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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주위의 안보국방 매파 쳐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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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盧, 주위의 안보국방 매파 쳐내야”

<임종석 인터뷰>“재신임 정국, 파병결정에 달려있다”

정부가 이라크 추가파병을 결정한 다음날인 19일부터 통합신당 임종석 의원은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전투병 파병시 의원직을 내던지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전대협 의장으로 학생운동을 이끌던 시절에도 자해적 시위수단인 단식농성만큼은 극구 반대했던 그다.

프레시안은 2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사흘째 단식농성중인 임 의원을 찾았다.

임 의원은 "마치 이미 미국의 요청에 따른 대규모 전투병 파병이 정부 안에서는 결정이 된 것처럼 여론을 몰아가는 이 흐름을 어떻게 해서라도 막고 싶어서"라고 단식농성까지 벌이게 된 심경을 토로했다.

***"외교안보 강경라인, 미 요구 증폭해 노에게 전달"**

임 의원은 인터뷰 도중 정부내 친미 외교안보라인의 경질을 강하게 요구했다.

그는 "국민 불신이 커진 데에는 정부의 외교 안보 강경라인에서 마치 전투병 파병이 기정사실인 것처럼 언론에 흘리고 밀어붙인 데에 원인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방라인은 군대를 파견하고 싶어하는 매파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외교라인은 미국의 요구를 대한민국의 국익을 지키는 선에서 담아내지를 못하고 가감없이 때로는 증폭해서 전달하고 있다"며 "노 대통령이 APEC에 다녀온 후 본보기로 반드시 문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외교적으로 대통령을 보좌한다는 것은 미국의 요구는 이러이러하나 우리는 어디까지는 되고 어디까지는 안된다는 보좌를 하라는 것이지 그걸 덮어놓고 미국의 요구대로 분위기를 잡아가라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들이 대한민국의 입장에서 국익을 지켜내고 있는지 정말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노무현 대통령의 성급한 파병 결정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했다.

임 의원은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부담 때문에 파병을 서둘러 결정했다고 생각한다"며 "(정상회담에) 가서 립서비스만 하고 오면 되는 것이지 굳이 앞서서 파병을 결정할 필요가 있었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그러나 "노 대통령은 대선 과정이나 그 후에도 자주적인 관점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경향이 굉장히 강한 분"이라며 "보좌시스템이 개선된다면 노 대통령에게 좀 더 줏대있는 외교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이어 정부 결정사항의 철회 가능성에 낙관적 견해를 피력하며 "정히 추가 파병을 해야 한다면 1차 같은 (비전투병) 성격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파병이 재신임 정국에 미칠 영향에 대해 "한국이 미국의 요청을 거부할 수 없다는 생각을 깨고 대통령이 국민의 여론을 업고 전투병 파병을 막아낸다면 지지층을 돌려놓을 수 있는 외교적 사건을 만들 수 있다"며, 반면 "전투병 파병 쪽으로 정부가 결정을 낸다면 고정적 지지층으로부터 격렬한 비난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당 정체성 보여줘야 한다"**

통합신당이 당론 수렴에 진통을 겪고 있는 것과 관련, 임 의원은 "신당은 창당을 앞두고 자기 정체성을 국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당론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김근태 대표가 추가파병 반대론을 뚜렷이 보이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선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 때 할 수 있는 한해서는 강한 발언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당론을 모아야할 대표가 자기의견을 명시적으로 밝히는 것은 오히려 옳지 않다"고 감쌌다.

노무현 대통령과 사전 조율을 한 것으로 알려진 김원기 주비위원장의 미온적 태도에 대해서도 "김 위원장도 파병은 불가피하지만 비전투병이면 좋겠다는 정도"라며 "전투병 파병을 막는 것은 상당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국회의원회관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중인 임종석 의원과 30여분간 가진 인터뷰 전문.

***"외교안보 강경라인 본보기로 문책하라"**

프레시안 : 건강은 좀 어떤가
임종석 : 아직 견딜만 하다.

프레시안 : 어떤 생각으로 단식 시작했나.
임종석 : 마치 이미 미국의 요청에 따른 대규모 전투병 파병이 정부 안에서는 결정이 된 것처럼 여론을 몰아가는 이 흐름을 어떻게 해서라도 막고 싶었다. 내가 이 흐름에 제동을 건다면 그 다음은 다른 사람들이 해 주겠지 하는 심정이다. 그런데 한 사람의 목소리라는 게 무력하더라. 아무리 국회의원이더라도 내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자는 심정으로 단식을 시작했다.

프레시안 : 추가파병 문제로 나라가 다시 시끄러워졌다. 가장 큰 책임은 누구에게 있다고 보는가.
임종석 : 청와대와 정부 내의 외교 안보 라인을 반드시 문제 삼아야 한다. 이름으로 얘길하지는 않겠지만 특히 청와대에서 외교, 국방 관련 대통령을 보좌하는 사람들은 심각한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본다. 결정적으로 국민들에게 대통령의 신뢰가 무너진 것은 대통령 자신이 프로세스를 못 지킨 것도 있다. 분명히 시민들에게 신중히 결정하겠다고 한 다음날 바로 원칙적 파병을 결정했다.

그러나 불신이 커진 데에는 정부의 외교 안보 강경라인에서 마치 전투병 파병이 기정사실인 것처럼 언론에 흘리고 밀어붙인 데에 원인이 있다. 급기야 오늘 대통령이 결정된 것이 없으니 함부로 말 하지 말라고 비서실장에게 함구령을 내렸다. 그간 잦은 함구령이 있었지만 통하지 않았다. APEC 다녀온 후 본보기로 반드시 문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정부가 차분히 의견을 수렴하고 의견에 바탕해 국익이 뭐냐를 결정할 수 있는 것이다.

프레시안 : 단식농성의 목표는 전투병 파병 철회이고 일차적인 요구는 외교안보라인의 인적쇄신인가.
임종석 : 내가 이렇게까지 격하게 나가는 데에는 우선 결정도 되지 않았는데 몰아가는 외교안보 강경 보수라인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제동을 걸자는 것이다. 대통령이 귀국하면 강력하게 의사표현을 할 것이다. 통합신당에도 대체로 의견이 전투병 파병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면담을 요청해서라도 이 문제는 노무현다움을 회복해서 극복하도록 요청할 것이다. 왜냐하면 평화개혁세력에 대다수가 원하는 것이고, 노대통령을 지지했던 대다수의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비전투병이라면 한미관계도 유지하고 아랍권과의 우호관계도 유지할 수 있지만 전투병이면 사정이 달라진다.

지금 모술지역에 미군을 대체해서 들어가면 장기주둔해야 한다. 아랍이 적대시하게 된다. 미국이 요청하는 대로 보내면 미국, 영국 다음으로 한국군이 많이 가는 것이 된다. 그러면 사나흘이 멀다하고 한국군의 피해가 나올 것이다. 이라크에 가 있는 한국을 미국 용병으로 적대시하기 때문에 아랍에 있는 우리 교민들이 위험해 진다. 굉장히 큰 문제다. 실제로 아랍권에 있는 우리 교민들이 추가파병에 아주 부정적이다. 또 중동 수출에도 큰 차질이 생기고 건설 수주에도 문제가 생길 것이다. 이 모든 잃고도 전투병을 파병해야 할 이유가 있는가.

함부로 전투병 파병을 얘기하는 사람들은 이라크가 무주공산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재건 과정의 지분 같은 소리는 턱도 없는 소리다. 독일, 프랑스, 러시아, 유엔이 붙어도 안하는 것을 한국이 파병했다고 해서 약속해 줄 것 같나. 착각이다.

프레시안 : 외교안보라인 얘기를 했는데 결정과정에서 강경론자들의 작용이 있었다하더라도 어쨌든 미국과의 관계에서 물밑압박이 심했다는 게 일차적 원인이 아니겠나.
임종석 : 그게 외교다. 국방라인은 군대를 파견하고 싶어하는 매파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있는 것이고 외교라인은 미국의 요구를 대한민국의 국익을 지키는 선에서 담아내지를 못하고 가감없이 때로는 증폭해서 전달하고 있는 것도 잘못이다. 외교적으로 대통령을 보좌한다는 것은 미국의 요구는 이러이러하나 우리는 어디까지는 되고 어디까지는 안된다는 보좌를 하라는 것이지 그걸 덮어놓고 미국의 요구대로 분위기를 잡아가는 것이 아니다.

***"노 대통령이 외교적으로 능숙한 편은 아니다"**

프레시안 : 청와대 안에는 파병 반대론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임종석 : 지금도 아주 반대는 아니더라도 비전투병을 보내야 한다는 주장은 아주 강하다고 듣고 있다. 그래서 문제는 국민여론이라고 생각한다. 정부가 지금 국민여론을 호도하지 않으면 국민들이 전투병 파병에 찬성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국민들이 유엔결정 후에 다소 파병 찬성 쪽으로 기우는 듯하지만 일차 파병이나 동티모르 파병에 대한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미국이 요청하는 2차 파병은 완전히 별개의 성격이다. 미국 대신 비정규전을 치러낼 상황에 우리가 빠지게 된다. 하지만 국민들에게 이런 것을 설명해 주지 않고 있다. 유엔 결의안도 내용을 정확히 국민들에게 설명해 주면 찬성하지 않았을 것이다. 유엔결의안 때문에 파병을 결정한 나라는 대한민국 하나뿐이다. 오히려 다른 나라들은 유엔 결의 후에 파병 않는다고, 분담금 내지 않는다고 공언했다. 그렇게 볼 때 정책결정과정에 있는 외교, 안보, 국방 라인에 심각한 문제제기를 할 수밖에 없다. 과연 대한민국의 이익을 지키고 있는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주권국가로서 당당한 면모를 지킬 수 있도록 잘 보좌하고 있는가. 우리 군의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철저히 대한민국의 입장에서 국익을 지켜내고 있는가. 미안한 얘기지만 정말 의심스럽다.

프레시안 : 그렇더라도 최종 결정은 대통령이 한다. 대통령 본인에게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나.
임종석 : 대통령께서 아무래도 외교적으로 그렇게 능숙한 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선 과정이나 그 후에도 보면 자주적인 관점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경향은 굉장히 강한 분이라고 믿고 있다. 그래서 그 분의 그런 점들을 잘 살려줄 수 있는 보좌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선 대통령 자신이 잘 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뽑은 대통령이고 그런 부분에서 강점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기 때문에 보좌시스템이 개선된다면 노대통령에게 좀 더 줏대있는 외교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간에는 썩 눈에 띄는 게 없었다. 그래서 청와대와 정부 일대 국정쇄신이 문제가 되는데 반드시 외교, 안보, 국방 분야는 쇄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통령 본인도 더 노력을 해야겠지만 대통령이 부족하다면 그것을 메울 수 있는 보좌진을 짜야한다. 보좌진은 바꿀 수 있지만 대통령은 바꿀 수 없는 게 아닌가.

프레시안 : 여당으로서 통합신당의 역할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협의과정이 없었다고 화풀이만 할 수 있는 것인가.
임종석 : 물론이다. 답답하고 특히 이라크 파병 문제는 신당의 정체성과도 직결될 수 있는 문제고 본격적인 합의가 있었어야 하는데 아쉽다. 다만 정부가 원칙적 파병 외에는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았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 당의 의견을 중시해서 대통령이 결정하리라 믿고 앞으로 여러 분야에서 국정 쇄신하는 문제에서 당연히 신당과 일체감을 갖고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대통령께서도 당신과 청와대 판단만으로 하지 말고, 신당 안에서 능력 있는 사람이 들어가서라도 함께 결정하고 함께 집행해 나가는 모습을 지지자와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

***"파병찬성론자는 정신적 미국 시민권자"**

프레시안 : 통합신당과의 협의도 없었고, 국민적인 공감대도 없었는데 대통령이 조속하고 성급하게 파병 결정을 내린 배경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임종석 : 아무래도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부담 때문에 파병을 서둘러 결정했다고 생각한다. 외교 라인에서 대통령에게 그렇게 권고했다고 봐야 하는데 불만이고 안타깝다. 우리도 가서 립서비스만 하고 오면 되는 것이지 굳이 앞서서 파병을 결정할 필요가 있었을까.

프레시안 : UN 결의가 일차적인 명분이었던 것 같다. 유엔 결의의 허구성에 대한 지적도 많다.
임종석 : 유엔 결의가 난 것은 이라크 재건과 조속한 권한 이양에 초점이 맞추어져서 시리아 같은 나라도 동의를 한 것이다. 물론 미국이 그걸 내걸고 다국적군 구성에 대한 승인을 얻어냈다. 승인해 준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의 취지는 이라크 재건과 조속한 권한 이양에 있었다. 그래서 열다섯 국가들이 결의안 악용을 막기위해 결의안이 파병의 명분일 수 없다하여 파병도, 분담금도 거부했다. 엉뚱하게 우리나라만 파병의 근거인양 하고 있다.

미국의 입장을 대변하고 파병을 하고 싶어 하는 매파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파병을 서두르고 있다. 한국 입장에서 한국의 이익을 만들어 보려는 노력은 보이질 않는다. 정신적 미국 시민권자들이라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북핵문제에 대한 부담감은 작용하지 않았겠나.
임종석 : 전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미국에게 북핵 문제는 파병과 연계시킬 사안이 아니다. 미국이 한국이 좀 기분좋게 해 주면 북한을 좀 우호적으로 대하고 한국이 기분 나쁘게 하면 나쁘게 대하고 그렇겠나. 순진한 발상이다.

프레시안 : 미흡하기는 하지만 어제 '다자틀 내에서 안전 보장'을 얻어낸 것에 대해선 어떤 생각인가.
임종석 : 그건 늘 하던 얘기다. 이미 일본에서도 했던 얘기고 그나마 '북핵 문제의 진전이 있으면'이라는 단서가 붙어 있으니 새롭다고 할 수 없다.

프레시안 : 결국 파병결정이 북핵 문제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는 건가.
임종석 :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한국이 하도 북핵에 대해서 무슨 얘기를 듣고 싶어 하니까 거기에 대해서 원칙적인 얘기를 한 정도라고 본다.

***"전투병 안 갈 수 있다"**

프레시안 : 절차상으로 앞으로 어떤 과정을 밟아 나갈 것으로 보나.
임종석 : 일단은 정부가 2차 조사단을 보내겠다고 했고 국회 조사단도 갈 것이다. 갔다 오면 국민들에게 보고하고 대통령이 수렴하는 과정이 있을 것이다. 특히 신당의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정부가 결정을 철회할 여지가 있다고 보나.
임종석 : 여지도 있고 전투병이 안 갈수도 있다는 나름의 확신도 있다.

프레시안 : 전투병 파병이 결정된 사안이 아니라고 믿는 근거는 무언가.
임종석 : 노 대통령의 발언을 믿는다. 다만 국방 라인에서 자신들의 실무적인 검토사항을 그대로 흘리고 있어 문제다.

프레시안 : 전투병 파병과 비전투병 파병은 개념이 다르다고 얘기했는데.
임종석 : 완전히 다르다. 1차 파병한 경험이 비추어 볼 때 비전투병 파병은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전쟁의 명분, 성격은 명백히 침략 전쟁이기 때문에 동참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반대의 기본 근거였지만 1차 파병을 한 결과 이라크 쪽에서 전투병과 비전투병을 구분해서 보는 것 같다. 점령군의 일원이 아니라 이라크 재건을 도와주러 온 것으로 보고 호감을 가지고 좋게 생각한다는 것이 평가다.

프레시안 : 결과론적인 해석인데, 당초 비전투병을 파병하면 다음 수순이 전투병 파병이라는 건 상식이었다.
임종석 : 물론이다. 이 전쟁의 성격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얘기할 것도 없고 원칙상 전쟁에 참여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지만 이미 1차 파병이 됐다. 거기에 대한 평가가 있고 정부가 미국의 요청을 전면적으로 거부할 수는 없으리라는 현실적인 고려도 하고 해서 정히 추가 파병을 해야 한다면 1차 같은 성격이어야 한다는 것이지 파병 자체에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이 아주 이상적인 이야기만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 않은가.

프레시안 : 통합신당에선 비전투병 파병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는 분위기다.
임종석 : 그런 것 같다.

프레시안 : 하지만 아직까지 김근태 대표가 강력한 전투병 파병 반대 의지를 피력하지 않고 있다.
임종석 : 김 대표가 그렇게 한다면 당을 이끄는 데 어려움이 올 것이다. 당 대표기 때문에 강력하게 말할 수 없는 것이다. 대표 연설때 할 수 있는 한해서는 강한 발언을 했다고 생각한다. 당론을 모아야할 대표가 자기의견을 명시적으로 밝히는 것은 오히려 옳지 않다고 본다.

프레시안 : 당론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하나
임종석 : 그렇다. 안되면 할 수 없지만 이렇게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는 당 차원에서 신중한 논의를 거쳐 당론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당의 경우는 창당을 앞두고 자기 정체성을 국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당론을 확실히 해야 한다. 국회에 가서 표결은 의원 모두가 당론을 따르기는 힘들 것이다. 이런 경우를 '권고적 당론'이라고 한다.

프레시안 : 당내 파병 찬성론이 그렇게 적은 것만은 아닌 듯 싶다. 일단 김원기 주비위원장이 파병 불가피론을 주장하고 있다.
임종석 : 김 의원도 파병은 불가피 하지만 비 전투병이면 좋겠다는 정도다. 파병을 찬성하는 의원들은 생각이 다 정리돼 있지 않거나 정치적인 위치 때문에 고민하는데 전투병 파병을 막는 것은 상당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

프레시안 : 그런데도 신당에서 당론이 쉽게 모아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임종석 : 당론을 정하는 시스템이 문제다. 한 두 분이라도 반대를 하면 당론이 정해지지 않는 시스템의 문제다. 토론을 충분히 하고 표결로 당론을 정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파병결정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재신임 정국 달라진다"**

프레시안 : 국회로 파병안이 넘어온다고 가정하면 현실적인 대처 방안은 무엇인가.
임종석 : 비전투병으로 파병하는 수정안도 내고 지난 번 이상으로 상당한 토론을 해야 한다. 지난번처럼 함부로 찬성하지를 못한다. 지난번에는 대량살상무기 의혹, 테러조직 연계의혹 등이 제기됐기 때문에 자신이 없었는데 명백히 없는 게 만천하에 밝혀졌으니 전투병 파병에 누가 앞장서기 힘들 것이라고 본다. 찬성하는 사람들은 대충 파병 분위기에 섞여서 '군인이 다 전투병이지'하는데 명백히 다르다.

프레시안 : 한나라당도 당론을 정하자고 하는데 한나라당을 넘지 않고서 전투병 파병을 반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임종석 : 국민여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국민이 전투병 파병을 반대하면 당론이 정해져도 기권을 많이 하리라 본다.

프레시안 : 국회 조사단에 합의했다. 각 당에서 1명씩 뽑고 군사전문가, 이라크전문가가 각 1명씩 참여하는 조사단을 보내기로 했는데, 이런 구성방식으론 공정성 시비를 없애기 힘들 듯 하다.
임종석 : 민간영역에서 더 가서 공정성 시비를 없앴으면 좋겠다. 서로 객관적이라고 합의를 봤을 때 국론 분열을 막을 수 있는 것이지 의견을 통일할 수 있는 사람들로 보내자는 한나라당 홍사덕 총무의 말은 이해를 할 수 없다.

프레시안 : 파병 결정이 노대통령 재신임 정국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임종석 :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전투병 파병을 막아낼 수만 있으면 시민사회가 지지할 수 있는 정도라고 생각한다. 한국이 미국의 요청을 거부할 수 없다는 생각을 깨고 대통령이 국민의 여론을 업고 전투병 파병을 막아낸다면 외교적 사건을 만들 수 있다.

전투병 파병 쪽으로 정부가 결정을 낸다면 고정적 지지층으로부터 격렬한 비난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프레시안 :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임종석 :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의 국익이며 우리 국민의 생명이다. 미국이 뭐라고 하든지 우리가 다 따를 수는 없다. 그저 미국말 듣는 것이 국익이라는 것은 명백한 사대주의다. 파병 관련해서 미국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모두가 안다. 아랍 세계와 적이 돼서도 안된다.

프레시안 : 건강 상하지 않도록 조심하라.
임종석 :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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