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대철 대표는 27일 '당정분리' 원칙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서는 등 연일 청와대를 향한 공세를 계속하고 있다.
이에 대해 천정배 의원 등 신주류 핵심진영의 '정대철 비판'이 시작돼,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지금 시기엔 당정협조가 더 중요"**
정 대표는 이날 오후 동작동 국립 현충원을 찾아 부모인 고 정일형 이태영 박사의 묘소를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당정분리는 권위주의 시대에서 권위주의적 대통령이 당권을 잡는 문제 때문에 나온 것이지만, 지금과 같은 시점에서 노 대통령이 당정분리 이야기를 하는 것은 대통령이 권위주의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당이 안정돼야 집권여당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지금 같은 시기에는 당정협조가 더 중요하고 필요하고 청와대와 당은 서로 보완관계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권여당 대표가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는 상황인데도 청와대가 '당정분리' 원칙을 내세워 '방관'하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을 직접적으로 표출한 것이다.
정 대표는 지난 24일 '청와대 문책성 인사'발언에 대한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방문한 유인태 청와대 민정수석에게도 검찰 수사에 대한 불만과 이를 수수방관하고 있는 청와대에 대한 서운함을 토로한 적 있다. 이에 앞서 22일 문재인 민정수석을 만난 자리에서도 "시정잡배라도 이렇게 다루진 않는다. 이건 음모다. 음모가 있다는 증거를 갖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었다.
***"盧, 이제 와서 신당 추진에 나서면 더 이상하다"**
정 대표는 이밖에 이날 신당 창당과 관련해서도 "노 대통령이 이전에 신당추진에 관여할 수 있었지만 시기를 놓쳤다"며 "이제 와서 신당 추진에 나서면 더 이상하다"며 노대통령의 신당 창당 개입 반대입장을 밝혔다.
이같은 발언은 굿모닝게이트 수사가 정 대표 등 신주류 중진들을 제거한 뒤 '386 중심의 개혁신당'을 통해 내년 총선을 치르려는 게 아니냐는 음모론적 해석에 기반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는 또 신당 논의와 관련, "조만간 매듭지어질 것으로 기대하지만 이달말까지 안 되면 당무회의를 하든 전당대회를 하든 결정이 돼야하며 이 논의가 정기국회까지 가서는 아무것도 안된다"면서 "만일 전당대회로 간다면 2~3주안에 빨리 전대가 열리도록 해야 한다"고 말해 은연중에 '전당대회를 통한 신당 논의 매듭'에 대한 찬성 입장을 시사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이어 자신의 검찰 출두 시기와 관련, "미룰 이유가 없다"고 말하면서도 "31일 본회의에 출석할 것이며, 당내 문제를 매듭지어야 하고, 의원들, 동지들과 상의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해 7월말 출두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정대표, 작전상 한발 후퇴?**
이러면서도 정 대표는 종전의'청와대 문책인사', '순망치한(脣亡齒寒)론' 등 언급에 대해서는 한발 물러선 자세를 취했다.
그는 문책인사론과 관련, "문책인사라는 말은 잘못한 것 같다. 뺐으면 좋겠다"면서 "다만 인사 문제라면 인사문제, 운영문제라면 운영문제에서 고쳐나갈 것은 고쳐나가자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순망치한은 대결구도를 얘기한 것이 아니라 상조(相助) 관계를 말한 것"이라면서 "중국과 한국이 순망치한의 관계가 아니냐"고 말했다.
이같은 정 대표의 한발 물러섬은 노대통령과의 극한 대립을 피하면서도, 청와대와의 물밑 협상을 통해 자신의 검찰출두 문제를 풀겠다는 메시지가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천정배, 정대철 정면 반박**
이같은 정대표의 잇따른 공세에 대해 그동안 침묵으로 일관하던 신주류 강경파가 반격에 나서 주목된다.
천정배 의원은 27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나도 정대표의 변호인단중 한명이지만 의도가 선량하더라도 (정대표처럼 나서면) 국민의 불신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이 문제는 당무와 분리했으면 좋겠다"고 반박했다.
천의원은 또 "외교안보 문제 등으로 어려운 나라 상황을 타개한다는 차원에서 당과 청와대의 조율을 거론해야지 독립된 사안을 놓고 따지는 것은 곤란하다"고 정대표의 최근 대응방식을 비판하며 "결국 정대표는 검찰에 출두할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노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신주류 강경파의 핵심인 천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정대표 사태로 민주당과 청와대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노대통령 핵심측근세력의 반격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