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폭주하는 생명공학 시대, 푸코가 살아 있었다면…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폭주하는 생명공학 시대, 푸코가 살아 있었다면…

[알림] '21세기 생명정치와 생명 윤리' 국제 워크숍 열려

21세기 자연과학과 인문·사회과학을 관통하는 가장 뜨거운 열쇳말은 '생명'이다.

2003년 인간 유전체 프로젝트가 완료되고 나서, 전공 분야를 막론하고 다수의 과학자들이 생명의 비밀을 파헤치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새로운 부의 원천이 이런 생명과학 연구에서 비롯되리라 기대하는 정부, 기업도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생명과학을 둘러싼 여러 가지 윤리 문제가 하루가 멀다 하고 언론에 오르내리는 상황이다.

이런 흐름에 맞춰서 인문·사회과학계에서도 '생명'에 대한 성찰이 여러 갈래로 진행 중이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흐름은 1970년대 후반에 프랑스의 철학자 미셸 푸코가 제기한 '생명 정치(biopolitics)' 개념을 수용하며 진행 중인 지적 실험이다. 푸코가 고안한 이 개념을 나름대로 해석하면서 '생명'에 대한 새로운 사유가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영국의 대표적인 사회학자 니컬라스 로즈(영국 런던대학교 킹스 칼리지 교수)는 생명과학의 구체적인 성과를 염두에 두고 21세기의 생명 정치를 구상하는 지적 실험을 2000년대부터 진행해왔다. 그는 이런 지적 실험의 중간 성과를 2006년 <생명 자체의 정치(The Politics of Life Itself)>로 펴내고, 분과 학문을 넘나드는 학제 간 연구를 진행 중이다.

니컬라스 로즈는 푸코 철학에 대한 대표적인 해석자로 꼽힐 뿐만 아니라, 최근 국내 인문·사회과학계에서도 주목을 받는 이른바 '통치성(Governmentality)' 연구의 권위자다. 그는 6년간 편집장을 맡았던 <경제와 사회(Economy and Society)>를 통해서 푸코의 통치성 연구를 조명하고 발전시키며 영국의 이른바 '통치성 학파'를 이끌었다.

그러나 이런 로즈의 사상은 국내에 제대로 소개가 되지 않았다. 푸코 '생명 정치' 개념의 영향 속에서 사유를 전개하는 또 다른 흐름인 조르조 아감벤의 <호모 사케르>(박진우 옮김, 새물결 펴냄) 등의 책이 번역되고, 그의 '호모 사케르', '벌거벗은 생명' 등의 용어가 지식인 사이에서 유행어가 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로즈가 한국을 방문해 눈길을 끈다. 국민대학교 '생명공학의 새로운 정치와 윤리' 연구팀(책임 교수 : 김환석)은 13일 "한국연구재단 한국사회기반연구(SSK) 사업의 지원을 받아 21일 열리는 국제 워크숍에 로즈가 참가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로즈는 '21세기 생명의 정치학(The Politics of Life in the 21st Century)'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워크숍에는 캐나다 맥길 대학교 교수 제니퍼 피시맨도 참여해 생명과학의 발전에 대한 사회과학적 접근의 한 갈래인 '생의료화(biomedicalization)' 이론을 소개할 예정이다. 특히 피시맨은 '맞춤 의학'의 한 사례로 상업화되고 있는 유전체 검사를 생의료화 이론과 생명 윤리의 틀 안에서 분석하고 그 함의를 제시한다.

이번 워크숍을 개최한 '생명공학의 새로운 정치와 윤리' 연구팀 김환석 국민대학교 교수(사회학)는 "생명과학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그 사회과학적 함의에 대한 연구는 거의 볼 수 없는 국내의 현실에서 본격적인 논의의 장을 마련하고자, 이런 고민을 주도하는 외국의 대표적인 학자를 초빙했다"고 밝혔다.

김환석 교수는 "생명과학에 문제의식을 가진 연구자뿐만 아니라 자연과 사회의 이분법이 허구였음이 드러난 과학기술의 시대에 인문·사회과학의 새로운 방향을 고민하는 이들 또 생명 정치와 생명윤리의 관계에 관심을 가지는 이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분과 학문의 벽을 뛰어 넘는 논의의 장이 열리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워크숍은 21일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서울 성북구 정릉로 국민대학교 경상관 301호에서 열린다.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 동시 통역 서비스가 제공된다.

Information

21세기 생명 정치와 생명 윤리

일시 : 2012년 8월 21일 오후 1시~6시
장소 : 국민대학교 경상관 301호

프로그램 :

13:00 등록
13:25 ∼ 13:30 환영사 / 김환석(국민대학교 '생명공학의 새로운 정치와 윤리' 연구팀 책임자)

13:30 ∼ 15:20 1부

<발표>
Nikolas Rose (King's College London, UK)
"The Politics of Life in the 21st Century"

<토론>
- 채오병 (국민대학교 사회학과)
- 원재연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15:40 ∼ 17:30 2부

<발표>
Jennifer Fishman (McGill University, CA)
"Genomic Risk Assessment in the Clinic and on the Web: The Bioethics and Biopolitics of Personalized Medicine"

<토론>
- 김병수 (국민대학교 '생명공학의 새로운 정치와 윤리' 연구팀 전임연구원)
- 하정옥 (서울대학교 여성연구소 책임연구원)

17:30 ∼ 18:00 플로어 토론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