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박근혜, 김기춘에게 전한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박근혜, 김기춘에게 전한다

[이철희의 이쑤시개]<33> 이철희의 <1인자를 만든 참모들>

"없다. 없었고 없을 것 같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은 단호했다. 현재 대한민국 정치인 중 택할만한 '리더'도, 리더를 만든 '참모'도 없다는 말이다. 2013년 현재, 대한민국 1인자로 청와대에 입성한 박근혜 대통령조차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읽는 리더는 아니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도 제대로 된 참모는 아니라는 견해이다.

▲ <1인자를 만든 참모들>(이철희 지음. 페이퍼로드 펴냄) ⓒ페이퍼로드
프레시안 팟캐스트 <이철희의 이쑤시개>는 지난 3일 이철희 소장의 책 <1인자를 만든 참모들>(페이퍼로드 펴냄)을 바탕으로 리더와 참모에 대해 이야기했다. 좋은 참모가 없는 게 우리 현대사가 불행한 이유 중 하나라는 판단에서다. 이날은 특별히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가 묻고, 이철희 소장이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1인자를 만든 참모들>은 조선왕조 500년의 초석을 마련한 정도전-한명회, 정사와 야사를 넘나드는 <삼국지> 속 주인공들, 루스벨트에서 오바마로 이어지는 미국 대통령들까지 말 그대로 '인물'들의 이야기이다. 이철희 소장은 책 서두에서 "지금은 참모의 시대"라며 "이제 리더의 시대는 지나갔다. 나라도, 회사도, 단체도 좋은 참모가 있어야 성공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책략가' 김기춘과 공안 몰이 중?

이철희 소장은 2002년 노무현 대선 후보 선거캠프 관계자로 활동하며, '1인자'를 만든 '참모'의 짜릿함을 경험했다. 당시 이 소장은 "누군가 성공했다고 하면, 왜 리더만 부각되고 그늘에서 도왔던 사람들은 주목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역사적 사례를 바탕으로 책을 썼다고 했다.

책에서 열거된 이성계를 만든 '정도전', 수양대군을 만든 '한명회', 조조를 만든 '순욱', 유방을 만든 '장량', 우드로 윌슨을 만든 '에드워드 하우스', 프랭클린 루스벨트를 만든 '루이 하우', 빌 클린턴을 만든 '딕 모리스', 버락 오바마를 만든 '데이비드 액셀로드', 토니 블레어를 만든 '필립 굴드' 등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철희 소장은 "이들 모두 그 시대에 충실했던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 소장은 "한 시대를 초월해 존재하는 사람은 없다"며 리더와 참모 모두 시대의 흐름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좋은 리더든 참모든 원대한 꿈을 갖고 그것을 목표로 달려가기보다는 시대의 과제를 본인이 해결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새로운 시대에 대한 상도 만들어지고 그것이 또 현실화된다는 게 제가 가진 관점이다."

▲ '박근혜와 그의 참모들', 박근혜 대통령 오른쪽에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자리해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철희 소장은 현재 대한민국 1인자이자 리더인 박근혜 대통령을 냉정하게 평가했다. 리더와 참모 간 파트너십이 부재하다는 비판이다. 이 소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참모 알기를 우습게, 거의 '졸(卒)'로 보는 것 같다"며 "'본인이 다할 수 있다', '참모는 내가 언제든지 쓰면 쓰고 버리면 버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참모인 김기춘 비서실장에 대한 평가 또한 박했다. 이철희 소장은 "(김기춘 비서실장이) 세속적으로 성공했"지만 긍정적인 참모상은 아니라며 "굳이 비교하자면 한명회과"라고 주장했다. "지조를 갖추고 자신이 원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기보다는 그냥 권력과 잘 가보겠다"는 "입신양명(立身揚名) 형 책략가"라는 것이다.

이철희 소장은 이어 "70대 중반에 들어선 어르신을, 게다가 정계에 은퇴한 지 오래된 분을, 유신시대에 관여했던 사람을 지금 시대에 청와대 비서실장에 임명한 것은 대단히 잘못된 선택"이라고 꼬집었다. 박근혜-김기춘 모두 시대의 흐름에서 탈선한, 역행한 인물이라는 견해이다.

그 이유로 이철희 소장은 최근 "국정 방향이 민생이 아닌 정반대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소장은 김기춘 비서실장이 '이석기 사태'를 중심으로 한 공안 몰이의 "조타수 역할"을 하고 있다며 "심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김윤철 교수도 "정권 안보 차원에서 잠깐의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며 "나라의 미래에 별로 좋지 않은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공안정국으로 가면 그것이야말로 반(反)민생이다. 그런데 대통령이 '민생 대 정쟁' 구도로 만들어 놓고, 본인은 정작 민생을 외면하는 구도를 짜고 있다. 그 선봉에 김기춘 비서실장이 있다는 게 사실이라면 (나라의) 불행이다."

'최고의 참모' 최장집과 결별한 안철수, "아프게 받아들여야…"

김윤철 : 안철수 의원이 최장집 교수 모실 때 '19초려'를 했다고 하는데, 유비와 제갈공명식의 삼고초려(三顧草廬)였던 것 같다.

이철희 : 안철수 의원이 삼고초려를 제대로 못 했다. 삼고초려의 진정한 의미는 세 번이든 열 번이든 찾아가서 열심히 '도와주십시오'라고 간청을 하는 것이다. (제갈공명을 삼고초려한) 이후 유비는 어떻게 했나. 제갈공명을 신뢰하고 국사를 맡겼다.

옆에 데려다 놓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데려다 놨으면, 그 사람을 충분히 대우하면서 뜻을 존중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안철수 의원은 리더십의 상당 부분 비판받을 면이 있다. 최장집 교수정도 같은 인물을 어렵게 모셔왔으면 잘 대우하고, 속된 말로 활용까지 했어야 하는데 3개월 만에 다시 결별했다는 것은 본인이 심각하게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윤철 : <1인자를 만든 사람들>에서 순욱과 조조의 삼고초려를 보면, 순욱이 조조를 테스트했다. 최장집 교수는 안철수 의원을 무엇으로 테스트했는지 궁금하다.

이철희 : 두 사람이 여러 번 만나 토론했다고 한다. 안철수 의원이 최장집 교수를 '선생님'이라고 하면서 실제로 공을 많이 들였다고 한다. 안 의원이 지극 정성으로 열심히 듣고 배우려는 자세를 보였다고 한다. 최 교수가 여기에 많이 공감했던 것 같다.

그러나 현실 정치 영역에서 안 의원이 가진 리더십은 필드에 나와서 본 것과는 또 다를 수 있다. 그래서 안 의원이 (최 교수와의 결별을) 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 더 자세한 내용은 프레시안 팟캐스트 <이철희의 이쑤시개> "박근혜, 김기춘에게 전한다"를 통해 들을 수 있다.

<이철희의 이쑤시개> 바로가기 클릭! http://pressian.iblug.com/index.jsp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