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6일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사직한 최도술 청와대 총무비서관 후임에 정상문 서울시 지방부이사관을 내정했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정 내정자는 25년여의 공직생활을 통해 성실성을 인정받았으며, 서울시에서 감사분야 업무경력이 풍부해 비서실 인사와 예산을 담당할 적임자로 판단됐다"고 밝혔다.
윤 대변인은 또 "정 내정자는 중앙인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직급은 3급으로 유지하되, 지방직에서 국가직 부이사관으로 임용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정 내정자는 노 대통령의 고향친구로 노 대통령과 고시공부를 하면서 누워서도 책을 볼 수 있도록 만든 '독서대' 사업 특허권을 함께 낸 절친한 사이다. 노대통령이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에도 종종 함께 소주잔을 기울이는 관계였고, 권양숙 여사와도 잘 아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내정자는 청와대 부산 인맥으로 분류되는 문재인 민정수석, 이호철 민정1비서관 등과도 매우 가까운 사이라고 한다.
정 내정자는 '입지전적 인물'이라는 점에서도 노 대통령과 비슷하다. 그는 정규 학교로는 김해 가락중까지만 다녔고 검정고시를 거쳐 고졸 학력을 취득했다. 그는 사법고시에 도전했다가 목표를 7급 공무원 시험으로 바꿔 통과했다. 그는 경남도청을 시작으로 25년여간의 공직생활 끝에 지난해 서울시 핵심 요직 중 하나인 감사담당관직(4급)에 올랐다.
***직급. 친분 때문에 특혜 논란**
그러나 이번 인사와 관련, 친구 등용이란 점에서 직급 문제와 맞물려 특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정 내정자를 총무비서관 자리에 앉히기 위해 총무비서관 자리를 1급에서 3급으로 하향 조정했다.
총무비서관은 김영삼 정부 때까지 청와대 내부의 인사와 예산을 좌우하는 수석비서관 자리였고, 김대중 정부에서 비서관으로 격하됐지만 비중은 수석급이었고, 최도술 전비서관은 1급 비서관이었다.
직급 문제 때문에 청와대 내에서는 한때 정 내정자를 민정수석실 내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근무케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윤 대변인은 지난 2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 내정자의 거취와 관련 "정 담당관이 이미 청와대의 '파견근무' 요청을 받고 총선출마를 위해 사임한 민정수석실 행정관 후임으로 22일부터 청와대에서 일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盧 "일을 하면서 검증을 거친 사람이 제일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상문씨를 총무비서관으로 내정한 것은 노 대통령과의 '코드'를 중시하는 인사 스타일에 대한 비판에 크게 개의치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노 대통령은 이와관련 이병완 홍보수석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오늘 임명장은 마음의 빚도 벗은 것 같고 기분이 좋다"면서 "사람들은 자꾸 멀리서 사람을 구해오라고 하고 가까이 있는 사람을 쓰면 또 니들끼리 노느냐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아무래도 일을 하면서 검증을 거친 사람이 제일 좋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사람들은 자꾸 새것, 새로운 사람을 내놓으라고 한다"면서 "요새는 고상하게 참신하다고 하는데 우리는 또 참신한 사람을 모아놓으니까 아마츄어..(라고 한다)"며 언론 등의 비판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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