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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 총리서리, 호된 신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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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 총리서리, 호된 신고식

장남 미국국적ㆍ학력 허위기재 의혹ㆍ이희호여사 친분설

장상 총리서리를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면서 가뜩이나 말 많은 7.11개각조치에 또 한번의 격랑이 예상된다.

이번 개각과 관련, 헌정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라는 의미에서 여성계와 정치권 등은 장 총리서리의 발탁만큼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장 서리의 장남 국적문제, 학력 허위기재 논란, 이희호 여사와의 친분설 등의 의혹이 잇따라 불거지자 여성 총리를 내세워 민심수습을 꾀했던 효과가 급격히 사그라드는 분위기다.

특히 국회 의석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장 총리서리의 인준과 관련, 급속하게 신중론으로 기울고 있어 국회의 임명 동의를 이끌어내기가 간단치 않을 전망이다.

***장남 국적문제 논란**

장 총리서리와 관련된 논란은 개각 발표직후인 11일 오후, 장남이 한국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국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촉발됐다.

장 서리는 미국 유학중이던 지난 73년 남편 박준서 연세대 교수와의 사이에서 첫 아들을 낳았고 아들은 자동적으로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 그러나 77년 2월 유학을 마치고 한국으로 귀국할 당시 이중국적을 허용하지 않는 당시 국적법에 따라 아들의 국적을 한국과 미국 중 하나로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한국 국적을 포기했다. 현재 장 서리의 장남은 군대에 가지 않았고 미국에서 드라마를 공부하고 있다.

장 서리는 이와 관련, 11일 오후 정부중앙청사에서 가진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미 대사관에서는 부모가 (아이의 국적을) 포기할 권리가 없다고 했으나 우리 법무부에서 의법처리 운운하는 바람에 놀라서 한국 국적을 포기했으며, 나중에 커서 아들에게 항의를 받기도 했다"고 해명했다.

장 서리는 그러나 해명 과정에 "내가 그 시절 총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으면 (한국국적 포기를) 안했을 것"이라고 말해, "총리가 되면 한국국적을 갖고, 총리가 안 되면 미국국적을 가져도 되냐"는 세간의 비판을 자초하기도 했다.

한편 국적 논란이 계속되자, 장 서리는 12일 김덕봉 공보수석을 통해 "아들이 11일 밤 전화를 걸어와 '내 문제로 엄마가 힘든 지경이 됐는데, 국적을 바꾸면 되지 않느냐"라며 한국국적을 취득할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장 서리는 또 자신의 아들에게 "너도 성인이니까 시간을 갖고 스스로 판단하라"고 말했다고 김 수석은 덧붙였다.

***학력 허위기재 의혹**

총리실에서 배포한 장 서리의 이력서에 게재된 학력의 허위기재 의혹도 제기됐다. 이력서에 기재된 학력이 실제 졸업학교와 달라, 허위기재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장 서리가 지명된 직후 총리실이 이화여대 측으로부터 제공받아 기자들에게 배포한 이력서 학력란에는 장 서리의 최종학력이'미국 프린스턴(Princeton) 대학교 신학대학원 졸(Ph.D)'이라고 적혀있다.

그러나 장 서리의 학력이 보도되자 국내외 프린스턴 대학 출신들은 "프린스턴 대학교에는 신학과가 없다"며 "장 서리가 프린스턴 신학대학원(PTS, Princeton theological seminary) 출신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장 서리는 이에 대해 12일 "나는 프린스턴 신학대학원(PTS)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보통 널리 알려진 프린스턴 대학과는 다른 기관"이라고 밝혔다. 장 서리는 "이는 학력을 기재하면서 발생한 한글 번역상의 오해"라면서 "프린스턴 대학과 프린스턴 신학대학원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장 서리 해명의 진실성을 의심케 하는 다른 증거들이 드러나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각 언론사가 작성한 인명 데이타베이스들을 살펴보면, 장 서리의 최종학력은 '프린스턴대학교 대학원 신학박사(조인스닷컴)' '프린스턴대학교 신학대학원 박사(문화일보 인물정보)' '미국 프린스턴대 철학박사(연합뉴스 인물정보)' 등으로 사실과 틀리게 기재돼 있다.

해당 언론사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해마다 데이타베이스에 실리는 해당인물 본인들에게 편지를 보내 잘못된 내용이나 바꾼 내용을 수정토록 하고 있다"며 "이런 정황을 고려할 때 번역상의 실수라기보다는 허위기재일 가능성이 높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만약 장 서리가 의도적으로 허위기재를 했다면 이는 서울에 있는 한 자그마한 대학을 나와 서울대학교를 나왔다고 거짓말을 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유했다.

***이희호 여사와의 친분설 논란**

현정부 출범후 영부인 이희호 여사가 명예총재, 박영숙 전 평민당 부총재가 초대 총재를 맡아 설립된 '사랑의 친구들'에 장 서리가 현재까지 몸담아 온 것도 내각의 중립성과 관련,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사랑의 친구들'은 98년 8월에 설립돼 결식아동돕기, 실직여성 가장의 취업 및 의료 지원 등을 주된 활동영역으로 삼고 있는 비영리단체로, 장 서리는 이 모임의 창립멤버이자 현재 이사로 재임중이다.

그러나 지난 3월 아태재단 비리가 문제되면서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사랑의 친구들'은 98년부터 2001년까지 각 기업체 및 후원회원들로부터 90여억원에 달하는 물품 및 성금을 거둔 것으로 알려져 아태재단과 더불어 세간의 눈총을 받기도 했다.

장 서리는 또 2000년 6월 김대중 대통령의 방북 당시 유일한 여성수행원으로 동행, 이희호 여사와 함께 북한 여성계 인사들을 접견함으로써 대통령 내외와의 두터운 친분을 과시한 바 있다. 장 서리는 또한 이화여대 출신인 이희호 여사의 후배이기도 하다.

장 서리는 이와 관련,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희호 여사는 이대 출신으로 행사때 따뜻하게 대해 주셨으나 그것을 친분관계라고 얘기할 수는 없다"고 이 여사와의 친분에 따른 발탁설을 일축했다.

***이규택 총무, "절대 그냥 넘어갈 수 없다"**

이같은 의혹이 불거지자, 의회내 최다 의석을 보유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인준때 장 서리의 총리 자격을 문제삼을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인사청문회법상 임명 동의안은 국회에 접수된 이후 15일이내에 청문회를 열어 처리해야 한다.

서청원 대표는 12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장 서리 인준과 관련 "인사청문회를 통해서 어려운 난국을 헤칠 수 있는지, 12월 선거에서 중립적으로 내각을 이끌 수 있는지를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규택 원내총무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12일 총무회담에 앞서 "아들의 국적을 미국으로 선택한 어머니를 총리로 삼을 수 있느냐"면서 "임명 당시에는 이 사실을 몰랐으나 일단 알게 된 만큼 절대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측은 "장 총리가 의도적으로 아들로 하여금 미국 국적을 취득토록 한 것이 아닌 데다 이회창 후보 며느리 원정출산보다는 문제가 덜하지 않느냐"고 반박, 이 문제가 각 당의 의혹 공방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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