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일 첫 방송이 예정됐던 노무현 대통령의 라디오 주례연설이 취소됐다. 노대통령 주례연설이 취소됨에 따라 반론권 차원에서 SBS에 추진되던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의 라디오 주례연설도 무산될 전망이다.
***"KBS와 의견 차이로 취소"**
이해성 청와대 홍보수석은 16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KBS의 제안을 받아들여 대통령이 정책방향에 대해 직접 설명하고 국민들에게 호소하는 계기로 삼기 위해 추진했던 대통령의 주례 연설을 KBS와의 의견 차이로 잠정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의 주례 연설은 오는 18일부터 매주 금요일 오전 7~8시 사이에 KBS 제1라디오를 통해 5~10분 분량으로 방송될 예정이었다.
이 수석은 “KBS측은 노 대통령이 (독점) 출연한다는 의미로 접근을 했고, 청와대는 KBS가 장비와 인력을 제공하는 주간사 역할을 맡아 원하는 방송국에 녹취(테이프)를 제공하는 미국 방식으로 추진되기를 원했다”면서 “여러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취소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 수석은 "KBS측이 ▲방송내용을 타 방송사에 전달해주는 것을 대행하지 않겠다 ▲연설 주제는 협의를 통해 결정하겠다 ▲한달에 1~2회 해당 방송 진행자와 대담 형식으로 진행하겠다 등 조건을 추가로 제시해와 취소하게 됐다"고 취소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혔다.
그는 특히 진행자와의 대담을 요구한 것에 대해 “이럴 경우 질문권은 KBS가 갖게 되며 KBS가 이끄는 프로그램에 대통령이 출연하는 셈이 된다”면서 “제작진의 의욕은 이해하지만 주례연설이 가지고 있는 원래 의도와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타 방송사와도 할 생각 없어"**
이 수석은 이어 “KBS에서 추가로 제시한 조건을 취소한다고 할지라도 이미 공개적으로 잠정 취소 결정을 밝힌 만큼 다시 (KBS 제안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밝혀 KBS와의 합의가 사실상 완전히 무산됐음을 밝혔다. 또 “지금 와서 주관 방송사를 바꿀 의향도 없다”고 말해 MBC, SBS 등 타 방송을 통해 주례 연설을 하지도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그러나 “주례 연설 방식의 홍보계획을 생각하고 논의한 것은 오래된 일”이라면서 “다른 형식으로 다시 협의해서 때가 되면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혀 ‘라디오 주례 연설’ 자체를 폐기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인터넷을 통한 대국민 직접 접촉과 쌍방향 의견교환을 확대하고 TV와 라디오, 신문, 지역언론과의 접촉 기회를 늘릴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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