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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평준화 폐지" 7명 전원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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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고교 평준화 폐지" 7명 전원 반대

민주당 대선주자 30문30답 <3ㆍ끝>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진념 경제 부총리가 고교평준화 폐지를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전원이 평준화 폐지를 반대했다. 교육의 기회균등이라는 측면에서 평준화 정책 기조가 유지돼야 한다는 것이 민주당 경선 후보들의 일치된 입장이다.

그러나 현행 평준화 제도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보였다. 김근태 후보는 특수목적고의 확대, 이인제 후보는 자립형 사립고 육성, 한화갑 후보는 외곽 지역에 우수고교 유치를 통한 상향평준화, 유종근 후보는 학교간 경쟁 촉진 등 다양한 해법을 제시했다.

이인제 노무현 후보는 특히 교육 문제에 있어 뚜렷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이인제 후보는 고교평준화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을 제외한 모든 문항에 찬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노무현 후보도 교원 차등 성과급제와 기여입학제 도입의 찬반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고교평준화 유지돼야”**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7명은 모두 고교평준화 폐지에 반대했다. 한화갑 후보는 “과거로의 회귀는 현 교육문제의 해법이 될 수 없다”며 “외곽지역에 우수고교 등을 유치함으로써 상향평준화를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김근태 후보는 과학고를 비롯한 특수목적고 확대, 이인제 후보는 자립형 사립고 육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유종근 후보는 폐지를 반대했지만 현행 평준화제도를 대폭 개선해야 된다는 입장이다. 유 후보는 “학교간 경쟁을 촉진시키고 소외지역이나 농촌학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며 공교육을 살려낼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대학의 기여입학제 도입에 대해 김근태 정동영 유종근 후보는 반대한 반면 한화갑 김중권 후보는 찬성했다. 이인제 노무현 후보는 찬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찬성 입장을 밝힌 한화갑 후보는 “대학자율성 제고와 사립대 재정 자립의 차원에서 적극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으며, 김중권 후보는 “사학 운영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종근 후보는 “현재 일부 사학이 추진하는 기여입학제는 내용적으로 기부금과 입학을 교환하는 것”이라며 반대했다. 이인제 후보는 “원칙적으로 대학자율에 맡기되 경매방식이 아닌 객관적 기준이 있어야 하며 정원 외 선발이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혀 찬반 입장을 표명하진 않았지만 찬성에 가깝다고 보여진다. 노무현 후보는 “국민적 합의에 따르겠다”는 원칙만 제시했다.

교원 차등 성과급제는 유종근 후보만 찬성했다. 유 후보는 “기본적으로 교원들의 경쟁을 유발하고 교육의 질적 향상을 높이기 위해 필요하다”며 “교육부의 일방적인 정책이 아니라 학교장 재량에 의해 실시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근태 정동영 합화갑 김중권 후보는 반대했다. 김근태 후보는 “교사들의 권위가 존중돼야 한다”며, 한화갑 후보는 “원칙에는 찬성하나 현실적으로 객관적인 평가기준 마련이 어렵고 이해당사자인 교사들 다수가 반대하는 상황에서 지금 강행은 무리”라며 반대했다. 이인제 노무현 후보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입사원서 학력란을 폐지하자는 주장에 대해 노무현 김근태 한화갑 김중권 고문은 찬성한 반면 정동영 유종근 후보는 반대했다. 이인제 후보는 찬반을 밝히지 않았지만 “민간 고용시장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덧붙여 반대 입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김근태 후보는 “학력란 폐지는 호남차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이력서에 본적을 기재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과 같은 취지”라며 찬성했다.

***노무현 김근태 김중권 유종근, 공무원 노조 찬성**

노무현 김근태 김중권 유종근 후보는 공무원 노조 도입을 찬성했다. 이들은 국제노동기구에 가입한 175개국 중 우리나라와 대만만이 공무원 노조를 법으로 금지해 놓고 있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단 유종근 노무현 후보는 단체행동권에 대한 제약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한화갑 후보는 공무원 노조 도입을 반대했으며 이인제 정동영 후보는 찬반을 표시하지 않았다. 한 후보는 “당장 공무원 노조를 허용하기엔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대신 현 공무원 직장협의회의 단계적 확대는 허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인제 후보는 “하위직부터 단계적으로 도입, 실시하면서 그 운영과정을 보아 점진적으로 상위직까지 포함시켜야 한다”며, 정동영 후보는 “아직은 시기상조로 개방형 임용제의 하위직 확대 등과 연계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장기적인 검토과제”라며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가수 유승준 입국 불허조치에 대해 대부분의 후보가 잘했다고 평가했다. 한화갑 후보는 “가수에게 치명적인 취업비자 거부 등 연예계 활동을 제약하는 편이 나았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근태 후보만 입국불허조치가 심했다고 답했으며 노무현 후보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서초구내 화장장 건립은 노무현 김근태 정동영 유종근 후보는 찬성한 가운데 한화갑 후보만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한 후보는 “지역주민의 동의 없이 서울시 안대로 화장장 건립을 강행하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했다. 이인제 후보는 찬반을 표시하지 않은 채 “서초구민의 의견을 존중하고 충분하게 보상한 다음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근태 정동영 김중권 유종근, 유럽식 디지털 방송방식 지지**

방송계에서 비교시험 결과 우리나라가 채택한 미국식 디지털 방송 방식보다 유럽식이 전반적으로 우수하다는 주장을 내놓자 정보통신부가 시험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등 디지털 방송 방식을 둘러싼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김근태 정동영 김중권 유종근 후보는 유럽식을 채택해야 한다며 방송계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김근태 후보는 “정통부는 시장 상황을 얘기하는데 이런 문제는 원칙적으로 풀어야 한다”며 “보다 나은 기술을 선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종근 후보는 “정통부가 기존에 결정된 미국식만 고집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인제 노무현 한화갑 후보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인제 후보는 “양 방식 모두 장단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인터넷 내용등급제는 김중권 후보만 찬성했다. 김 후보는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권력의 중심에 위치지워짐으로써 민주주의에 역행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며 “예상되는 문제들을 막을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인제 김근태 정동영 한화갑 유종근 후보는 인터넷 내용 등급제 시행을 반대했다. 반대한 후보들은 인터넷 상의 유해 정보에 대한 규제는 국가가 강제하는 것보다는 시민사회의 자율 규제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무현 후보는 응답하지 않았다.

노무현 정동영 유종근 후보는 소리바다 등 인터넷 음악 파일 공유를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김근태 한화갑 김중권 후보는 반대했다. 한화갑 후보는 “기본적으로 이용자들의 정보에 대한 접근권도 권리로 인정돼야 한다”며 “소리바다의 경우 단지 이용자의 위치를 알려줄 뿐 직접적으로 저작권을 침해한 것이라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유종근 정동영 후보는 지적 재산권 보호를 강조했다. 이인제 후보는 찬반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저작권이 침해되지 않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두권 후보의 '몸사리기' 문제 심각**

이번 '민주당 경선후보 30문30답'에서 가장 크게 두드러진 것은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후보들의 '몸사리기'였다. 현재 지지율 1, 2위를 달리고 있는 이인제, 노무현 후보는 타 후보에 비해 무응답이 많았다.

이인제 후보는 전체 30문항 중 무려 14문항, 노무현 후보는 10문항에 찬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김근태 1문항, 정동영 2문항, 한화갑 1문항, 김중권 후보가 1문항에 찬반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과 매우 대조적이다. 유종근 후보는 모든 문항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선두권 주자들이 국민들 사이에 찬반이 명확히 대비되는 쟁점 현안들에 대해 명확한 태도를 보이지 않는 것은 어느 한쪽 편에 서게 되면 다른 편의 지지를 잃게 될까 하는 우려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인제 노무현 두 후보 모두 평소 정책 선거를 강조해 왔다는 점에서 이들의 심한 '몸사리기'에 대한 비판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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