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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 사장들과 골프치면 김영완씨가 돈내"

권노갑 공판증언, "이익치 진술 모두 거짓말"

'현대비자금' 2백억원 수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권노갑 민주당 전 고문에 대한 속행공판이 6일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려 수수 사실을 부인하는 권 전 고문측과 검찰측의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사진>권노갑

***권노갑"총선 당시 1백40억원 모금, 정회장 돈 한 푼도 안 받아"**

검찰은 고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장과 이익치 현대증권 전 회장, 미국에 체류중인 김영완씨의 진술 등을 토대로 권 전 고문이 정 회장으로부터 금강산 관광사업 관련 카지노와 면세점의 허가를 청탁하며 2백억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권 전 고문은 "이익치의 진술 내용이 모두 거짓말"이라며 부인하며 "2000년 총선 당시 5~6명에게서 1백40억원 가량을 빌리거나 후원을 받았지만 정몽헌 회장에게 2백억원을 받았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권 전 고문은 2000년 총선 당시 모은 금액은 지인 두명에게서 각각 50억원씩 빌린 1백억원과 김영완씨에게 빌린 10억원을 합쳐 1백1억원을 빌렸고, 이 중 50억원은 갚았고, 50억원은 아직 갚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나머지는 후원금으로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으로부터 2000년 2월경 10억원을 받아 영수증 처리했고, 그 외 2~3명에게서 20억원 가량 후원금을 받아 역시 영수증 처리를 했다는 것이다.

권 전 고문은 "50억원을 갚은 사람은 증인으로 출석시킬 수도 있다"며 자신의 2백억 수수 혐의에 대해 강력히 부인했다.

전날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전 민주당 사무총장인 이상수 의원이 '1백억원은 두 사람이 아닌 한 사람'이라는 발언에 대해서도 권 전 고문은 "이 의원이 착각한 것 같다"며 "그 자리에서 바로잡아줬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대아산 김윤규 사장의 후원금 10억원에 대해서도 권 전 고문은 "김 사장이 후원금을 전하며 금강산 관광사업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을 하지 않았다"며 순수한 의미의 정치 후원금이라고 말했다.

***"이익치 진술 모순투성이다"**

권 전 고문의 변호인은 여러 가지 정황상 증거를 들어 이씨의 진술이 허점투성이라고 지적했다.

권 전 고문의 변호인 측은 "권 전 고문이 대북 사업에 전혀 관여할 입장이 아닌데 카지노 허가 청탁을 권 전 고문에게 했다는 것이 납득이 안 되고, 실제 이익치씨가 신라호텔 식당에서 만나 정치자금을 주문했다고 주장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호텔 직원들 확인 결과 그런 사실이 없다는 진술을 받았으며, 그런 중대한 일을 현대의 경쟁그룹은 삼성에서 운영하는 호텔에서 공개적으로 했겠냐"고 주장했다.

금강산 사업 카지노 허가와 관련 변호인측은 "금강산 관광 사업은 이미 통일부 허가 과정에서 관광비용을 줄이기 위해 카지노 허가가 전제된 것 이었다"라며 "그러나 카지노 허가는 문광부의 소관이고, 관련법상 카지노 허가는 특급호텔이나 외국운항 관광선만 가능해 헌법상 국내영토인 금강산 관광선에 대한 카지노 허가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해 법 개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라고 주장했다.

즉 청와대가 이미 1천3백달러를 받으려는 금강산 관광을 1천달러만 받게 하고 나머지는 카지노로 보충하게 해주려다가 결국 관련법 개정이 안돼 해주지 못했다는 것으로 권 전 고문에게 청탁할 사안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변호인은 이 외에도 "2000년 4.13총선이 끝난 뒤 권 전고문과 정 회장이 거의 만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이익치 등은 진술하고 있는데, 금강산 관광 사업이 계속 적자를 보는 상황에서 청탁을 하고 이의 이행을 촉구하지 않았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이익치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 회장이 신라호텔에서 만난 자리의 식대를 모두 현금으로 계산했다는 이익치씨의 진술에 대해서도 "굴지의 재벌그룹 총수가 1백만가량의 식대를 현금으로 계산했다는 것을 쉽게 납득할 수 없다"며 "이는 정 회장이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 했던 것이 아니라 없는 사실을 지어내서 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현금 운송 과정에 대한 진술에 대해서도 "2백억원의 현금을 사과상자에 담으면 1백 박스인데 이를 승용차에 4회에 걸쳐 실어 날랐다면 한 번에 25상자씩 실었다는 건데 진술에 의하면 트렁크에 싣기도 했고, 좌석에 싣기도 했는데,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검찰, 고 정몽헌 회장 검찰 진술 제출키로**

권 전 고문의 변호인측은 현재 미국에 체류중인 김영완씨의 진술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변호인은 "김영완씨가 자기가 개입된 혐의를 빼기 위해 축소 진술하고 있다는 것을 검찰도 인정한 것 아니냐"며 "뇌물수수 공모자로 공소장에 기재된 김영완씨를 검찰은 피의자로 보는지 참고인으로 보는지 알고 싶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변호인은 또 "검찰측이 정몽헌과 이익치의 검찰 진술 조서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해 검찰이 다음 주에 제출키로 해 그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영완씨로부터 언론사 사장들과 골프 접대 받아**

한편 재판부의 김영완씨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권 전고문은 "(김영완씨가) 골프를 가르쳐주고 동아일보 회장을 소개해줬다"라고 답변했고, 김영완씨로부터 10억 빌린 것 외에 다른 돈 거래가 없었냐는 질문에 "전혀 없다"라며 "다만 김영완이 골프를 치러 간다거나 동아일보 김병관 회장 등 기자들과 (골프를 치러 가면)가면 골프비용은 자기가 다 냈다"라고 진술했다.

이는 역시 현대비자금 사건으로 구속수감돼 공판이 진행중인 박지원 전 문광부 장관이 "언론사 사주들과 잘 알아 김영완씨와 친분관계를 쌓았다"는 질문과 같은 맥락의 답변으로 김씨가 언론사와 권력층 사이에 깊숙이 개입해 가교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권 전 고문의 진술로 언론사를 상대로 '골프접대'가 수차례 일어난 것으로 나타나 박 전 장관의 '촌지파문'에 이어 언론계에 '골프접대' 파문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권 전 고문 김대중 전 대통령 이름 말하다 흐느끼기도**

이날 권 전 고문은 재판부가 경력을 말해보라는 주문에 "63년 김대중 국회의원 비서관을 시작으로 7,8대까지"라고 말하다 갑자기 한 숨을 내쉬며 흐느끼기 시작해 공판을 보기 위해 참석한 지인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기도 했다.

권 전 고문의 변호인측은 권 전 고문이 73세의 고령으로 현재 당뇨병 등의 지병을 앓고 있고, 뇌물수수 혐의 무죄 판결로 구속에서 풀려난지 얼마 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보석해 줄 것을 재판부에 강력하게 요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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