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는 18일 '김광호 가족 일행 건 관련 입장 발표'를 통해 "김광호 씨 일행이 체포되어 관련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중국 당국으로부터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중국 측에 조속한 영사면담 실시 및 강제북송 방지를 계속 요청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중국 정부는 김 씨 일가족 5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는 사실을 외교부에 알려왔다.
▲ 지난 1월 24일 북한 조선중앙TV는 탈북자 부부(김광호 씨 부부)와 그의 딸, 또 다른 탈북여성 고경희 씨 등 4명이 북한으로 귀환해 인민문화궁전에서 기자회견을 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김광호(왼쪽)씨와 그의 부인 김옥실(가운데)씨 ⓒ조선중앙TV=연합뉴스 |
외교부가 김 씨 일가족이 중국에 억류됐다는 사실을 접수한 것은 지난 14일이었다. 이후 외교부는 중국 측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하고 고위 외교 채널을 포함한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정부 입장을 전달했다. 외교부는 어떤 경우에도 이들의 북송을 저지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지난 6월 27일(현지시간) 한중 정상회담 때 중국 정부가 "탈북자들의 인권에 대한 한국의 관심을 고려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들을 북송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이들에 대한 조사를 이유로 영사면담 요구를 계속 거부하고 있어 협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한국 국적 보유 여부에 따라 이들을 선별적으로 처리할 경우 양국 간 외교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
최근 라오스 탈북청소년 사례가 보여주듯 북한이 신속하게 움직여 이들을 다시 북한으로 데려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이 외교부에 체포 사실을 통보하면서 북한에도 이를 알렸다면 북한은 중국을 상대로 강도 높은 송환 요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김광호 씨는 부인인 김옥실 씨와 딸, 김옥실 씨의 동생 2명을 데리고 탈북해 중국에 머물다 지난 6월 27일 옌볜(延邊)지역에서 중국 공안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 부부는 2009년 8월 한국에 입국한 뒤 2012년 말 재입북했다. 재입북 이후 올해 1월 북한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남조선은 정말 더러운 세상이었다"며 "사기와 협잡, 권모술수가 판을 치는 험악한 세상에서 도저히 살아갈 수가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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