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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2억원' 투자였나 로비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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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2억원' 투자였나 로비였나

한나라당, 대선 때도 노대통령 연루 의혹 제기

노무현 대통령은 평소 자신의 젊은 참모진들을 '젊은 (정치적) 동업자'라고 불렀다. 그런 노 대통령의 가장 비중있는 '젊은 동업자'인 안희정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이 나라종금 퇴출 저지 로비의혹과 관련, 2억원을 받은 혐의로 금주 중 검찰에 소환·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야당은 안씨의 혐의 사실을 "안씨는 노 대통령의 경제적 동업자가 아니었냐"며 노 대통령과 연계시키려 연일 공세를 펼치고 있다. 청와대는 펄쩍 뛰며 부인하고 있다. 진상은 무엇인가.

***안희정씨, "힘없는 내게 로비했다는 것은 어불성설"**

김호준 전 보성그룹 회장측 주장에 따르면, 안씨는 지난 99년 6월 강남 로보텔 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현금 2억원을 나라종금의 대주주였던 김호준 전 회장측으로부터 전달받았다. 안씨는 이에 대해 2억원은 당시 그가 운영하던 (주)오아시스 워터에 대한 투자금이며, 그의 명함 뒷면에 영수증을 써서 김 전회장측에 전달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지난주말 이 사실을 언론에 밝힌 김 전회장 변호인인 이재화 변호사는 이와 관련, 일단 안씨측 주장에 손을 들어주고 있다.

이 변호사는"안희정씨와 김 전회장의 동생 호근씨는 대학 선후배 사이로 평소 친분 때문에 안씨가 운영하는 생수회사에 투자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변호사는 또 "염동연 민주당 인사위원(전 선대위 정무특보)에게 99년 8월 5천만원을 준 것도 생활비조로 건냈다"고 주장했다.

당시 노 대통령이 설립한 지방자치연구소 사무국장으로 일하면서 오아시스워터를 운영하고 있던 안씨와, 한국수자원공사 감사로 재직하던 중 일어난 뇌물 사건으로 구속돼 보석으로 풀려난 지 채 한달도 되지 않았던 염씨에게 '로비'를 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게 김 전회장측 설명이다. 요컨대 돈을 건넨 것은 사실이지만 대가성은 없었다는 것이다.

안희정씨도 7일 YTN에 출연 "그 당시에 나라종금이 퇴출을 저지해달라고 로비스트로 저를 고용했다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시 대선후보도 아니었고 일개 국회의원에 불과했던 노무현 대통령의 한 비서에게 나라종금측이 퇴출을 막아 달라며 2억원의 거액을 건네는 로비를 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이다.

***'오아시스 워터'는 '장수천' 판매법인"**

한나라당은 그러나 이같은 해명에 맞서 '노 대통령 연루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로비의 대상이 안씨가 아닌 노 대통령이었다는 의혹 제기다. 안희정씨의 오아시스워터는 노 대통령이 한때 경영에 참여했던 생수회사 (주)장수천의 판매 법인이라는 이유에서다.

노 대통령은 지난 95년 구 민주당 당직자였던 선모씨의 요청으로 충북 옥천군 청성면에 있는 장수천에 빚보증을 섰고 96년 이 회사가 부도 위기에 몰리자, 회사대표인 선씨의 권유로 5억5천만원을 투자하고 경영에 참여했었다.

안희정씨는 대선기간인 지난해 9월 생수회사 관련 의혹이 불거지자 "오아시스워터는 유통마진을 줄이기 위해 제조회사였던 장수천과는 별도로 설립된 판매회사"라고 밝혔었다.

또 지난 1월12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지방자치연구소 사무국장으로서 재정사업의 일환으로 오아시스라는 생수 판매회사를 차려서 운영했다"고 밝혔었다.

***생수회사 대선 때도 논란**

장수천은 경영상태가 악화되면서 2000년 10월 휴업을 결정했고, 지난 2001년에는 결국 다른 사람 손에 넘어가게 됐다. 노 대통령이 지난 대선 당시 재산 등록때 밝혔던 채권 5억5천만원은 이 회사에 투자했던 돈이다. 장수천의 경영 악화로 오아시스워터도 2000년 문을 닫았다.

그러나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은 대선 때인 지난해 9월13일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가 자신이 실소유주인 생수회사 장수천의 운영을 위해 한국개발리스로부터 31억원을 빌렸으나 회사 해체직전 판권과 상표권을 분리 매각해 재산을 빼돌리고 17억여원의 부실 금융을 초래했다"고 주장했었다.

이 의원은 당시 "장수천 해체 직전인 1999년 7월 판매회사인 오아시스를 설립, 판권을 분리시킨 뒤 K씨에게 양도해 상당한 금액을 조성했을 것"이라고 추측성 의혹을 제기했다. 또 "2001년 경매에 넘어간 장수천의 토지-건물 낙찰 과정에서도 민주당 공천으로 대전 동구청장에 출마했던 신모씨가 여섯차례 유찰 끝에 인수했다"면서 "제3자를 이용해 헐값에 인수한 것 아니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안희정씨는 "융자받은 돈을 18억원이고, 담보와 6명의 연대 보증인을 내세웠다"며 "보증인 중 1명인 이기명 후원회장의 용인땅 12만평이 압류돼 있다"고 해명했다.

안씨는 또 "장수천을 낙찰받은 신모씨는 우리가 전혀 모르는 사람이며 입찰자가 나서지 않아 유찰이 계속돼 낮은 가격에 낙찰을 받았다"면서 "오아시스 매각대금 5억여원은 모두 오아시스 부채를 갚는 데 사용했다"고 밝혔었다.

***유인태 "盧대통령과 무관"**

유인태 청와대 정무수석은 7일 안희정씨가 나라종금으로부터 받은 2억원의 사용처와 관련, "실제로 받은 돈 전액을 (안씨가 운영을 맡은) 생수회사에 투자했다는 말을 안씨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유 수석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안씨는 (대학) 선배에게 (생수회사에) 투자하라고 했고 그에 따라 실제로 투자가 이뤄졌다는 취지로 설명했다"면서 "돈이 넉넉하게 있었다면 왜 남의 돈을 그렇게 끌어다 썼겠느냐"고 99년 당시 생수회사의 경영난에 대해 설명했다.

유 수석은 또 염동연씨가 받았다는 5천만원에 대해선 "염씨는 99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핵심측근이 아니라 그냥 알고 지내던 일반 당직자 수준이었다"면서 "염씨가 받았다는 돈이야 개인적인 문제"라고 일축했다.

***재계, 금융계 반응은 "글쎄..."**

이같은 논란에 대해 재계와 금융계 반응은 갸우뚱해 하는 분위기다.

김호준 보성그룹 전회장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재계의 한 관계자는 "김호준 회장의 경우 청바지 장사를 해 큰 돈을 벌었다가 IMF사태때 상황을 잘못 읽고 나라종금을 인수하면서 망한 대표적 인물"이라며 "출신이 워낙 그랬던만큼 그에게는 평소 정치적 인맥이 부족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에 김회장의 동생으로 한때 보성그룹 경영에 참여했던 동생 호근씨의 경우 K대 출신의 386세대라는 점을 이용해 경영위기에 처한 회사를 구하려고 나름대로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같은 대학 출신의 정치권내 선후배들을 통해 구명을 부탁하는 선에서 그쳤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김호근씨가 로비대상이 여권실세들이었다면 몰라도 당시 아무런 힘도 없었던 노무현 의원의 일개 비서인 안희정씨에게 과연 그에게 2억원이라는 거금을 건네면 나라종금을 구할 수 있으리라고 판단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도 "나라종금 퇴출이 본격적으로 거론된 시기는 나라종금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대우채권을 수조원대 거래하다가 99년 7월 대우사태가 터지면서 회생불능의 타격을 입은 이후의 일"이라며 "안씨가 나라종금측으로부터 2억원을 받았다는 시기는 대우사태 발발전인 99년 6월이라는 점을 보면 로비일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아보인다"고 말했다.

과연 진실이 무엇인지는 검찰이 안씨가 받은 돈의 사용처 등을 살펴보면 금명간 밝혀질 전망이나, 이번 논란을 계기로 한동안 평온했던 여야간에는 상당한 골이 파이고 향후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게 정가의 일반적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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