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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련의 '묘한' 해법, “개별지지는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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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련의 '묘한' 해법, “개별지지는 허용”

명분상 중립 사실상 李 지원, 이인제 유세 나설 듯

"당론 지지는 안 하지만 개별 지지는 허용한다"

자민련이 이번 대선에서 한나라당과의 공조라는 어려운 문제를 풀어낸 '묘한' 해법이다.

***명분상 중립 선택, 사실상 한나라당 지원**

자민련은 12일 오후 국회에서 이인제 총재권한대행 등 소속 의원 10명이 참석한 가운데 의원총회를 열고 "이번 대선에서 자민련의 이름으로 특정후보에 대한 지지입장을 정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그러나 자민련은 동시에 "위험한 급진세력의 대두를 강력히 경계하며 당원들이 중도보수 노선과 안보 중시에 입각한 점진적 통일을 추구하는 후보에 대해 지지하는 것을 제한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이날 회의에 김종필 총재와 원철희 의원은 참석하지 않았지만 김학원 총무는 "김종필 총재와도 사전에 논의가 된 것"이라고 밝혔다. 자민련은 이같은 입장을 13일 당무회의를 통해 추인받기로 했다.

명분상 '중립'을 밝혔지만 실제론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선거운동을 돕겠다는 뜻이다. 따라서 대선 결과에 따라 짊어질 수도 있는 위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이 후보가 당선됐을 경우엔 응당의 보상을 요구하겠다는 속셈으로 풀이된다.

이에따라 사실상 이회창 후보 지지를 선언한 이인제 대행을 비롯해 자민련 소속 의원 및 당원들의 이회창 후보 선거운동 지원이 이르면 13일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행은 이날 "이회창 후보에 대한 유세지원에 직접 나설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당의 노선과 기본입장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소신껏 할 것"이라면서 지원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정진석 의원도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자민련은 이번 대선에서 후보를 내지 못했고, 차선의 선택으로 지지할 후보 역시 결정하지 못했다"면서 "당의 정치노선과 이념적 정체성에 부합되는 이회창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개별 지원 통한 충청권 지지 확대 기대**

한나라당 입장에서도 자민련의 이같은 결정은 '환영'할만한 것이다.

충청권의 부동층을 잡으려면 자민련과의 공조가 절실하지만, 공식 공조선언은 수도권을 비롯 전국적으로 강력한 역풍을 몰고 올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민주당과 통합21 측이 정책공조에 완전합의하고 빠르면 13일중 노-정 회동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한나라당은 '노-정 권력 나눠먹기'는 비판하면서도 한-자 동맹에 대한 비판은 피할 수 있는 길을 열게 된 셈이다.

한나라당은 이인제 대행을 비롯한 자민련 소속 의원들의 개별적인 지원을 통해 충청권 득표활동에 상당한 도움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상 당대당 공조이면서도 '그렇지 않은 척' 개별 지원 형식을 취한 자민련과 한나라당의 '묘한' 해법이 어느 정도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조만간 이인제 의원의 충청권 유세 지원이 시작된다면, 또한 노-정 최종 담판 결과 공동유세가 시작될 경우 표심이 어디로 흐를지 관심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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