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파업을 예고하고 있는 철도의 노사교섭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시민사회단체들은 철도청에만 교섭을 맡기지 말고 정부가 범정부적 차원에서 철도문제 해결을 위해 나설 것을 촉구했다.
***범정부적 차원에서 협상에 적극 나서야**
17일 민변, 민교협,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등 51개 시민사회단체는 안국동 느티나무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통대란과 사회적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등 철도의 파업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며 “철도사태의 열쇠를 쥔 정부가 범정부적 차원에서 성실하게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철도노동자들은 편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인력구조의 모순을 시정해 달라는 지극히 당연한 요구를 하고 있고, 철도노조는 현행 노동법에 따른 쟁의조정절차를 밟았다”며 “정부가 노동쟁의에 대한 과거 권위주위 정권의 공안적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또한 “이번 파업의 쟁점이 철도청의 결단만으로 해결되기 어렵다”며 “행정자치부, 건교부, 재경부, 기획예산처, 노동부 등 정부 각 부처의 소관사항에 걸쳐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부처간 책임 떠넘기기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데는 현재 교섭대상인 철도청의 권한과 책임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노조는 교섭과정에서 “철도청장이 ‘부처간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말하는 등 스스로 책임 한계가 드러났다”며 “권한과 책임을 위임받은 정부 대표가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철도청 관계자도 “현재 철도청은 교섭과정에서 건설교통부와 조율해야하기 때문에, 과감하게 ‘용단’을 내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교섭과정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20일 파업 앞두고 철도 교섭 난항**
이에 앞서 16일 4시간에 걸쳐 진행된 10차 본교섭에서 철도청은 노조의 요구사항 중 ▲1인승무 계획 철회 ▲부족인원에 대한 단계적 충원 ▲해고자 신규채용 ▲손배·가압류 전향적 검토 등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노조는 “일부 진전된 논의가 있었지만, 철도청이 감축된 1천4백81명 정원환원에 대해 철도청이 답변을 회피하고, 부족 인력 단계적 충원 약속도 구체적 규모와 시기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며, 이는 ‘정부의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려는 의도’라고 비난했다.
***노 대통령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
이와 관련,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파업을 미리 정해놓고 밀어붙이는 것은 옳지 않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해 주목된다.
노 대통령은 “노사문제는 과거와 같이 경직된 태도나 형식논리에 매달리지 말고 유연성을 갖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정부와 노조가 서로 창구를 열어놓고 충분히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송경희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현재 철도는 인력충원 문제 외에도 시설과 운영의 분리를 통한 운영부문의 공사화 등 구조개혁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정부와 노조 모두 서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이번 협상 결과에 따라 이후 구조개혁 과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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