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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안보리 상임이사국 추진

영국 외무장관 추천, 일본의 군사대국화 가속화

영국이 현재 5개국으로 구성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을 10개국으로 늘리고 전체 이사국 수도 15개국에서 24개국으로 늘리려는 시도를 본격화해 국제사회의 논란이 예상된다. 친(親)미ㆍ영 세력을 상임이사국으로 만들어 이라크전때 노출된 유엔의 반격을 묵살하려는 의도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특히 추전 상임이사국중에 최근 유사법제 통과를 계기로 아시아 군사대국으로 급부상 조짐을 보이고 있는 일본이 끼어 있어, 앞으로 아시아 지역에서 커다란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일본, 독일, 인도, 브라질, 남아공 추가**

영국의 일간 가디언은 11일(현지시간)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이 올 가을에 있을 유엔총회에 안보리 개혁에 대한 구체안(案)을 제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를 위해 영국 외무부는 10일 '이라크 전쟁의 불협화음으로 받은 안보리의 상처를 치유하고 보다 실제적인 국제 여론의 반영한다'를 명분으로 안보리 이사국을 현재 15개국에서 24개국으로 늘리는 계획을 확정했다.

이 계획에서 특히 주목을 끄는 것은 상임이사국 확대안이다.

영국은 현재의 5개국에 독일, 일본, 인도 그리고 남미와 아프리카에서 각각 1개국을 추가, 총 10개국으로 구성된 상임이사회를 구성하려 하고 있다. 남미와 아프리카 출신 국가로 영국이 의중에 두고 있는 나라는 브라질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이다.

가디언은 "영국이 새로 추가되길 원하는 나라들에 대한 반대가 거세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며 특히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한 한국의 격렬한 반대를 대표적인 예로 꼽았다. 양국간 전통적인 '원한' 때문이라는 것이 이 신문의 분석이다. 브라질 진출에 대한 멕시코의 반대, 남아공 진출에 대한 나이지리아의 반대도 문제다.

가디언은 또 영국의 계획에 대한 미 행정부내 의견차도 있다고 보도했다. 미 국무부는 영국의 계획에 공감을 표하는 반면 국방부의 매파들은 반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매파들은 이라크 전쟁의 과정에서 안보리가 '거세'됐고 미국이 안보리를 떠나 독자적인 행동을 한 것에 만족하고 있기 때문에 안보리의 규모를 키우는 것을 탐탁찮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과까지는 첩첩산중**

영국의 계획에서 논란거리가 또 있다. 상임이사국에 새로 진출하는 5개국에는 안보리 고유의 거부권을 부여하지 않겠다는 것 때문이다.

영국은 10개국 모두에게 거부권을 줄 경우 안보리 이사국을 '다루기'가 매우 어렵다는 계산이다. 빌 람멜 외무부 유엔 담당 정무차관은 "10개국 모두가 거부권을 갖는다면 안보리는 늘 폐업상태와 다름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개혁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안보리의 만장일치 합의와 유엔 총회 1백91개 회원국중 3분의 2의 찬성이 필요하다. 그러나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한 유엔 측 관계자들은 영국의 계획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상임이사국에 독일을 포함시키면 유럽 국가들이 4개국이나 돼 세계 여론을 골고루 반영하겠다는 취지와도 맞지 않다는 것이 유엔측의 주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외무부는 올 여름이 지나 세부 개혁안을 완성하겠다는 입장이다. 안보리 장악의도가 뚜렷해 논란거리가 많은 안보리 개혁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부시, 이라크전 직후부터 일본의 상임이사국화 추진**

이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이번 그림은 배후에 미국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특히 이라크전 과정에 유엔 대다수 회원국이 반미적 입장을 밝혔고, 안보리 상임이사국들 사이에서도 반미적 기류가 강했던 데 따른 미국의 유엔 재편계획에 따른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특히 조지 W.부시 미대통령은 이라크전 직후 일본에 대해 안보리 상임이사국 가입 허용의사를 밝힌 바 있다. 지난 3월31일 일본 지지통신에 따르면, 부시 미대통령은 이라크전 발발직후에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이라크전 협력문제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일본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아닌 점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했었다.

일본정부는 이같은 부시 대통령의 발언을 중시하며 미국이 앞으로 유엔개혁에 본격 착수해 일본을 상임이사국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고 큰 기대감을 표시하며, 이라크전후 고이즈미 총리가 유럽 순방등을 통해 이를 위한 토대를 마련했었다.

따라서 영국의 이번 일본 안보리 상임이사국 추천은 이같은 미국과 일본, 영국 등의 합작품이 아니냐는 게 국제사회의 일반적 관측이다. 국제전문가들은 특히 일본의 안보리 상임이사국은 미국의 최대 잠재적인 중국을 겨냥한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일본의 오랜 꿈이던 군사대국화 야망이 한걸음씩 현실화돼 가는 삼엄한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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