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당선자가 미국의 CNN이 전세계에 생중계하는 가운데 '글로벌 스탠더드'에 기초한 경제운영을 해나가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했다.
노 당선자의 이같은 입장 표명은 노 당선자의 경제정책을 불안하게 여겨온 세계 투자가들에게 전혀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앞으로 외국투자가들의 대응이 주목된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지속적 개혁 해나가겠다"**
노무현 당선자는 17일 "한국 경제의 기본틀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갈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시장과 기업, 행정규제, 외국인 투자, 노사 관계 등에 대한 지속적 개혁이 요구되고 있다"고 밝혔다.
노 당선자는 이날 오전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주한 미상공회의소와 주한 EU(유럽연합) 상공회의소 공동초청 경제정책 간담회에 참석해 "경제정책을 일관성있게 추진해 시장이 예측 가능성을 갖도록 하고,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질서가 살아 숨쉬도록 하겠다"면서 경제개혁 방향을 제시했다.
노 당선자는 이어 한국 경제틀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가기 위한 경제개혁 방안으로 자율성, 투명성, 공정성 확보를 제시하고 "장기적 점진적 자율적으로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를 위해 ▲증권분야 집단소송제 도입 ▲노사정 위원회 기능 강화로 노사관계 안정 ▲경제자유구역 의료.교육 우선개방 ▲경제규제 및 준조세 폐지 등을 약속했다.
***"집단소송제 도입, 기업 투명성 강화"**
노 당선자는 이 자리에서 국내 재계가 반발하고 있는 집단소송제와 관련, "정부가 국회에 제출해 놓은 제한된 범위 내에서 증권관련 집단소송제 도입을 조속히 추진하겠다"며 "집단소송제는 분식회계, 허위공시, 주가조작 등 명백한 불법행위에 한정되며 이는 결코 무리하거나 충격적 정책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노 당선자는 "지난 5년동안 회계 투명성이 많이 개선됐지만 아직 국제적 기준에는 미흡하며 형식적 기준을 기업관행으로 실질적으로 정착시켜야 한다"면서 "사외이사제도 등 지배구조와 관련해서도 연구.보완할 분야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또 "관치경제의 잔재로 남아있는 규제, 내용이 애매한 법규 조항, 근거가 희박한 준조세 등을 과감하게 폐지하겠다"면서 "각종 규제가 부패와 비리의 원인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규제 전반에 대해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요컨대 노 당선자가 추진하고 하는 집단소송제, 회계기준 강화 등은 시장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조치인 만큼 외국투자가들에게 도리어 유리한 투자여건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경제자유지역내 노사분규 예방, 의료.교육 개방**
노 당선자는 외국투자가들이 가장 불안하게 여기고 있는 노사문제에 대해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한국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투자가들이 가장 걱정하는 문제가 노사관계라고 알고 있다"면서 "노사정위원회의 기능과 위상을 조정해 실질적인 사회적 합의기구로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정한 규범과 신뢰의 토대위에 노.사.정 대화를 통해 노사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의 수준을 높여 나가면 노사관계가 안정될 수 있다"면서 "새로운 노사협력 모델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 당선자는 이어 외국인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경제자유구역 운영 방침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지난해 11월14일 국회에서 통과된 경제자유구역법에 따르면, 오는 7월부터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곳에서 외국투자기업에게는 전문업종에 관한 한 파견근로가 허용되며 이 지역내 사용자와 근로자에게는 노동쟁의에 관한 관계법률상 절차를 통해 산업평화를 유지할 의무가 부여된다. 따라서 그동안 노동단체들은 이 법의 폐지를 요구해왔다.
노 당선자는 그러나 이와 관련,"경제자유지역에선 기본적인 노동권은 엄격히 지키되, 노사분규는 일어나지 않도록 특별하게 배려하는 방안도 강구하겠다"고 밝혀 노동계 요구와 일정 부분 궤를 달리 했다.
노 당선자는 이어 "경제자유지역에선 행정규제와 간섭을 최소화하고 외국투자가들의 불편을 덜어드리겠다"면서 "이 지역에 한해 의료와 교육을 외국인에게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노 당선자는 동북아 경제중심국가 건설에 언급, "장기적으로 시베리아의 가스를 한반도를 거쳐 일본까지 공급하는 가스관 건설사업도 추진할 것"이라며 "앞으로 청와대안에 동북아 경제국가 건설 사업을 전담하는 팀을 구성해 반드시 현실로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문일답, 노사관계에 집중돼**
연설후 진행된 일문일답에서 외국투자가들의 관심은 노사관계 및 공기업 민영화에 집중됐다.
노 당선자는 노사간 협력증진 방안에 대한 질물을 받자 "한국의 노동운동이 강경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15년 전과는 많이 바뀌었다"며 "실제로 강경한 투쟁은 대기업에서 주로 일어나고 외국기업에서는 별로 없다"고 답했다.
그는 또 대통령공약인 '동일노동 동일임금'으로 외국투자가들로부터 후퇴하는 게 아니냐는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과 관련해서도 "한국은 56%가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해고가 자유롭고 부드럽게 일어나고 있다"며 "해고를 쉽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해고된 사람이 쉽게 교육받고 취업되도록 바꿔야 한다"고 답해 앞으로 재교육 투자를 확충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풀어나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또 외국투자가들의 관심이 큰 공기업 민영화에 관련해선 "가급적 모든 기업은 민영화돼야 한다는 게 원칙이나 독점이 될 수밖에 없는 산업, 공익성이 강한 산업을 민영화할 때는 많은 문제가 있을 수 있는만큼 걱정스런 선례가 있는 산업에 대해선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고 답해 전력,가스 등 에너지 산업 민영화방침을 제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그러나 "에너지 분야에서 분배하는 것은 경쟁이 어려우나 만드는 것은 경쟁이 가능한 것 아니냐"고 답해 생산부문에 국한해 민영화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CNN, 45분간 전세계에 생중계**
이날 간담회에는 주한 외국상공인들과 각국 대사 등 8백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으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임채정 위원장, 문희상 청와대 비서실장 내정자, 민주당 정대철 최고위원, 정세균 정책위의장 등도 자리를 함께 했다.
당선자의 연설에 대해 윌리엄 오벌린 주한 미상공회의소 회장은 "우리 회원들이 합심해 노 당선자를 지원하겠다"면서 "이 자리를 계기로 긴밀한 관계를 위한 새출발을 했다"며 답했다.
또다른 참석자는 "노 당선자의 연설을 직접 들으니 경제정책에 관한 한 DJ정부의 시장경제를 충실히 승계하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받을 수 있었다"며 "노 당선자가 약속대로 노사문제를 공정하게 풀어간다면 그에 대한 외국투자가들의 불안감을 상당 부분 가실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그러나 말보다 중요한 게 실천"이라며 "조흥은행 민영화 등 당면한 현안들을 어떻게 처리하는가가 앞으로 노 당선자의 경제정책을 가늠하는 주요잣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노 당선자의 조찬 간담회 연설과 일문일답 내용은 미국의 CNN이 45분간 전세계에 생중계, 노 당선자의 경제정책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얼마나 높은가를 보여주기도 했다.
다음은 이날 조찬 간담회 연설문 전문이다.
***노 당선자 조찬간담회 연설문 전문**
존경하는 윌리엄 오벌린 암참 회장님, 프란스 햄싱크 EUCCK 회장님, 각국 대사님, 암참과 EUCCK 회원님, 그리고 내외귀빈 여러분.
이렇게 만나 식사를 함께 하고 이야기를 나누게 되어 반갑고 기쁩니다. 또 이른 아침 시간인데도 이렇게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셔서 놀랍습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우리 한국에서는 식사를 같이 한다는 것이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밥을 같이 먹는다는 뜻에서 가족을 먹을 식자에 입 구자, 식구라고도 말합니다. 여러분은 지금부터 저와 한 식구입니다. 한 식구를 대하듯 저의 경제정책의 철학과 방향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한국경제는 이미 세계경제에 깊숙이 편입되어 있습니다. 한국경제는 이제 세계경제에 대한 책임과 기여도 적극적으로 모색할 때입니다. 21세기 한국경제가 가야 할 길은 글로벌 시대에 적응하고 경쟁하는 선진 경제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저는 모든 정책의 기본을 원칙과 신뢰, 자율과 분권, 그리고 사회적 통합이라는 민주적 가치에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자유롭고, 투명하고, 공정한 과정이 담보되어야 하고 대화와 타협의 민주적 절차가 수반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정치에 입문한 이후 이 같은 민주적 가치와 과정에 충실하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특히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예컨대 군부독재 하에서는 민주화투쟁을 했고 민주화시대에는 원칙과 신뢰의 정치를 주장했습니다. 저는 언제나 눈앞의 이익보다는 가치와 원칙을 중시하는 삶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한국은 지금 다양한 정보 인프라가 급속히 발전하고 사상과 표현의 자유가 새로운 지평을 열면서 진정한 민주주의와 지식정보화 사회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바로 선진사회로의 출발입니다. 이제 한국경제의 기본틀도 선진국과 같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어 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장과 기업, 행정규제, 외국인투자, 노사관계 등에 대한 지속적인 개혁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흔히 유기체적 생물에 비유되는 경제의 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실이 감당할 수 있는 속도와 시간, 폭이 정직하게 배분되어야 합니다.
저는 이미 경제개혁의 방향을 자율성, 투명성, 공정성 확보에 두고 장기적, 점진적, 자율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원칙을 밝힌 바 있습니다. 경제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여 시장의 예측가능성을 갖도록 하고,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질서가 살아 숨쉬도록 하겠습니다.
경제의 질서와 원칙이 준수돼야 하겠습니다. 시장지배력이 남용되거나 약자와 이해관계자의 권익이 부당하게 침해되어선 안 됩니다. 불공정한 시장에서는 효율도 정의도 기대할 수없습니다. 제가 추구하고자 하는 '더불어 사는 공동체'는 이러한 질서와 원칙이 준수되는 사회, 효율과 정의가 공존하는 사회를 뜻합니다. 시장의 공정성,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제도적 장치를 갖추어 나가겠습니다. 지난 5년 동안 회계 투명성이 많이 개선되었지만 아직도 국제적 기준에는 미흡합니다. 형식적인 기준을 기업관행으로 실질적으로 정착시켜야 합니다. 회계감사도 중립적이고 투명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해 놓은 제한된 범위에서의 증권관련 집단소송제 도입을 조속히 추진하겠습니다. 집단소송제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룰입니다. 우리가 도입하려는 집단소송제는 분식회계, 허위공지, 주가조작 등 명백한 불법행위에 한정되고 있습니다. 결코 무리하거나 충격적인 정책이 아닙니다.
시장경제가 진정으로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지배구조가 중요합니다. 지난 5년 동안 많은 개선이 있었지만, 사외이사제 등 지배구조와 관련하여 연구 보완할 분야가 남아있다고 봅니다.
저는 시장의 공정성과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되 행정규제는 대폭 풀도록 하겠습니다. 경제활동을 위한 의사결정의 권한과 책임은 각 경제주체의 몫입니다. 관치경제의 잔재로 남아있는 규제, 내용이 애매한 법규조항, 근거가 희박한 준조세 등을 과감하게 폐지하겠습니다. 특히 각종 규제가 부패와 비리의 원인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규제 전반에 대해 원점에서 재검토해 나가겠습니다.
그러나 환경보전과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사회적 규제는 더욱 철저히 관리해 나가겠습니다.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규율은 보다 엄격히 해나가겠습니다. 공정한 법률 집행을 일상화하여 법을 지키는 사람이 손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내외귀빈여러분, 한국에서 활동하는 외국인투자가들이 가장 걱정하는 문제가 노사관계라고 알고 있습니다. 가장 소망스러운 노사관계는 노사가 서로 협력하는 관계입니다. 협력은 대화와 타협을 통해 이끌어 낼 수 있으며, 대화와 타협은 신뢰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신뢰는 투명성을 바탕으로 쌓이게 됩니다. 아쉽게도 한국의 노사관계는 대화와 타협의 문제가 미흡합니다. 노사관계의 조정 경험을 가진 사람도 적습니다. 공정한 규범과 신뢰의 토대 위에 노-사-정 대화를 통해 노사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의 수준을 높여 간다면 노사관계가 안정될 수 있습니다.
노사정위원회의 기능과 위상을 조정하여 실질적인 사회적 합의기구로 이끌겠습니다. 저는 노사 협력문제에 대해선 항상 자신있게 말해왔습니다. 과거 대우조선과 현대중공업 파업, 삼성자동차의 르노 매각 등 노사분규 현장에서 노사의 목소리를 함께 듣고 중재를 이끌어 냈습니다. 노사 양측의 신뢰를 확보하면 중재가 가능하다는 경험을 축적한 바 있습니다. 중재의 원칙과 신뢰 등 민주적 가치와 절차가 중요합니다. 이러한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노사협력 모델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앞으로는 협력적 노사문화를 형성하여 생산성을 높이고 절감된 사회적 비용을 성장에너지로 집결해 나가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일자리를 제공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세금을 납부하는 외국인 투자가들은 외국기업이 아니라 바로 우리나라 기업입니다. 현재 외국인 투자기업은 우리 총국민소득의 10%를 담당하고 있으며, 우리 주식시장의 36%는 외국인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과 EU는 우리나라 전체 외국인투자의 6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교역규모도 30%에 이르고 있습니다. 바로 여러분들이 그 주역입니다.
여러분의 관심이 많은 경제자유지역에서는 행정규제와 간섭을 최소화하고 외국투자가들의 불편을 덜어드리겠습니다. 특히 의료와 자녀교육문제에 대한 애로가 크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 한해 우선 의료와 교육을 외국인에게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습니다. 또한 기본적인 노동권은 엄격히 지키되 노사분규는 일어나지 않도록 특별하게 배려하는 방안도 강구하겠습니다.
저는 우리나라를 동북아 경제 중심국가로 만들고 나가고자 하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북아는 전세계 생산의 1/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정학적으로도 한국은 거대경제권인 중국과 일본 사이에 위치해 있습니다. 서울에서 반경 1,200km 안에 7억명의 인구가 살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과 EU의 전체 인구를 합친 것보다 많습니다. 또한 한국은 고급 두뇌와 생산기술, 세계 선두 수준의 정보화 기반을 갖추고 있습니다. 인천신공항, 부산항, 광양항 등 충분한 물류기반도 구비되어 있습니다.
남북관계가 진전되어 남북횡단철도(TKF)를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중국횡단철도(TCR) 등과 연계시키면 아시아와 유럽이 연결되고 한국은 그 시발점이 됩니다. 장기적으로는 시베리아의 가스를 한반도를 거쳐 일본까지 공급하는 가스관 건설사업도 추진하겠습니다. 동북아 경제 중심국가 건설을 단순한 구호가 아닙니다. 앞으로 청와대 안에 이 사업을 전담하는 팀을 구성하여 반드시 현실로 이루어 낼 것입니다.
이 사업은 남북한 평화협력체제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아울러 동북아 평화정착을 위해서도 이 사업은 긴요합니다. 동북아 평화는 주변국뿐만 아니라 미국, EU 등의 이해에도 직결됩니다.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침체를 겪고 있는 세계경제에도 새로운 돌파구가 되리라는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 과정에 함께 동참하고 혜택도 같이 누리게 될 것입니다.
다음으로, 북한 핵문제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북한을 개혁과 개방으로 유도해야 합니다. 전쟁도 붕괴도 한반도에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북한 핵문제는 대화로 풀어야 하고 풀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반드시 이러한 방향으로 해결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저는 취임 후 가급적 빠른 시일안에 미국을 방문하여 부시 대통령과 이 문제에 관해 협의할 것입니다. 또한 일본 중국 러시아 EU 등과도 긴밀히 협의하여 핵포기를 설득해 나가겠습니다.
최근 여중생 사망과 관련한 촛불시위에 대하여 적지않은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6.25전쟁 당시 미국과 다수의 EU 국가들은 많은 젊은이들을 파견하여 우리를 도와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 상당수가 한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잃었습니다. 우리는 이를 한시도 잊지 않고 늘 기억하고 있습니다.
최근 촛불시위를 반미로 오인하는 사례가 있었습니다. 촛불시위는 SOFA 개정이 주된 요구였으며, 이는 주한미군의 주둔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서, 보다 성숙한 한미관계 발전을 바라는 목소리입니다.
한미 동맹관계는 과거에도 소중했고 현재에도 소중하며, 미래에도 중요할 것입니다. 저는 미국이 앞으로도 우리의 우방으로 남아있기를 바랍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여러분들과 우리 국민들은 '한국호'라는 한 배에 타고 있는 공동운명체입니다.
선장인 저는 고객인 여러분을 편안하게 모셔 다음에도 계속 이 배를 이용하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입니다. 고객이 사장 선호하는 한국호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저는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일했기 때문에 믿어도 괜찮은 선장입니다. 우리 모두 한국호가 자유, 평화, 번영이란 목적지를 향해 힘차게 항해할 수 있도록 서로 힘을 합쳐 나갑시다.
그리하여 여러분도 성공하고 한국 경제도 발전하는 희망찬 미래를 만들어 갑시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문일답**
다음은 노 당선자와 참석자들의 일문일답 요지.
질문:새 정부의 재벌개혁 추진계획은.
노: 재벌 그 자체로서 미워하거나 싫어하지 않는다. 다만 합리적인 시장, 자유롭고,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이 목적이다. 지금 한국의 재벌체제가 시장의 몇가지 장애요소가 되고 있어 이를 시정하자는 것이다.
질문: 새 정부에 있어서의 한.미관계는.
노: 상호간 많은 경제적 이해관계를 같이 하고 있고, 한국의 안전을 위해 미국은 중요한 나라이다. 반미(反美)를 걱정하는데 이는 한국의 여론을 주도하지 못한다. 압도적 여론은 성숙한 한미관계를 요구하고 있다.
질문: 한반도 긴장완화 이후 주한미군은 어떤 위치를 갖느냐.
노: 미국이 지금까지 한반도 안전을 보장했다면 앞으로는 동북아의 '힘의 균형자'로서 역할을 하게 될 것이고 그것은 필요하다. 동북아질서가 잘못된 방향으로 흐를 경우 중.일간 군비경쟁을 할 수 있는데 이를 방지하는데 미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질문: 북한문제 해결방향은.
노: 북한이 개혁, 개방하려는 것은 진심이라고 믿는다. 북한은 그외에 다른 길이 없고, 무력으로 문제를 해결할 만한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 꾸준히 인내심을 갖고 대화하면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체제안정과 경제지원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나가리라 본다.
북한 문제에 너무 걱정하지 말고 사업을 열심히 해달라. 오히려 부담이 되는 것은 미국이 북한을 공격할지 모른다, 전쟁이 있을 수 있다는 보도인데 이는 경제에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보도가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질문: 현재의 위기해결을 위한 한국의 역할은.
노: 북한을 설득해야 한다. 그러나 미.북간 대화가 필요하므로 미국에 대해서도 대화를 적극적으로 해달라고 설득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미.일과 긴밀히 협력하고, 주변국가와도 항상 의논하고 협력하는 관계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고 중요하다.
질문: 노사간 협력증진 방안은.
노: 한국의 노동운동이 강경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15년 전과는 많이 바뀌었다. 실제로 강경한 투쟁은 대기업에서 주로 일어나고 외국기업에서는 별로 없다. 대기업 노조는 아주 강경하지만 중소기업 노동자는 대단히 부드럽다.
질문: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증진하기 위한 방안은.
노: 한국은 56%가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해고가 자유롭고 부드럽게 일어나고 있다. 해고를 쉽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해고된 사람이 쉽게 교육받고 취업되도록 바꿔 나가야 한다.
질문:노사정위원회의 향후 모습은.
노: 실질적으로 재계와 노동계의 요구를 듣고, 정부와 재계 사이에 적절한 개혁의 방향과 속도를 조절하고, 노사간에도 경제운용에 관해 의견을 교환, 합의의 폭이 넓어질 때 노사정이 서로 합의를 이끌어 나가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제도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인 내용이 중요하다. 법과 원칙 위에 설득하고 대화해 노사정 질서를 합리적으로 이끌어 나갈 것이다.
질문: 한국은 내부지향적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노:한국의 사회문화가 급격하게 세계에 편입돼 가고 있다. 무엇보다 앞서 경제거래의 여러 규칙을 세계기준에 맞추겠으며, 공무원의 사고방식도 보편적 원리와 세계표준에 적용할 수 있도록 빠르게 변화를 추진하겠다.
질문:관광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할 계획은.
노: 정책전문가와 토론해 나갈 방침이다. 틀림없이 중요한 정책으로 채택되리라 본다.
질문: 에너지부문 민영화에 대한 입장은.
노:가급적 모든 기업은 민영화해야 한다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독점이 될 수밖에 없는 산업, 공익성이 강한 산업을 민영화할 때 많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걱정스런 선례가 있는 산업에 대해선 신중히 검토할 것이다. 에너지 분야에서 분배하는 것은 경쟁이 어려우나, 만드는 것은 경쟁이 가능한 것 아니냐는 차원에서 정책을 검토하고 있으나 확정된 것은 아니다. 민영화 속도에 있어 시장이 민영화를 흡수할 수 있어야 한다. 신중히 차근차근 판단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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