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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은 여자라서 문제였나?

<기자의 눈> 장대환 지명자에 대한 '이상한 침묵'

"솔직히 장상 전 총리서리 인준이 부결된 뒤 여성계에서는 석연찮은 심정이었지만 '여성이어서 그랬던 게 아니다'라고 생각하려 애썼다. 그러나 장대환 총리서리가 임명된 후의 상황들은 그 석연찮은 심정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이구경숙 정책부장)

같은 여성인 기자의 마음도 비슷하다. 기자는 한달여 전 '최초 여성총리 임명' 소식에 기뻐했다. 그러나 곧바로 장상 전 총리서리의 문제점들이 제기되면서 '기쁨'은 '실망'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이제 그 '실망'은 '분노'로 바뀌려 한다. 정말 여성이어서 그랬던 것인가?

***장대환 총리서리에 대한 언론과 정치권의 '이상한 침묵'**

한국여성단체연합 이구경숙 부장의 이야기는 계속된다.

"언론들은 장상씨가 지명된 다음날부터 아들 국적문제 등 각종 의혹을 제기했었다. 그러나 장대환 총리서리는 부동산 문제 하나만 봐도 훨씬 더 많은 의혹들이 있는데 겨우 어제, 오늘 한두가지 의혹이 제기됐을 뿐이다. 기사 비중도 장상 전 총리서리 의혹은 1면 톱으로 장식하던 언론들이 장대환 총리서리 의혹은 사회면 뒷부분에 배치한다.

한나라당도 마찬가지다. 총리서리제가 위헌이라며 장상 전 총리서리의 방문조차 거부하던 한나라당이 장대환 총리서리 임명엔 별다른 반응이 없다."

장대환 총리서리에 대한 '이상한 침묵'에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여성단체들만이 아니다.

참여연대는 19일 장대환 총리서리의 27가지 의혹에 대한 공개질의서를 보내면서 "각 정당이 대선과 당내 현안, 정쟁 등으로 인해 청문회 구성이 늦어지는 등 파행이 예상되고, 언론도 장상 총리지명자 인사청문회 때와 달리 적극적인 검증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침묵의 원인 - '동업자설', '정치적 배려설'**

다시 거슬러 가보자.

장상 전 총리서리와 관련된 논란은 개각 발표 당일인 11일 오후 장남 국적 문제가 제기되면서 시작됐다. 반면 장대환 총리서리는 지난 9일 임명된 후 벌써 열흘이 지났지만 별다른 논란이 없었다. 의혹이 보도되기 시작한 것은 불과 2-3일밖에 되지 않는다.

조선일보의 기사를 검색해 봤다.

장상 전 총리서리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지명 다음날인 12일부터 청문회 전날인 28일까지 30여건의 기사를 내보냈다. 반면 장대환 총리서리 의혹과 관련된 기사는 지명 후 20일까지 '자녀 취학을 위한 위장전입 의혹'에 대한 기사 단 1건에 불과했다.

여타 언론도 크게 다르지 않다. 솔직히 본지 역시 이 대목에서 '무죄'라고 주장하기엔 쑥스럽다.

장대환 총리서리에 대한 침묵에 대해 "언론사 사장이라서 언론이 봐주고 있다"는 '동업자설'에서부터 "두 번이나 총리서리 인준을 부결시키면 국정이 마비될 것을 우려해서다"라는 '정치적 배려설'까지 다양한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어쨌든 분명한 것은 장대환 총리서리에게 문제가 없는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언론과 정치권에서 '이상한 침묵'이 유지되고 있다는 엄연한 사실이다.

***장대환 총리서리 관련 의혹이 장상씨 경우만 못한가?**

최근 불거진 장대환 총리서리 관련 의혹 가운데 굵직한 것들만 꼽아보자.

▲27억원대에 달하는 장 서리의 부동산 취득 경위 ▲상속받은 부동산은 9건 중 단 1건인데도 "절반은 상속받은 것"이라고 거짓 해명한 문제 ▲제주 김제 당진 등 토지의 투기 의혹 ▲39억원에 이르는 한빛은행 대출 특혜 시비와 사용처 의혹 ▲"대출금은 계열사 주식 구입자금"이라는 해명의 신빙성 문제 ▲골프회원권 다수 보유 문제 ▲자녀취학용 위장전입 의혹 ▲부친 명의 차명계좌 이용 의혹 ▲부친과 자녀에 대한 편법 증여 및 증여세 포탈 의혹 등이다.

이밖에 "미국 유학후 장인 소유 신문사 근무경력이 전부인데 과연 국정수행 능력이 있는가"라는 보다 기본적인 자질 및 능력 검증은 별도의 문제다.

이러한 의혹과 문제점들이 장상씨의 경우만 못한가?

장상 전 총리서리의 경우 ▲장남 이중국적 문제 ▲학력 허위 기재 의혹 ▲김활란상 제정 추진 문제 ▲부동산투기용 위장전입 의혹 ▲이희호 여사와의 친분설 등이 문제였다. 또 청문회 과정에서 "모든 것은 시어머니가 했다"는 해명의 부적절성도 크게 불거진 문제였다.

과연 장대환 총리서리에게 제기된 의혹과 문제점들이 장상 전 총리서리 경우보다 훨씬 가벼운 것들인가?

***"정말 여자라서 그랬나?"**

여성단체와 시민단체들은 "장대환 총리서리에 대해서도 장상 총리서리 청문회에서 적용됐던 것과 동일한 잣대로 철저한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성단체연합은 20일 성명을 발표해 "우리는 2개월여의 총리 부재에 따른 국정 공백에 대해 우려한다. 그러나 지금 더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요구하는 수준의 높은 도덕성과 능력을 갖춘 인물이 국무총리로 임명되어 고위공직자의 상을 확립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여성단체연합의 이날 성명은 너무도 점잖다.

"장상 전 총리서리는 여자라서 그랬느냐." 아마 정말 하고 싶은 말은 이 말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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