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31일 고향인 경남 김해 진영 봉하마을 주민 등 3백8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 2시간여간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가졌다.
노 대통령은 추석 직전에 전국 시도지사 협의회 회의 참석차 부산을 방문할 때 김해 선산을 찾는 것을 검토했으나, 이날 고향 주민들을 청와대에 초청하는 것으로 추석 인사를 대신했다. 형 건평씨 내외도 이날 주민들과 함께 왔지만 헤드테이블이 아닌 3번 테이블에 앉았으며, 주민들과 함께 귀향해 노 대통령과 따로 만나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좋은 대통령으로 남으려면 가까이 있는 주변사람들이 항상 행동에 대해 감시 받아야하고 자유가 없다. 마을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면서 ‘감시와 견제를 통한 투명한 권력’을 강조하며 마을 주민들의 이해를 구했다.
***“잘해 주었으면 하는 여러분 소망 반드시 이루겠다”**
노 대통령은 “권력은 항상 투명해야 하고 법과 원칙대로 규제돼야 하지만 그 과정이 쉽지 않고 때로는 (대통령이) 힘이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면서 “그러나 이 고비를 넘기면 성공할 것이다. 겸손하고 투명한 권력이 돼야 당당한 권력이 된다”고 말했다고 윤태영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그것이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고 이를 통해 달라진 시대를 만나게 될 것”이라며 “열심히 할테니 많은 성원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앞서 인사말에서 “대통령 만들어 놓고도 이런 저런 걱정할 것이지만 안될 듯 하다가도 한 고비 한 고비 넘어서는 게 정치”라면서 “잘해주었으면 하는 여러분의 소망 반드시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권양숙 여사도 "청와대 생활이 이제 익숙해지고 있다"며 "규칙적이고 단조롭지만 항상 긴장된 상태다. 늦게 모시게 돼 죄송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민들은 식사 후 "역사에 남는 대통령이 돼달라", "퇴임후 고향에서 굳게 손잡을 수 있는 대통령이 돼달라", "국민에게 당당하게, 잘 해주길 바란다", "대통령 뒤엔 진영주민들이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소신껏 해나가기 바란다"고 당부했다고 윤 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행사는 지난해 대선때 인터넷 라디오방송인 '노무현 라디오'를 만들어 노무현 당시후보를 적극지지했던 김갑수 라디오 21 편성국장 겸 SBS TV의 세븐데이즈 사회자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오찬이 끝난 뒤 노 대통령은 수십명 단위로 나눠 주민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어 건평씨 내외를 포함한 주민들은 청와대 경내를 관람한 뒤 관광버스를 타고 귀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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