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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국 입장을 배려하라"

'악의 축'만 강조하면 이번 순방은 파탄

오는 17일 취임 후 첫 동아시아 순방에 나서는 부시 미 대통령은 미국의 대외정책과 관련, '악의 제거'라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자신의 대외정책 과제에 지나치게 몰두한 나머지 한ㆍ중ㆍ일 등 순방국들dl 처한 입장을 무시한다면 그의 이번 순방은 결코 순탄치 못할 것이라고 홍콩 시사주간지 파이스턴이코노믹리뷰(21일자)는 지적했다.

이 잡지는 북한 등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부시 대통령의 연설은 미국 국민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지만 만일 부시가 미국의 아시아 정책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제시하지 못하거나 상호 갈등요소의 해소 방안을 찾지 못한다면 테러리즘의 명분을 이들 국가에게 설득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잡지는 부시 대통령이 한국에 대해서는 '악의 축' 발언에 나타난 북에 대한 강경한 언사와 대북 협상 지속간의 미묘한 균형을 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일본 고이즈미 정부에 대해서는 동맹관계의 재확인과 함게 보다 과감한 경제개혁을 모나지 않게 촉구하는 것이 과제이며 중국과의 관계에서는 불신 해소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기사의 주요 내용.

***미, 일본 금융위기에 우려**

부시 행정부는 미국의 대아시아 정책에 있어서 일본을 초석으로 삼겠다고 공약했다. 부시가 취임하기 전 현 국무부 부장관 리차드 아미티지는 부시 행정부는 일본으로 하여금 아시아 안보에서 보다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는 제안을 한 바 있다.

미국은 일본이 아프가니스탄의 미국 군대를 지원하기 위해 해군함정을 급파한 사실은 높게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게 일본의 전략적 중요성은 일본이 테러와의 전쟁에서 한정적인 역할만을 함으로써 약화됐다.

미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일본 전문가 에드워드 링컨은 "일본이 인도양에 몇 척의 함정을 파견한 것은 상징적일 뿐이다. 일본이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도움 된 것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테러리즘과 더불어 부시의 일본 방문에서 또하나의 초점은 일본의 금융위기이다. 지난 십여년간 일본의 경제적 쇠락은 미국에게 일본과의 동맹관계에 대한 필요성을 약화시켰다. 지난 달 폴 오닐 재무장관이 비판했듯이 미국은 점차 고이즈미 총리가 자신의 높은 지지도를 일본의 경제위기 극복으로 이어가지 못하는 점에 실망하고 있다. 현재 고이즈미는 대중적 지지도를 상당부분 잃었으며 그의 개혁 작업은 손상을 입은 상태이다.

워싱턴에 본부를 둔 민간 싱크탱크 국제경제연구소(IIE)의 일본 전문가 아담 포즌은 "미국 정부 전체가 일본의 금융 위기에 대한 상당한 우려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람들은 일본의 약화로 동아시아에서 중국의 세력이 강화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포즌은 부시는 이번 일본 방문에서 "일본이 국가부채 문제를 방관하지 않도록 납득시키는 것"이 부시가 추구하고자 사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는 적어도 일본과는 갈등을 조장하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햇볕정책' 지지할 것인가**

북한에 대한 비방 발언으로 부시의 한국 방문은 적지않은 마찰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북한에게 취할 입장을 분명히 밝히지 않은 것은 한국의 불안을 조장했다.

분석가들은 부시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김대중 대통령의 햇볓정책과 불협화음을 보여왔다고 지적했다.

미 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아시아 전문가 랄프 코자는 "부시는 햇볕정책이 바람직하다면서도 북한을 '악의 축'의 한 구성요소로 간주했다. 한국의 관점에서 보면 그것은 김대중 정부의 권력 기반을 침식하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덧붙여 "중요한 문제는 부시가 대북 강경기조와 협상노선을 동시에 구사할 수 있겠는가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부시 행정부 출범 초기, 미국은 중국과 북한에 대한 정책에 있어 콜린 파웰 국무장관의 온건파와 럼스펠드같은 강경론자 사이의 논쟁이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이런 얘기가 현실을 과장한 것이라고 믿고 있다. "럼스펠드와 파웰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점은 무엇을 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할 것인가에 있다"고 린제이는 주장했다. 또 "파웰이 부시의 일방적인 정책을 견제할 것이라고 믿은 사람들은 불행하게도 잘못 생각한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부시가 서울에 머무는 동안 남북 대화에 대한 지지 입장을 얼마나 강조하는지, 아니면 '악의 축'에 대해서 더 많은 말을 할 것인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부시가 어떠한 전제조건 없이 '언제 어디서나' 북한과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다면 한국에서 얻어갈 것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 기업연구소(AEI)의 한국 전문가 니콜라스 에버스타드는 부시와 김대중과의 회담이 논쟁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부시는 미국이 전쟁 중에 있으며 한국이 동맹국으로써 뚜렷한 도움을 주지 않았다는 점을 상기시킬 것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김대중 대통령은 지난 해 미국이 북한과 반테러 조약을 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도록 주문한 바 있다.

***중국과는 '공조관계' 강화**

이와 반대로 중국과는 긴장관계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부시는 닉슨 대통령의 방문 30주년이 되는 2월 21일에 중국에 도착한다. 부시의 몇몇 자문단은 부시가 이미 4개월 전에 APEC 회담차 상하이에 방문한 바 있기 때문에 중국 방문을 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한 측근은 대통령 자신이 베이징 방문을 주장했다고 전했다. 상하이에 방문할 당시 부시는 "공조관계 구축"을 중국과 논의했으며 초기에 부시가 내걸었던 "전략적 경쟁자"라는 슬로건을 단념했다.

물론 미국은 대중국 관계에서 불안감도 존재한다. 따라서 부시는 이번 중국 방문에서 중미 관계에 민감한 현안을 적지 않게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종교적 탄압 등 인권 관련 문제는 제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또한 중국이 대량살상무기를 파키스탄에 수출하고 있는 점도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미 랜드연구소의 중국 전문가 제임스 뮬베논은 양국은 "협조관계의 개념에 대해 전략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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