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저녁 기자들과 만나 "북측은 오늘 오후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통해 금강산 관광재개 실무회담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실무 접촉 두 개 모두를 보류한다는 입장을 알려왔다"고 밝혔다. 북측이 회담이나 접촉을 먼저 제의했다가 하루 만에 이에 대한 보류 결정을 내린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이 당국자는 이날 북측의 보류 결정 이유에 대해 "우리 측이 어제 제기한 바와 같이 자신들도 개성공단 문제 해결에 집중하기 위함이라고 알려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대화의 문은 여전히 열려있다면서 "북측이 순수 인도주의 사안인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에 적극 응해 나올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 지난 2010년 11월 개최된 제18차 남북 이산가족 2차 상봉 마지막날인 5일 오전, 금강산 호텔에서 작별상봉을 마친 후 남측 가족들이 버스를 타고 떠나고 있다. ⓒ뉴시스 |
앞서 북측은 10일 남측에 전통문을 통해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남북 실무회담과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위한 남북 적십자 접촉을 제의한 바 있다. 이에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접촉은 수용했지만 금강산 관광 재개 실무회담은 사실상 거부했다. 개성공단 관련 남북 당국 간 실무회담이 진행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개성공단 문제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유였다.
북측이 적십자 접촉을 보류하면서 지난 2010년 11월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성사될 것이라 기대를 모았던 이산가족 상봉은 당분간 재개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 당국자는 이날 북측의 결정에 대해 "일희일비할 것은 아니고 차분하게 대응하면 된다. 아직 북한이 준비가 안됐다고 생각하고 덤덤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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