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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여야 의원이 이라크 파병에 반대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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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두 여야 의원이 이라크 파병에 반대하는 이유

<인터뷰> 민주당 김성호-한나라당 이재오 의원 “명분없는 전쟁 NO”

미국의 이라크에 대한 전투병 파병 요청이 여야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가 됐다. 일부 여야 의원들이 이미 "추가파병 반대" 입장을 밝히기는 했지만, 다수에게선 여전히 집권여당인 민주당과 원내제1당인 한나라당의 '눈치보는' 장면이 목격된다.

추가파병 찬반에 대한 국민여론은 선명한 데 반해, 16일 정치권에서 이 문제에 대한 '소신 발언'을 듣기란 쉽지 않았다. 대개 "수해 대책이 우선이다", "아직 말하기는 이르다"는 이유에서였다.

어렵사리 민주당 김성호,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과 짧은 전화접촉을 할 수 있었다. 김 의원은 12일 김근태 의원 등과 함께 "파병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고, 이재오 의원은 지난 4월 1차 파병 동의안 처리 때 반대표를 던진 22명의 한나라당 의원 가운데 한명이다.

***김성호, "UN 동의 얻는다 해도 반대"**

김성호 의원은 "이라크전은 미국이 일으킨 명분없는 전쟁인만큼 한국 정부가 지나치게 저자세로 비굴할 필요는 없다"며 파병 반대 입장을 분명히 취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그는 "우리 정부가 이번에 전투병을 파병하면 다음에 또 추가파병을 요구해 올 경우 물리칠 수가 없어진다"는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이 UN의 동의를 얻는다 해도 형식만 UN의 모자를 쓰는 것이지 실제로는 미군 사령관이 지휘를 하게 된다"며 "그건 말만 평화유지군이지 사실상 미군의 전쟁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UN 결의의 허구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20일 (신당이) 교섭단체로 결성되면 새 원내대표 주도하에 의원총회를 열고 신당이 추구하는 대북정책이나 대외정책의 핵심은 국제분쟁에 대해선 외교적,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것임을 분명히 할 것"이라며 "미국이 추구하는 전쟁은 이미 UN이 반대한 전쟁이라는 점을 신당이 분명히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군의 추가파병에 대해선 미국 국민들의 반대여론이 극심하고, 추가파병 했는데 사상자까지 나면 부시 대통령의 대선가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까 미군 대신 외국군을 끌어들이는 것"이라며 "미국은 조기에 권력을 이라크에 이양하고 빠져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오, "한국군 파병이 한미동맹의 인질이 될 수 있나"**

이재오 의원은 "파병 문제는 국회의원의 양심과 평화에 관한 소신의 문제"라며 "손 드는 사람이 많다고 해서 무작정 따라갈 수는 없다"고 파병 동의안이 상정될 경우 반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번 미국의 요구는 게릴라전에 침투할 수도 있는 전투병을 보내달라는 것인데, 위험부담이 너무 많다"며 "그런 지역에 1개 사단 규모의 전투병을 보내달라는 것은 다 끝난 전쟁의 후속전쟁을 위해 한국군을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미국의 요청은 1차 파병 때보다도 더 명분없는 반(反)평화적인 요구"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UN 결의안이 통과된다고 해도 전투병 파병은 무리"라면서 다만 "의료지원 형식으로 1백~2백여명 정도 증원하는 정도는 동의해 줄 수 있다"고 밝혔다.

한미동맹론에 대해선 "한국군 파병이 6자회담의 인질이 되거나 한미동맹의 인질이 될 수 있느냐"며 "만일 우리가 파병을 반대해서 동맹이 안된다면, 그것은 동맹 자체가 문제"라고 말했다.

다음은 김성호 이재오 의원 전화인터뷰 일문일답.

***"정부, 미국 요구에 당당하게 반대해야"(김성호 의원)**

프레시안 : 정부에선 미국의 파병 요구를 물리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쪽으로 기우는 느낌이다.
김성호 : 정부가 이번에는 미국에 대해서 떳떳하게 얘기를 해야 한다. 이를테면 "지난번 공병이나 의무병처럼 비전투병을 지원할 때도 엄청난 반대 여론이 있었고 국론분열이 있었다. 한미동맹의 입장이나 우방국의 입장에서 비전투병에 대한 약간의 추가라면 모르지만, 전투병 파병하는 것으로 국민을 설득하기 어렵다"고 당당하게 반대해야 한다. 이라크전은 미국이 일으킨 명분없는 전쟁이다. 따라서 한국 정부도 미국을 설득할 수 있는 명분이 있는 것이다. 지나치게 저자세로 비굴할 필요가 없다.

프레시안 : UN총회에서 결의안이 통과되느냐가 중요한 고비가 될 듯 한데.
김성호 : UN 결의라는 것이 과거와 같지 않다. 미국이 UN 동의를 얻는다 해도 형식만 UN의 모자를 쓰는 것이지 실제로는 미군 사령관이 지휘를 하게 된다. 그건 말만 평화유지군이지 사실상 미군의 전쟁을 지원하는 것이다.

프레시안 : UN 결의안이 되더라도 반대한다는 건가.
김성호 : 그렇다.

프레시안 : 내달 하순 한미정상회담이나 럼스펠드 장관 방한 때 직접적인 압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김성호 : 전투병 파병은 베트남 전에서 이미 교훈을 얻을 수 있지 않나. 따라서 우리 정부는 미국에 대해서 "국민들 사이에 반대 여론이 많고 보혁갈등으로 국론 분열도 심각한 상황이다"라고 분명하게 반대 입장을 보여야 한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미국이 주장하면 일단 수용해 놓고 보는 경향이 있었는데, 그런 부분은 이제 고쳐져야 한다.

프레시안 : 지난 기자회견 때 국회와 신당 차원에서 파병안을 적극 저지하겠다고 했는데, 최근 신당파 내에서도 파병 불가피론이 나온다.
김성호 : 20일 교섭단체로 결성되면 새 원내대표 주도하에 의원총회를 열고, 당론을 모아갈 것이다. 신당이 추구하는 대북정책이나 대외정책의 핵심은 국제분쟁에 대해서는 외교적,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것임을 분명히 할 것이다. 그리고 형식이 아닌 실질적인 UN을 통해야 한다는 점도 주장할 것이다. 미국이 추구하는 전쟁은 이미 UN이 반대한 전쟁이다. 이런 점을 새로운 신당이 분명히 해 나갈 것이다.

프레시안 : 파병해야 한다는 논리의 가장 큰 축은 한미동맹이다. 북핵문제 등 현안과 연계해서…
김성호 : 파병과 한미동맹은 당연히 별개의 문제다. 동맹이라고 해서 무조건 따라가야 하나. 지난 1차 파병때도 세계 많은 나라들이 미국과 동맹관계인데도 불구하고 비전투병조차 파병하지 않았다. 캐나다 멕시코가 파병하지 않았었는데, 그렇다고 그 나라들이 미국과의 동맹관계가 절단났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따라서 한미 동맹관계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논리는 실체가 없는 것이다. 그동안 미국의 요구면 그냥 따라가던 관성 때문에 그런 것이다. 주권 국가로서 외교정책에 있어서 지나치게 저자세를 보여서는 안된다. 미국이 일으킨 전쟁에 한국군이 미군 대신 싸울일은 아니다.

프레시안 : 미국이 이라크에 다국적군을 끌어들이려는 목적이 어디에 있다고 보나.
김성호 : 내년 대선을 앞두고 더 이상 미군을 추가파병 하는 것에 대해서 미국 국민들의 반대여론이 극심하고, 또 추가파병 했는데 사상자까지 나면 부시 대통령의 대선 가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까 미군 대신 외국군을 끌어들이려는 것이다.

하지만 이라크 사태가 앞으로 추가파병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미국은 조기에 권력을 이라크에 이양하고 빠져나와야 한다. 그런데 미국은 그렇게 판단하지 않고 있다. 일단 추가파병을 하면 앞으로 더 많은 전투병을 보내게 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따라서 우리 정부도 이번에 전투병을 파병 하면 다음에 또 추가파병을 요구해 올 경우 물리칠 수가 없어진다.

***"파병 문제는 국회의원의 양심과 소신의 문제"(이재오 의원)**

프레시안 : 지난 1차 파병 동의안 처리 때 반대표를 던졌는데, 이번 미국의 파병 요청에 대한 견해는 어떤지, 이번에도 반대한다면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
이재오 : 최초 이라크 전쟁에 한국군을 파병할 때도 UN 결의 없이 단지 미국 요청에 의해 파병한 것만 해도 국제적으로 우리나라의 자존심이 많이 상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게릴라전에 침투할 수도 있는 전투병을 보내달라는 것 아닌가. 위험 부담이 너무 많다. 그런 지역에 1개 사단 규모의 전투병을 보내달라는 것은 다 끝난 전쟁의 후속전쟁을 위해 한국군을 끌어들이겠다는 것인데, 명분이 없다.

또한 이번 미국의 요청은 UN 결의가 있어서 평화유지군으로 가는 것도 아니고 끝난 전쟁에 다시 파병하는 것이다. 1차 파병 때보다도 더 명분 없는 반평화적인 요구라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UN 결의가 있으면 찬성한다는 뜻인가.
이재오 : UN 결의안이 통과된다 해도 전투병 파병은 무리다. 공병부대도 전투병이니까 문제가 있다. 내 생각에는 의료지원 형식으로 1백~2백여명 정도 증원하는 정도는 동의해 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닌가 싶다.

프레시안 : 당 지도부가 아직까지 분명한 입장표명을 하지 않고 있는데.
이재오 : 사실 수해문제 때문에 눈코 뜰 겨를이 없어서 그렇다.

프레시안 : 최병렬 대표가 어제 월포위츠 부장관을 만나 파병요구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는데.
이재오 : 나도 수해 때문에 정신이 없다. 최 대표 얘기는 아직 자세하게 알지 못하기 때문에 할 말이 없다.

프레시안 : 지난번 파병 동의안 처리 때도 그렇고, 한나라당의 기본 정서는 한미동맹관계라는 틀 속에서 이 문제를 해석하는 것 같다. 일각에선 6자회담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논리가 나오고 있는데.
이재오 : 한국군 파병이 6자회담의 인질이 되거나, 한미동맹의 인질이 될 수 있나. 한국군 파병과 6자회담, 한미동맹은 별개의 문제다. 파병 문제를 가지고 미국의 인질로 잡혀서 끌려 다녀서는 안된다. 만일 우리가 파병을 반대해서 동맹이 안 된다면, 그것은 동맹 자체가 문제 아닌가.

프레시안 : 당론이 파병 찬성쪽으로 정해진다고 해도 반대할 텐가.
이재오 : 장관 해임안도 아니고 이 문제는 국회의원의 양심과 평화에 관한 소신의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당에서 진지한 논의가 있어야 하고, 나도 적극적으로 의견개진을 하겠지만, 손 드는 사람이 많다고 해서 무작정 따라갈 수는 없다. 당론이 어떻게 정해질지 모르겠지만, 지금 내 생각으로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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