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 참가중인 북한은 26일 오후 3시30분경 유니버시아드 미디어센터(UMC)가 위치한 대구 전시컨벤션센터 5층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이날 오전 대구 훈련장 주변에서 우익보수단체들이 방송차를 동원해 북한을 비방한 대목 등 우익단체들의 계속되는 대북 비방을 문제삼아, 이에 대한 사과조치를 없을 경우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참가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북측의 전극만 선수총단장은 기자회견에서 "오늘 오전 우리 공화국의 마라톤 선수들이 훈련하고 있는 대구월드컵경기장 보조 훈련장 주변에서 남측의 우익 보수분자들이 방송차까지 동원하여 우리를 또 다시 마구 헐뜯는 사건이 발생하였다"며 "남측의 경찰들은 이를 방치해 두다가 우리 선수들이 엄중히 항의해서야 이를 제지시켰다"고 밝혔다.
전단장은 또 "언론들에는 반공우익단체들이 대회기간 대규모 반공시위를 벌릴 것이라는 것도 예고되고 있다"며 오는 28일 우익단체들이 광화문에서 재차 반북집회를 갖기로 한 대목을 문제삼았다.
전단장은 이어 "우리 응원단 성원들이 숙식하는 대구은행 연수원에서는 불순분자들이 미녀대학생들의 침실에 침입하여 사품을 뒤지고 금전과 여성들을 희롱하는 불순한 글들, 화투장들을 트렁크와 침대속에 밀어넣는 엄중한 사건이 발생하였다"며 "이것으로 하여 우리 여성응원단이 정신적으로 심한 충격을 받고 불안속에 휴식도 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 여파로 응원도 나갈 수 없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단장은 "이것은 남측당국과 함께 대회조직위원회측이 현재 벌어지는 엄중한 사태를 바로 잡을 능력이 없으며 우리가 대표단성명에서 이미 제기한 요구사항들이 백번 정당했다는 것을 증명해 주고 있다"며 "이대로 나간다면 앞으로 대회기간 이와 류사한 사건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날 수 있으며 그것이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엄중한 후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데 대해 우리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전단장은 "남측 당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사태를 수습하지 않는다면 고상한 스포츠정신이 훼손되고 동족간의 대결이 용납되는 대구땅에서 마음놓고 우리 대표단이 더 이상 체육경기와 응원을 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도 자명한 사실"이라며 "우리는 제반사태에 대해 책임있는 남측당국의 공식사죄와 주동자처벌, 신변안전보장 그리고 재발방지에 대한 담보가 지체없이 이루어져야 하며 이것이 실현되지 않는다면 우리 선수단, 응원단이 대회에 더는 참가하기 어렵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천명한다"고 대회 철수 가능성을 시사했다.
북한측은 이같은 긴급 기자회견에 이어 이날 4시반 예정돼 있던 멕시코와의 여성축구경기에 참석할 예정이던 북한응원단을 철수시킴으로써 중반전을 넘어선 U대회에 또한차례 파란을 예고했다.
한편 북한 선수단을 자극한 사건은 26일 오전 발생했다.
26일 오전 11시 35분께 대구시 수성구 대흥동 유니버시아드 주경기장 매표소 앞에서 광주 모교회 '멸공진리회' 소속인 전도사 김모(41)씨 등 전도사 3명이 1t 트럭을 타고 가면서 북한 비판 행위를 하는 것을 북한 마라톤 선수들이 발견했다.
북한 선수들은 김 전도사 등에게 비방 중단을 요구했으며 인근에 있던 경비요원에게 제지를 요청한 뒤 11시 50분께 보조경기장에서 실시하려던 연습을 중단하고 현장에서 철수했다.
경찰은 북한 선수들의 요구에 따라 방송과 유인물 배포 등 북한 비방행위를 즉각 중단시켰으며 김씨 등을 경찰서로 데려와 차량시위 경위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김씨 등은 차량 옆면과 뒷면에 북한 비방글을 기재한 채 "북한공산당은 반드시 무력남침한다. 하나님 역사로 멸공.북진통일 된다"라는 가두방송을 했으며 A4 용지에 `북한 환란과 우리민족의 살길, 멸공진리운동에 대한 의의, 공산당 재침과 북진통일' 등의 내용이 담긴 유인물을 시민들에게 나눠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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