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렬 “파병, 여론에 맡길 일 아니다”

부패ㆍ인권탄압ㆍ무능 인사 ‘총선 물갈이’ 예고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29일 이라크 전투병 파병과 관련, “유엔 안보리의 결의는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해 UN결의 등이 전제되면 파병에 찬성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또한 파병 여부는 “파병 조건도 모르는 여론에 맡길 게 아니다”라며 노무현 대통령의 “여론수렴 후 파병 결정” 방침을 재차 비난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여론에 파병여부 맡길게 아니다”**

최 대표는 이날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외신기자클럽 회견에서 “우리 정부나 국회는 미국의 대테러전쟁에 동참한다는 입장이며, 그래서 이라크에도 파병했고 아프가니스탄에도 파병했다”면서 “차이가 있다면 과거에는 비전투요원이었고, 이번에는 전투에 개입할지도 모르는 군인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이라크 추가파병 문제는 노무현 대통령이 잘못 다루고 있다”며 “자세한 파병의 조건도 모르는 여론에 맡길 게 아니라, 대통령이 지도력을 발휘하여 미국과 충분히 협의한 뒤 납득할 조건이면 대통령이 먼저 결심한 후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파병에 대한 한나라당의 입장표명 유보와 관련, “지금 우리가 입장을 안 밝히는 것은 파병의 규모, 성격, 임무, 주둔지, 비용, 유엔의 뒷받침 여부 등에 대해서 나 자신도 정확하게 모르고 노 대통령의 대국회 전략에 대해 씁쓸한 기억이 있기 때문”이라며 “한나라당은 대통령이 결심해서 동의를 요청하면 그 때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대통령과 국회의 관계를 보면, 대통령은 국회에 동의를 요청하고, 이에 한나라당은 전적으로 찬성하는데 민주당은 반대하는 해괴한 모습이 반복됐다”며 “그런 트릭에 안말리려고 말을 극도로 조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패인사 인권탄압인사 무능인사 ‘물갈이’ 시사**

경제 문제 등 현안에 대해 대통령과의 회담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최 대표는 “그런 문제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생각을 바꾸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걷어붙이고 나설 형편이라면 바로 달려갈 것”이라면서도 “(노 대통령은) 그런 마음자세가 아닌 것 같다. 코드가 맞지 않는 사람의 이야기를 경청하지 않는 것 같다”고 비꼬았다.

최 대표는 이어 한나라당의 지지율 정체와 관련, “언필칭 산업화세력의 날개 밑에는 부패한 사람, 인권 탄압에 관여한 사람, 국민이 보기에 무능한 사람이 함께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한나라당은 거기에서 몸을 가벼이 할 필요가 있고 준비도 하고 있다”고 말해 ‘총선전 물갈이’ 방침을 시사했다.

안기부예산 선거자금 유용 의혹과 관련해선 “확실한 것은 국정원 예산의 20%로 선거를 치른 게 아니고 다른 돈이었던 것은 분명하다”며 “안기부 돈은 아니지만 이 돈과 관련하여 한나라당이 떳떳한 입장이 아니라는 것은 나도 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당 내에 이런저런 이야기가 있으나 이 문제는 신중히 다뤄나가야 한다”며 “이 돈이 안기부돈이 아니더라도 나중에 진실이 밝혀질 경우에는 한나라당이 분명히 잘못된 것임을 인정하는 기회가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