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개성공단 정상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 당국 간 실무회담 준비팀 25명은 오전 8시 30분께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해 공단으로 진입했다. 선발대에는 당국자 8명, 개성공단관리위원회·KT·한국전력 등 유관기관 관계자 17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10일 열리는 당국간 실무회담 사전 준비와 이를 위한 시설 점검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선발대는 우선 회담 장소로 쓰일 종합지원센터의 시설을 점검한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석 달 동안 사용이 중단됐기 때문에 통신과 조명 문제 등을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종합지원센터 사용이 여의치 않을 경우 개성공단 내 다른 장소를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개성공단으로 가는 길이 67일 만에 다시 열렸다. 10일 열릴 개성공단 실무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선발대가 탄 차량이 9일 오전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남북출입사무소를 빠져나가 개성으로 향하고 있다. ⓒ통일부 |
10일 입주기업 대표들이 설비점검 차 방문하는 것과 관련해 이 당국자는 "현재 방문 명단을 입주기업협회 측과 취합 중"이라고 말했다. 입주기업들이 내일 들어가서 바로 원부자재와 완제품을 반출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곧바로 가서 물품을 빼 올 수는 없을 것 같다. 기업들이 현지 상태를 확인해보고 조치할 것"이라고 답했다.
10일 이뤄질 당국 간 실무 회담 관련해 이 당국자는 "우리는 발전적 정상화를 하자고 하고 저쪽(북측)은 재가동을 우선 하자고 한다. 지난 회담 때 발전적 정상화에 대한 인식을 같이 했다고 했으니 이를 구체화하는 시작으로서의 회담 성격을 갖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부 언론에서 10일 회담에 국장급이 아닌 차관급을 수석대표로 한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당국자는 "검토한 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문제를 실질적으로 협의할 수 있는 인사면 된다. 아직 회담 대표단 명단도 교환하지 않았는데 누가 간다고 말하는 것은 형식적으로 맞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일각에서는 회담의 수석대표를 국장급에서 차관급으로 높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된 바 있다. 남측은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를 위해 북한의 재발 방지 약속이 필수적이라고 수 차례 강조해왔고, 북측은 개성공단 가동 중단 책임이 자신들의 최고 존엄에 대한 모독 때문이라고 주장함에 따라 국장급에서는 이에 대한 입장 차를 좁히기 힘들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6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이뤄진 국장급 실무회담에서 양측은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에 대한 구체적 로드맵에 합의하지 못했다. 정부가 차관급으로 회담의 수석대표를 격상한다는 보도를 부인했음에도 불구하고 급을 높인 협상을 준비 중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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