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철도노동조합은 27일 국회 법사위에서 철도구조개혁에 관한 법률이 통과되자, 예정대로 28일 오전 4시를 기해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철도는 지난 4월 파업위기를 넘겼으나 두 번째 파업 위기를 맞게 됐다.
***철도노조 28일 파업 돌입선언**
철도노조 천환규 위원장은 27일 발표한 담화문을 통해 “그동안 2만5천 철도노동자는 살인적 노동조건에 자신을 내던지며 열차의 안전과 국민철도 건설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라며 “그러나 정부와 민주당, 한나라당은 철도현장에서 우리를 내몰기 위해 노정합의를 파기하고 국회법까지 무시하면서 국민철도를 파탄 내려 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천위원장은 또 “정부는 ‘철도공사법이 보류됐기 때문에, 그 때 가서 요구를 수용하겠다’고 하고 노동조건을 개선시키며 보수도 높아진다고 한다”라며 “그러나 노정합의조차 파기하는 정부를 믿을 철도노동자는 단 한 명도 없다”라고 했다.
***철도노조, “정부가 먼저 4.20합의한 파기”**
이렇게 철도노조가 ‘파업’이라는 강수를 택하게 된 데에는 정부가 지난 4.20 합의를 어기고 의원입법이라는 편법적 방법으로 ‘철도구조개혁법’을 국회에 상정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철도노조는 “4.20 노정 합의 당시 ‘철도의 공공성을 감안해 철도 민영화방침은 철회하고 철도개혁은 이해당사자인 철도노조와 충분한 논의와 공청회 등 사회적 합의를 거쳐 추진한다’라는 합의를 정부가 파기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마디로 정부가 합의를 어기고 노조를 배제한 채 철도구조개혁을 서두르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현재 공무원 신분에서의 공무원연금이 공사화 후 국민연금으로 바뀔 경우 당하게 될 경제적 손실에 대한 우려가 노조원들이 파업에 나서게 하는 가장 큰 원동력으로 지적되고 있다.
철도노조 김영훈 대변인은 “공무원연금이 국민연금으로 전환된다면 연금차이가 2배”라며 “공무원 신분을 지키기 위해 저항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는 이와 관련된 공사법 부분도 구체적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으면서 졸속으로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김대변인은 “이번에 구조개혁 법안 중 연금과 관련된 공사법만 빠진 것을 봐도 정부의 철도구조개혁에 대한 대책이 얼마나 미흡한지 알 수 있다”라며 “노-정, 여-야가 모두 합의한 후에 9월 정기국회에서 통과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주장했다.
***건교부, “협의과정 충분했다”**
그러나 건설교통부는 “4.20 노사합의 이후에도 청와대 토론회(3회) 전문가 토론회, 노사간담회(2회) 입법 공청회 등을 개최했다”라며 “내용적으로도 민영화 철회, 고용승계, 근로조건 불이익 방지등이 반영된 상태에서 또 다시 절차상 문제를 계속 제기하는 이중적 태도는 부당하다”라고 주장했다.
연금처리 문제에 관해서도 건교부는 “정부도 철도 노조의 주장을 이해해 향후 철도공사법 제정시 노조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추진할 계획이므로 이를 이유로 파업을 하겠다는 것은 부당하다”고 맞섰다.
***11조 고속철 부채 인수 문제도 큰 걸림돌**
이밖에도 11조1천억에 이르는(2004년 기준) 고속철도 건설부채에 대해 노조는 “고속철도 건설부채를 정부의 주장대로 철도시설공단에 이관하면 시설사용료를 통해 철도공사로 전가돼 철도차량과 서비스향상을 위한 투자가 어렵고 철도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정부인수를 주장하는 반면, 건교부는 “정부인수는 국민의 부담으로 이어지고 수익자 부담원칙에도 어긋난다”며 수용불가 입장을 밝히고 있다.
노동부는 현재 철도노조의 파업이 쟁의행위 조정기간을 거치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불법파업임을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철도노조가 파업에 들어갈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상황은 지난 4월과 달리 노정간의 이견의 폭이 넓어 합의를 기대하기 어렵지만, 최근 파업에 부담을 느끼는 노조와 정부가 접점을 찾아 극적 협상을 이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파업 돌입할 경우 교통대란 불가피할 듯**
한편 건교부는 철도청의 비노조원과 철도대학생, 외부기관 지원인력 등 대체인력을 최대한 동원해 열차운행 차질을 최소화하고 지하철, 버스, 택시, 항공 등 대체 교통수단 증편 및 연장운행 등을 통해 시민불편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철도 운행의 핵심인 기관사의 파업 참여율이 높을 것으로 전망돼 비상 철도 운송률은 30%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또한 파업이 주말과 맞물려 있어 승객수송에 큰 차질을 빚고, 화물 수송은 물론 현재 파업중인 인천지하철과 맞물려 수도권 교통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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