가 되면 자유로운 한 개별 의원으로서의 의견 표명은 신중할 것이며, 의원들과 국민의 견해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존중해서 그 결정에 따르겠다"고 후퇴했다.

그 후 김 대표는 추가파병 논란의 가장 민감한 부분인 전투병 파병 찬반론에 대한 입장 표명을 극도로 자제했다. 파병반대 입장에 선 의원들은 "개인이 아닌 대표이기 때문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옹호해줬다.

10월19일 김 대표는 개인성명을 내고 전날 나온 노무현 정부의 이라크 추가파병 결정을 비판했으나, 김 대표의 '비판'에는 개운치 않은 구석이 있었다. 성명에서 김 대표는 국민여론 수렴절차 부재, 여당과의 사전협의 부재 등을 지적하며 "신중치 못한 결정"이라고 비판하면서도, 이라크 추가파병에 반대한다는 내용은 없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김 대표는 결국 29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비전투부대 보호를 위한 전투병은 일부 필요하다"는 '조건부 전투병 파병론'을 펴기에 이른 것이다.

***열린우리당, 당론결정 주목**

김 대표는 이제 "어떤 형태의 전투병 파병도 있어서는 안된다"는 당내 소장파 의원들의 반발을 무마해야 할 입장이 됐다.

김성호 의원은 29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김 대표의 '비전투병 위주'라는 표현과 관련, "아무리 말을 '비전투병 위주'라고 하더라도 단 1명의 전투병이 가더라도 점령군으로 비쳐진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비전투병 위주'라는 말은 전투병 파병을 호도하고, 사실상 전투병 파병으로 가기 위한 수순으로 비쳐질 소지가 있다"며 "열린우리당의 당론은 '전투병 파병 반대'가 돼야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소장파들의 반발을 '논리'에 강한 김 대표가 어떤 논리로 무마할 지, 원내대표라는 '책임' 앞에 김근태 개인의 '소신'과 '원칙'은 어디까지 밀려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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