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주년 광복절을 맞은 15일 서울 시내 곳곳에서는 과거 일본의 군국주의를 규탄하고 한반도의 반전 평화를 외치는 각종 집회가 잇따라 열려 종로와 시청 일대는 시민들의 ‘광장’이 된 분위기였다. 특히 ‘진보’와 ‘보수’의 집회가 동시에 각각 열려 평화를 향한 서로 다른 길의 극명한 대비를 보여주었다.
<사진1>양쪽 집회
***한반도 평화, 서로 다른 길 외치는 '진보'와 '보수'**
20대 대학생등 젊은층이 대부분을 이룬 진보진영에서는 반전, 평화, 미국의 군사패권주의 철폐, 남북공조 등을 강조하며 한반도 전쟁위기의 근원을 미국으로 삼은 반면, 40대 이상의 참가자가 대부분이었던 보수진영에서는 한미군사동맹 강화, 반핵, 반김정일 등을 외치며 김정일 초상화와 인공기를 태우는 등 한반도 위기의 근원을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서 찾았다.
당초 ‘진보’와 ‘보수’는 이날 오후 4시 서울시청 앞에서 집회를 할 예정이어서 충돌이 예상됐으나 경찰이 ‘진보’측을 설득해 종로1가 제일은행 4거리에서 집회를 하도록 하고 두 지점을 경찰버스 등으로 완전히 차단해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사진2>통일대행진
***진보, "북미 불가침조약, 남북공조"**
통일연대, 한총련, 범청학련 남측본부, 여중생 범대위, 전국연합 등의 ‘진보’ 단체들은 이날 오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8.15 민족대회 청년학생 대행진’을 열고 종로까지 가두행진을 해 오후 5시부터 ‘반전평화 8.15 통일대행진’을 열었다.
행사에는 나창순 통일연대 상임공동대표, 정광훈 전국민중연대 상임대표,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 등을 비롯한 1만여명의 단체 회원 및 대학생들이 참가해 ‘반전평화’, ‘남북화해’ 등의 구호를 외치며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열었다.
경찰은 대회 이전 행진 중 성조기를 들고 있는 부시 미국대통령 인형과 부시 대통령의 얼굴을 본뜬 가면 1점, 성조기 50점, 성조기가 걸린 스티로폼 재질의 탱크 모형물 2개, 미사일 모형 7개 등을 불법시위용품이라는 이유로 강제 압수했고 그 과정에서 일부 집회 참가자들과 충돌이 있었다.
이들은 오후 10시경 경희대로 이동해 밤 늦게까지 본행사를 이어갔다.
<사진3>로보트 태권브이
이 밖에도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공동대표 문규현),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도 시내 곳곳에서 일본의 군국주의를 규탄하고 미국의 군사적 패권주의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보수 "반핵, 반김정일"**
자유시민연대와 자유시민연합, 예비역 대령연합회, 해병대 전우회 등 ‘보수’ 단체 회원 5천여명도 오후 4시 30분경부터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건국 55주년 반핵반김 8.15 국민 기도회’를 갖고 서울역까지 차도로 행진을 벌였다.
<사진4>보수집회
행사장 무대 좌우측에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길이 3m짜리 모형 미사일 2개가 세워졌으며, 미사일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악수하는 장명이 담긴 사진과 인공기 그림 1점이 각각 붙어 있어 지난 남북 정상회담과 당시 의혹으로 불거져 있는 대북송금이 북한의 ‘핵개발’의 원천이었음을 표현하고 있었다.
이들은 특히 행사도중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초상화와 인공기를 찢고 불태우는 등 과격한 행동을 보여주기도 했다.
<사진5>인공기
이날 행사에는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 김용갑, 박주천 한나라당 의원, 이철승 자유민주민족회의 총재, 이철신 영락교회 목사 등이 참석했다.
***북핵보유와 정몽헌 회장의 자살은 모두 '햇볕정책'때문**
이철승 총재는 “국내 제일의 기업 현대를 망치고 정몽헌 회장을 자살케한 것이 누구인가?”라고 외치며 모든 책임이 김대중 정부에게 있음을 강하게 비난했다.
이들은 시청 앞 광장 상공에 애드벌룬을 이용해 ‘한미갈등 조장하는 반역세력 타도하자’ 등의 대형 플래카드를 띄우고 무대 앞 바닥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상화와 ‘강제수용소 선군정치 끝장내자’는 등의 글이 쓰인 대형 천을 깔아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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