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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테러전쟁에 반대"

국민 안전과 한반도 평화가 최우선

전국 283개 시민사회단체의 상설연대기구인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는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전쟁의 정당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어떠한 형태든 전쟁 지원을 약속해서는 안된다"며 "우리 정부의 외교적 지혜는 미국의 요구를 막연히 수용하는 데서 발휘될 것이 아니라, 국민의 안전과 한반도 평화를 지키는 데에서 최우선적으로 발휘되어야 한다"고 정부의 전쟁 지원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각 단체 대표자들은 미국 테러 참사가 그 자체로도 큰 비극이지만 향후 국제질서와 한반도의 미래에 예측불가능할 정도로 심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대회의는 이번 테러 사태가 전쟁으로 확대되어선 안 된다고 전제하고, 전쟁을 빌미로 한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불안정한 국제정세에서 한반도 평화를 지키기 위해 남북한간의 대화와 협력이 더욱 긴요하다는 점과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반전평화 운동의 중요성 등을 강조했다.

연대회의는 항공기 테러 사건에 대한 우리 시민사회와 정부의 과제로 △세계 평화운동과의 연대 △남북한 대화와 협력 △정부의 전쟁 불참과 테러 근절 노력 참여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막기 위한 아시아 연대 △어린이, 청소년, 시민 평화교육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이에 앞서 지난 19일 한미 외무장관회담을 앞두고 참여연대와 한국여성단체연합, 환경운동연합 등은 정부에 전달한 공동 의견서에서 ‘우리 정부가 미국 정부의 전쟁 수행을 지지하거나 지원 의사를 표명하는 것은 섣부르고 바람직하지 않다’는 기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정부는 23일 청와대에서 홍순영 통일부장관 주재로 국가안전 보장회의(NSC)를 열어 이동 외과병원 수준의 의료지원단과 항공기, 선박을 포함한 수송자산 등 비전투요원을 파병키로 했다.

또 미국과의 원활한 협조를 위해 연락장교단을 파견하고 외교통상부에 대테러대책반을 구성, 미국측과 정보를 공유하는 한편, 반테러 국제연대에도 적극 참여키로 했다.

이와 함께 김하중 국가안전 보장회의 사무처장은 전투상황, 국제적인 동향, 미국의 요청 수준, 국민 여론, 그리고 우리와 중동 및 아랍권과의 관계 등을 종합해 검토할 것으로 밝혀 향후 테러전의 상황에 따라 전투병력이 파병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김대중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에게 보낸 메시지를 비롯, 정부는 이번 사태 이후 일관되게 ‘한미 상호방위조약’ 및 ‘동맹국’ 정신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미국이 전투병을 요청할 경우 거부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이에 따라 정부 내에서는 이미 전투병 파병 요청에 대비한 실무선의 검토는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의 전투병 파병 여부는 향후 미국의 오사마 빈 라덴 등에 대한 테러 보복전쟁 전개양상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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