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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경고사격도 없이 민간인 10명 죽여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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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경고사격도 없이 민간인 10명 죽여 파문

나자프 사고 진상 드러나, 워싱턴포스트 보도

31일 이라크 나자프시 부근에서 민간인 차량에 대한 사격으로 민간인들이 숨진 사고(프레시안 1일 보도)가 경고사격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무차별적으로 캐논포를 발사해 일어난 잘못으로 드러나면서 사건의 파문이 커지고 있다.

미 중부군 사령부의 31일 이 사고는 이라크인들이 탄 밴 한대가 나자프시 미군 제3보병사단 검문소에 접근, 검문 초소병이 정지 명령을 내리고 경고사격을 가했으나 밴이 이를 무시하고 계속 검문소로 다가와 벌어진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1일자 워싱턴포스트는 미군이 이 차량을 자살 폭탄 공격으로 오인해 다급한 나머지 경고사격 명령을 따르지 않고 캐논포를 발사해 일어난 사고라고 보도했다. 미군측의 발표를 정면으로 뒤집은 것이다.

***극도의 긴장으로 사격 명령 못들어**

현장을 목격한 워싱턴포스트에 보도된 사고의 진상은 다음과 같다.

일제 도요타 4륜 구동 밴이 계속 다가오자 제3보병사단 소속 존슨 대령이 경고사격을 하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차가 더 가까이 다가와 상황이 다급해지자 그는 소대원들에게 차의 라디에이터 부근에 기관총을 쏘라고 말했다. 그러나 긴장한 병사들은 대령의 경고사격 명령에도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다. 그러자 존슨 대령은 “꾸물대지 마라”고 외친 후 “차를 멈추게 해”라고 더 크게 소리쳤다.

이 명령이 나오자마자 소대원들은 25 밀리 캐논포를 대여섯발 발사했다.

이에 놀란 존슨 대위는 무전으로 사격 중지명령을 내렸으나 그때는 이미 사고가 터진 후였다. 그는 소대장에게 “경고사격을 충분히 안 해서 가족들이 죽었다”고 소리쳤다고 한다.

***희생자 발표도 사실과 달라**

밴에 타고 있던 이라크인들은 모두 15명이었는데 이 사고로 10명이 사망했고 나머지 5명은 중상을 입었다. 사망자 중에는 5살 미만으로 보이는 어린이가 다섯명이나 있었으며 중상자중 1명은 중태였고 다른 한명은 임신중이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포스트가 밝힌 희생자 숫자도 중부군사령부가 공식 발표한 것과 차이가 났다. 중부군 사령부는 사고 직후 민간인 7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또 초소병이 처음에는 엔진을 향해 총을 쐈으며 나중에 최후의 수단으로 승객칸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이 사고에서 민간인에 발포한 군인들은 지난 29일 민간인 복장의 이라크 군인이 차량 자폭공격으로 4명의 병사를 잃었던 미군 제3보병 소속이었고 사고가 난 곳은 자폭 공격 지점에서 약 20마일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

중부사령부는 이번 사건은 미군들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교전규칙에 따랐다고 주장했으나 워싱턴포스트는 미군들이 자폭공격을 지나치게 의식해 명령조차 제대로 수행할 수 없던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전했다. 또 이 신문은 2명의 민간인이 총에 맞아 부상을 입은 바그다드 남부 카르발라 고속도로상 사건에서도 사고 후 산소 호흡을 받은 것은 부상자들이 아니라 초긴장 상태에서 발포한 미군 병사였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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