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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 들어 달라진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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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노무현 정부 들어 달라진 게 없다"

<인터뷰> '세계환경의 날' 맞는 서주원 환경련 총장

5일 세계환경의 날을 맞아 환경운동연합과 녹색연합이 '백지성명'을 내는 등, 참여정부의 환경정책에 대한 환경단체들의 실망은 '우려' 수준을 넘어 '등돌림' 차원으로 치닫고 있다. 세계환경의 날을 맞아 국내 최대 환경시민단체인 환경운동연합의 서주원 사무총장을 만나 보았다.

<사진1>서주원 사무총장

***"노무현 정권, 환경마인드가 부족하다"**

새만금 간척 중단을 요구하며 조계사에서 단식농성중인 서총장은 "지구온난화, 난개발의 폐해 등으로 환경문제는 이제 생존의 문제"라며 "그러나 현 정부는 기본적으로 개발논리에 치우쳐 있어 환경마인드가 부족하다"고 잘라 말했다.

서총장은 "65일동안 네 분의 성직자는 가장 평화적이고 비폭력적인 방법으로 스스로를 낮추는 삼보일배를 통해 국민들이 새만금 문제를 알게 하고 새만금 간척사업의 중단의 필요성을 알렸다"며 "이에 아무런 응답이 없는 노무현 대통령이야말로 환경정책의 시금석"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새만금, 경인운하, 북한산 관통도로, 경유차 문제들이 너무 개발과 경제 논리에만 치우쳐 있다"며 "환경 현안들이 이전 개발독재 시절의 '개발만능주의', '성장제일주의' 시대에 수립된 것들로 재검토돼야 마땅하나 현 정부 들어서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서 총장은 "이미 유엔에서는 92년 '지속가능한 개발'이라는 개념을 내 놓았지만, 관료들 중에는 이 개념에 대해 정확히 인식하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라며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데 급급하지 말고, 정작 미래를 위해 5년동안 기초가 어떻게 기초를 닦을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개발독재시대 정책 전면 개편해야"**

서총장은 따라서 "첫째, 두 번 다시 잘못된 정책들이 나오지 않기 위해 하루 속히 20~30년 전 수립된 개발 정책들을 지금 시대에 맞는 환경중심적 가치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되며, 둘째, 잘못된 정책을 수립한 사람들에 대해 그들이 책임질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정부의 권위가 정책들을 무조건 밀고 나가는 것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정책이라는 판단이 서면 과감하게 잘못됐음을 인정하고 많은 사람들의 검토 과정을 거쳐 수정해 나갈 때 국민들로부터 진정한 권위가 인정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총장은 현 정부의 환경관련 정책의 접근 방식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현 정부가 개발과 경제 쪽 부처에 힘이 편중되다 보니, 환경문제를 조율할 수 있는 환경부의 권한과 역할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서총장은 "아무리 좋은 생각을 가진 환경부 장관이 있더라도, 환경부 장관이 개발 문제를 조절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라며 "개발과 환경문제가 충돌할 때, 내부적으로 이 문제들에 대해 환경적 마인드를 갖고 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사진2>단식농성

***청계천 하천의 조경사업은 생태적 복원과 다른 것이다**

오는 7월1일 다가온 청계천 복원공사에 대해서도 서총장은 우려를 나타냈다. 청계천 복원의 큰 원칙에는 적극적으로 찬성하지만, 서울시의 뚜렷한 '복원 청사진'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총장은 "청계천 복원과 관련 가장 중요한 것은 생태적, 교통적, 주변지역 개발의 세 가지 중요한 문제가 있는데, 이 모두 뚜렷한 청사진이 없다"라고 말했다.

청계천 하천의 복원에 대해 생태적인 측면에서의 접근이 아니라, 조경적인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총장은 "청계천의 진정한 복원을 위해서는 상류부터 복원계획을 세우고 본류를 복원할 수 있는 면밀한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현재 그런 고민이 부족하다"며 "조경시설을 번듯하게 갖춰 놓고 주변에 고밀도 개발을 하려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그는 또 "현재 교통대책도 비전과 전망을 갖고 있지 못한 것 같으며, 그 주변 지역을 완전히 고층빌딩으로 덮어버린다면 그것은 생태적으로 온전할 수 없다"라며 "이 세 가지 측면들을 전문가, 시민들과 면밀히 검토해 수정해서 확실한 청사진을 갖고 일을 집행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서총장은 "이명박 시장이 임기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 너무 서두르고 있는 것 같다"며 "이명박 시장의 임기 후에 발생할 문제에 대해 누가 책임질 것인가를 명확히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다른 지자체 단체장에 대해서도, "자신의 임기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얻겠다는 생각으로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골프장 건설, 위락단지 건설 등 막무가내식으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라며 "이런 개발위주의 사고방식을 바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은 이제 생존의 문제"**

서총장은 "이제 환경문제는 생존의 문제"라고 했다. 70, 80년대부터 국제사회에서 지적한 환경오염에 대한 경고가 이제 현실화 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심각해지고 있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우리나라 국민들도 그 피해를 피부로 느끼고 있고, 따라서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서총장은 "한국은 30~40년 동안 고속성장을 해온 개발 이데올로기의 관성이 남아 여전히 주요 사안에 개발 논리가 앞서고 있는 형편"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따라서 서총장은 "아직까지 '추상적' 수준에 머물러 있는 환경의식이 '실천적'의식으로 전환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동강살리기 운동'과 이번 '새만금 갯벌 살리기 운동'에 많은 시민들이 참여한 것과 같이 시민 참여 활동을 늘려가겠다는 것이다.

서총장은 "새만금 문제도 이런 문제의식 속에서 바라볼 수 있다"고 했다. "새만금이 전북의 발전에 실제적으로 어떤 도움을 주느냐고 묻는다면 아무도 명쾌한 대답을 할 수 없는데, '개발'에 대한 맹목적 욕구로 인해 진행되고 있는 형편"이라며 "새만금 간척공사를 중단하고, 실제적으로 전북에 발전을 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만금문제에 대한 정치적 관점이 배제돼야 한다고 피력하기도 했다. 서총장은 "강현욱 전북지사가 예전 농정국장을 하던 시절부터 새만금 정책을 입안해 왔던 인물"이라며 "강지사가 자신의 새만금 업적과 공약을 바탕으로 도지사에 당선된 만큼, 정치적으로 새만금사업을 중단할 수 없는 입장인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3>서주원 사무총장

***"토론은 전문가과 정책입안자들에게"**

서총장은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이 된지 4일 1백3일째라고 했다. 노무현 대통령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취임했다.

서총장은 "1백여일 핵폐기장, 새만금 문제로 정신없이 지내왔다"며 "앞으로는 정책과 대안을 내 놓고 제도와 법률을 제안할 수 있을 정도의 연구활동을 지금보다 강화해 나갈 것"이라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서총장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토론은 정책 입안자나 전문가들이 하는 것이고 대통령은 토론을 통해 제출된 여러 가지 안에 대해 국민의 이익을 고려해 판단하는 입장이어야지, 자신이 직접 토론에 나서겠다는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라고 일침을 던지기도 했다.

'환경의 날'을 맞는 서총장의 감회는 남달리 허탈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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