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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이름 ‘노동절’을 돌려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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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이름 ‘노동절’을 돌려 달라

민주노총, "노동부를 근로부로 바꾸라"

5월 1일 세계 113주년 메이데이(MAY-DAY)를 맞아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양대 노총이 ‘근로자의 날’을 ‘노동절’로 바꿀 것을 요구했다.

***양대노총, “빼앗긴 노동절 이름을 돌려달라”**

민주노총은 지난 28일 “빼앗긴 노동절 이름을 돌려달라”며 참여정부가 “근로자의 날”로 돼있는 5월1일 메이데이 세계 노동절을 ‘노동절’로 바꾸는 법 개정 절차를 밟아줄 것을 공식 요청하는 성명을 냈다. 한국노총도 오늘 30일 같은 취지로 국회에 입법청원을 냈다.

그러나 노동부는 “현행 국경일에 관한 법에는 국민적으로 경사스러운 날을 축하할 때 ‘절’을 쓰도록 돼 있다”며 “국민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 않아 고려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이에 민주노총은 “노동자들이 일년 에 한 번 뿐인 노동절을 노동절로 불러달라는 데 왜 국민 공감대 운운하는지 의아스럽고, 도대체 근로자의 날은 공감대가 있고 노동절은 공감대가 없다는 근거가 뭔가”라고 반문하며 “노동부 논리대로 하면 국민공감대가 마련돼 있지 않은 ‘노동부’를 국민공감대가 마련돼 있는 ‘근로부’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또, “전체 국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1천400만 노동자와 그 가족의 날인 노동절이 왜 경사스런 날이 아닌지도 의문이지만, 문제의 본질이 ‘근로’와 ‘노동’에 있음을 비켜간 것”이라며 “우리는 ‘근로자’가 아니라 ‘노동자’이기에 박정희 정권이 노동자 뜻과 상관없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주면 주는 대로’하는 산업전사 근로자 개념을 이제 바꿔달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30일 고려대에서 1만여명의 노동자 학생들이 참여한 가운데 '노동절 전야제'를 개최했으며, 5월 1일에는 대학로에서 오후 2시부터 '노동절 기념대회'를 열고 시청앞 광장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한국노총도 여의도에서 조합원 2만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노동절 기념 노동자대회'를 연다.

***세계 노동절(MAY-DAY)의 유래, 1886년 미국 헤이마켓 사건**

세계 노동절의 유래는 1886년 미국의 헤이마켓 사건에서 비롯된다. 당시 하루 12~16시간 장시간의 노동과 저임금, 열악한 주거환경에 고통 받고 있던 미국 노동자들이 8시간 노동을 위해 5월 1일 총파업에 돌입했다.

그러나 경찰은 파업 농성중인 어린 소녀를 포함한 6명의 노동자를 발포 살해했고, 그 다음날 경찰의 만행을 규탄하는 30만의 노동자 시민이 헤이마켓 광장에서 집회를 열었다. 그런데, 집회중 갑자기 누군가에 의해 폭탄이 터지고 경찰들은 과잉진압에 나섰다. 그 이후 폭동죄로 노동운동 지도자들이 체포됐고 폭동죄를 뒤집어 쓴 노동운동의 지도자들은 장기형 또는 사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이 바로 세계 노동운동사에 뚜렷이 자취를 남긴 헤이마켓 사건이다. 그러나 7년 뒤, 그 폭탄은 자본가의 사주에 의해 터진 것이라는 것이 증명돼 노동운동 지도자들은 무죄 판결을 받았다.

메이데이는 8시간 노동제를 위해 사형을 당하면서까지 싸웠던 1886년 5월1일 미국 노동자들의 거대한 투쟁을 국제노동계가 1890년부터 기리면서 시작돼 올해 113주년을 맞았다.

***한국, 독재정권 시절에 노동절 날짜와 이름을 빼앗겨**

한국도 일제치하인 1923년 조선노동총연맹 주도로 첫 노동절 기념행사를 연 이래 5월1일을 노동절로 삼아 기념하고 일제와 싸우며 당면과제를 위해 투쟁해왔고, 해방직후인 1946년엔 동대문운동장에서 20만 노동자가 참여한 가운데 조선노동조합전국평의회(전평) 주최로 기념식을 열었다.

그러나 이승만 정권은 조직폭력배들을 동원해 전평을 깬 뒤 한국노총 전신인 대한노총을 창립하고 57년부터는 노동절을 대한노총 창립일인 3월10일로 바꿨다. 날짜를 빼앗긴 노동절은 5.16쿠테타로 집권한 박정희 정권이 그 이름까지 ‘근로자의 날’로 바꿨다.(‘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 1963년 4월 17일 공포, 법률 제1326호)

그러나 87년 민주화 항쟁을 거쳐 오고 민주노총이 설립돼 5월1일 노동절 찾기 에 나서 마침내 1994년 3월9일 국회 법 개정을 거쳐 ‘문민정부’를 내세운 김영삼 정권은 3월10일에서 5월1일로 근로자의 날을 바꿨다. 그러나 아직 명칭은 바뀌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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