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마수트라> 읽고 따라 해 본 사람?

[이젠 안녕! 100]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101가지>

2010년 7월 31일 창간호를 낸 '프레시안 books'가 2년 만에 100호를 냅니다.

이번 프레시안 books는 100호 그리고 2주년을 자축하면서 숫자 '100'을 열쇳말로 꾸몄습니다. 또 100호를 내면서 프레시안 books 100년을 상상합니다. 2013년 100주년을 앞둔 일본의 출판사 이와나미쇼텐을 찾아가고, 100년이란 시간을 견딘 서점, 도서관 등을 둘러본 것도 이 때문입니다.

열두 명의 필자는 자신의 추억과 '100'을 엮은 글을 선보입니다. 여러분도 프레시안 books가 펼쳐 나갈 100년을 함께 지켜봐 주세요. <편집자>

한참 전의 일이다. '프레시안 books' 편집회의 중이었는데, 서평을 맡길 책을 얼추 골라놓고는 나머지 책들 중에 혹시 쓸 만한 책이 더 있는지 살펴보고 있었다. 그런데 느닷없이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100가지> 뭐 이런 식의 제목을 달고 있는 책이 눈에 확 들어왔다.

죽기 전에 뭘 그렇게 꼭 해야만 할까, 그렇게 투덜거리면서도 노란색 바탕에 큰 글씨로 구성된 제목이 풍기는 묘한 매력에 끌려서 그 책을 집어 들고는 집으로 가지고 왔다. 하지만 책표지도 제대로 넘기지 않은 채 처박아두고는 그 존재조차 잊어버렸다.

프레시안 books가 100호를 맞이한다. '100'이라는 상투적인 숫자를 화두로 쓴 글들을 모아서 프레시안 books 100호 특집을 만들기로 했다. 나는 필자로 나서달라는 제안을 선뜻 받아들였다. '100'이라는 단어가 회자되었을 때 운명처럼 바로 그 책,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100가지>가 머릿속에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이 책이 이렇게 쓰이려고 내게로 왔었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서 빙긋 웃었다.

이 책을 두었을 법한 곳 몇 군데를 뒤졌는데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다. 급한 마음에 한 인터넷 서점에서 '꼭 해야 할'을 검색어로 국내 도서를 검색해 봤다. 제일 먼저 <초등학교 때 꼭 해야 할! 재미있는 과학실험 365>(아니타 판자안 엮음, 도로시아 투스트 그림, 계림북스 펴냄)가 나왔다. <리셋 코리아: 18대 대통령이 꼭 해야 할 16가지 개혁 과제>(이상동·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김병권·정태인 지음, 미래를소유한사람들 펴냄)가 뒤를 따랐다.

이번에는 '죽기 전에 꼭 해야 할'을 검색어로 다시 검색해 봤다. <한국인,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17가지>(염창환 지음, 21세기북스 펴냄)가 제일 먼저 검색되었다. 이어서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101가지>가 나왔고 그 다음 자리는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88가지>(댄 펜웰 지음, 손원재 옮김, 큰나무 펴냄)가 차지하고 있었다.

내가 기억하는 숫자는 '100'인데, 검색된 책들의 제목 속의 숫자는 '17'과 '101'과 '88'이었다. 가슴이 철렁했다. '100'이라는 숫자만 믿고 청탁을 받아들였는데, 이제 어쩌란 말이냐. 근심이 깊어질 무렵, 그 책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101가지>(리처드 혼 지음, 박선령 옮김, 민음인 펴냄)가 내 앞에 개선장군처럼 나타났다.

▲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101가지>(리처드 혼 지음, 박선령 옮김, 민음인 펴냄). ⓒ민음인

내 책상 위에 겹겹이 쌓여있는 읽어야할 책들 속에 조용히 묻혀있었다. 책 무덤이 나의 사소한 실수로 무너지는 바람에 마치 빙하 속에 숨어있던 극한생명체가 모습을 드러내듯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101가지>가 당당히 그 모습을 드러냈다. 나는 다시 한 번 '100'이 아닌 '101' 앞에 좌절하고 있었다.

애당초 이 책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비록 표지의 강렬함 때문에 호감을 갖고 있기는 했지만, 일단 제목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나는 세상을 대충 살고 싶은 사람이고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고 싶은 소망을 간직한 사람이다. 목표를 세운다거나 배수진을 친다거나 결단을 내린다거나 굳은 결심을 한다거나, 그런 일을 하지 않고 살고 싶은 사람이다. 당연히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꼭 해야 할 일이나 꼭 하고야 말겠다는 일이 내게는 없다. 그냥 하면 하는 것이고 할 수 있으면 하는 것이고 안하면 그만인 것이다. 그러니 일단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밖에.

어쨌든, 마음을 가라앉히고 책장을 넘겼다. 그러자 마음이 조금은 풀렸다. 도대체 뭘 꼭 해야 한다는 것인지 궁금해졌다. 서문에 이렇게 쓰여 있었다.

"했어야만 하는데 결국 하지 못한 일을 후회하기보다는 이미 한 일을 후회하는 편이 낫다. 인생은 삶과 죽음을 잇는 길이며, 여러분이 그 길 위에서 무슨 일을 했는가가 중요하다. 지금부터 시작하자."

우리들에게 원죄를 뒤집어씌우고 참회를 강요하는 것 같아서 뭘 후회하고 뭐가 중요하고 이런 건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뭘 또 '다시 시작하자'는 것도 등 떠미는 것 같아서 싫었다. 다만 '인생은 삶과 죽음을 잇는 길'이라는 것에는 동의한다. 그 사이에서 우리는 나그네처럼 흘러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나는 늘 그렇게 생각하면서 살고 있으니까.

이 책의 사용법과 규칙을 적어놓은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한편 동의하는 구절들도 있었지만, '이 책을 항상 들고 다닌다'라든지 '인내심을 발휘한다'라든가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같은 규칙에는 여전히 마음을 줄 수가 없었다.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101가지'를 완수하기 위해서 필요한 '준비물' 리스트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 넘어갔다. '필독'이라고 겁을 주는 '주의 사항'은 읽어는 봤지만 '이 조건에 동의할 경우 아래에 서명하십시오'라는 문구 아래에 있는 서명란에 서명하기를 거부했다. 자유로운 나그네의 자격으로.

책장을 한 장 더 넘겨서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101가지' 목록을 훑어보다가 소리를 꽥 지르고야 말았다. 100번째 리스트에 '100살까지 산다'가 있었다. 이것은 내 의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따라서 이 항목이 해야 할 일 목록에 버젓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이런 까닭으로 나는 '100살까지 산다'를 내 마음대로 이 책의 목록에서 지워버리기로 했다.

이 책이 나한테 올 때는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101가지'였지만 나는 이 책의 제목을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100가지'로 고쳐서 읽기로 했다. 따라서 이 글은 완벽한 '100'에 관한 글이다.

'100살까지 산다'를 제외한 나머지 100가지 중 나는 몇 가지나 해봤을까 궁금해졌다.

1.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다. (X), 2. 함께 헤엄친다. (X), 3. 상이나 트로피를 탄다. (O), 4. 맨손으로 물고기를 잡는다. (X), 5. 새로운 발견을 한다. (X), 6. 부모님이 안 계실 때 집에서 파티를 연다. (O), 7. 자기 분신을 만든다. (X), 8. 어린 시절의 꿈을 실현한다. (O), 9. 악기를 배운다. (O), 10. 거리에 낙서로 자기 흔적을 남긴다. (X), 11. 토네이도를 쫓아간다. (X), 12. 전시회에 작품을 출품한다. (O), 13. 자기와 이름을 같은 사람을 만난다. (O), 14. 세상에서 가장 큰 롤러코스터를 탄다. (X), 15. 스테이지 다이빙이나 크라우드 서핑을 한다. (X), 16.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린다. (X), 17. 별 의미 없는 물건들을 모은다. (X), 18. <카마수트라>를 연구하고 그 이론을 실행에 옮긴다. (O), 19. 포커의 달인이 되어 카지노에서 많은 돈을 딴다. (X), 20. 분장실에 들어가 위대한 록 스타들과 친분을 쌓는다. (X)

제시된 '해야 할 일' 20가지 중 7가지를 해봤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은퇴한 철학자 '이명현'을 몇 번 만났었다. 한글로는 둘이 이름이 같지만 한자 이름에서는 다른 '현'자를 쓴다. 철학자 이명현은 賢을 쓰는데 내 이름에서는 炫자를 쓴다.

<카마수트라>(바츠야야나 지음, 송미영 옮김, 범우사 펴냄)와 관련해서는 나도 치기어린 젊은 시절 한 때 이 책과 더불어 성장통 같은 것을 겪었다는 것만 밝혀두고 넘어간다. 카지노에 가서 돈을 딸 생각은 없다. 그 돈으로 맛있는 것을 사먹는 편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베스트셀러 작가, 꼭 되고 싶다!!!

21. 인체 실험 대상이 된다. (X), 22. 열기구를 타고 하늘을 난다. (O), 23. 경찰에 체포된다. (O), 24. 우주선 발사 광경을 지켜본다. (X), 25. 사진에 최고의 순간을 담는다. (X), 26. 번지 점프를 한다. (X), 27. 화산이 폭발하는 광경을 본다. (X), 28. 스카이다이빙을 한다. (X), 29. 자신의 우상을 만든다. (O), 30. 5성급 호텔의 최고급 스위트룸에 묵는다. (X), 31. 무중력 상태를 경험한다. (X), 32. 북극광을 본다. (X), 33. 골프에서 홀인원을 한다. (X), 34. 나만의 칵테일을 만든다. (X), 35.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에 출연한다. (O), 36. 전 세계 모든 나라를 방문한다. (X), 37. 성냥 없이 불을 피운다. (O), 38. 야생 동물을 관찰한다. (O), 39. 개 경주를 보러 간다. (X), 40. 비행기를 탈 때 무료 좌석 업그레이드를 받는다. (X)

이번에는 20가지 중 6가지를 해봤다. 내가 대학교에 다닐 때는 쉽게 경찰에 체포될 수 있었다. 초등학교 때 내 우상은 가수 송창식이었다. '송창식 소고'라는 글을 썼다가 경박하다고 혼이 난 적도 있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 이외수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대담 게스트로 출연한 적이 있다. 출연료를 받지 못했는데도 기분이 좋았다. 보이 스카우트 활동을 하면 성냥 없이 불을 피울 줄 알게 된다. 우주선 발사 장면과 북극광을 보고 싶다. 무중력 상태도 경험하고 싶다. 골프를 치지 않으니 홀인원할 일은 없을 것이다.

41. 예전 애인 혹은 배우자와 친구로 지낸다. (O), 42. 과녁을 맞힌다. (X), 43. 지도에 다트 핀을 던져 핀이 꽂힌 지역으로 여행을 간다. (O), 44. 영화 시사회에 참석한다. (O), 45. 고급 식당에서 돈을 안 내고 도망친다. (△), 46. 스쿠버 다이빙을 한다. (X), 47. 소젖을 짠다. (X), 48. 자기 나라가 월드컵 우승을 차지할 때 그 자리에 함께한다. (X), 49. 일식과 월식을 본다. (O), 50. 할리우드 스타의 거리에 새겨진 별에 자기 이름을 써넣는다. (X), 51. 다른 언어를 배운다. (O), 52. 최고의 걸작을 읽는다. (O), 53. 자동차로 미 대륙 횡단 여행을 한다. (X), 54. 자기 분수에 넘치는 비싼 물건을 산다. (X), 55. 결승 골을 넣는다. (O), 56. 근사한 파티에 초대장 없이 들어간다. (X), 57. 세월이 흘러도 인정받는 명작 영화를 감상한다. (O), 58. 좋아하는 곳에서 산다. (X), 59. 마음에 안 드는 직장을 그만둔다. (X), 60. 경찰의 용의자 확인 과정에 참여한다. (X)

이번에는 20가지 중 8가지를 해봤다. △ 표시가 하나 있는데 설명이 좀 필요할 것 같다. 대학원 다니던 시절, 친구들과 어울려서 한강변에 있는 나이트클럽에 간 적이 있었다. 그런데 우리는 돈이 충분히 없었다. 친구 두 명이 자신들이 해결한다면서 나를 포함한 다른 친구들을 먼저 다 내보냈다. 한참 후에 두 친구가 밖으로 나왔는데 돈을 내지 않고 도망을 쳤다는 것이었다. 그 친구들은 지금도 그렇게 주장을 하고 있지만 여러 가지 정황상 의심스러운 구석이 많다. 그래서 일단 △ 표를 매겨 놓기로 했다.

예전 애인과 친구로 지내는 것, 적극 추천한다. 내 생각에 개기일식이야말로 지상 최대의 쇼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강력하게 추천한다. 경찰의 용의자 확인 과정에 참여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자동차로 미국 대륙을 횡단하는 일은 내게는 여전히 로망이다.

61. 짓궂은 장난으로 남들을 골탕 먹인다. (O), 62. 마일 하이 클럽에 가입한다. (X), 63. 전국지 1면을 장식한다. (X), 64. 전속력으로 차를 몬다. (O), 65. 술집이나 바에서 '내가 한잔 살게!'라고 외친다. (X), 66. 플래시 몹에 참가한다. (X), 67. 세계 각지를 방문한다. (△), 68. 다른 사람의 목숨을 구한다. (X), 69. 다양한 표현을 다양한 언어로 배운다. (X), 70. 사전에 등재될 만한 새로운 단어를 만든다. (X), 71. 대담한 섹스를 즐긴다. (O), 72. 이 목록에 실린 일들을 모두 할 수 있을 만큼 많은 돈을 번다. (X), 73. 날짜 변경선 위에 선다. (X), 74. 비행기 조종법을 배운다. (X), 75. 문신이나 피어싱을 한다. (X), 76. 새로운 것을 발명한다. (X), 77. 천문학을 배워 밤하늘 별자리를 읽는다. (O), 78. 빈티지 와인을 마신다. (△), 79. 개인 광고를 보고 연락을 취한다. (X), 80. 해변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낸다. (X)

이번에는 20가지 중 4가지. 좀 저조하다. 대신 △ 표시가 두 개다. 여러 나라를 가봤지만 '세계 각지'라는 기준이 애매하다. 역시 '빈티지 와인'의 기준도 애매해서 △ 표를 해뒀다. 날짜가 찍혀 있는 와인을 빈티지 와인이라고 한다면 O 표를 던질 수 있겠다.

천문학을 배워서 밤하늘 별자리를 읽는 것이 아니다! 별자리 찾기는 아마추어 천문가들이 즐기는 놀이다. 독일 아우토반에서 정신없이 드라이브하던 기억을 떠올리면 지금도 아찔하다. 누구나 자신만의 대담한 섹스를 즐긴다. 나도 예외가 아니다. 마일 하이 클럽에 가입하고 싶다. 비행기 조종법을 배우고 싶은 생각은 없다. 옆자리나 뒷자리에는 타보고 싶다.

81. 술집이나 바에서 출입 금지를 당한다. (O), 82. 자기 집을 짓는다. (O), 83. 한밤중에 알몸으로 수영을 한다. (O), 84. 쓸모없는 물건을 전부 이베이에 내다 팔아 돈을 번다. (X), 85.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에 가본다. (X), 86. 마라톤을 완주한다. (X), 87. 두려움을 극복한다. (△), 88. 특이한 방식으로 결혼식을 올린다. (X), 89. 인스턴트식품은 그만 먹고 요리를 한다. (O), 90. 16마일 하이 클럽에 가입한다. (X), 91. 컬트 웹 사이트를 만든다. (X), 92. 진품 예술품을 소장한다. (O), 93. 모노폴리 게임에 등장하는 술집들을 순례한다. (X), 94. 뭔가 자기 이름을 붙인다. (X), 95, 복수를 한다. (X), 96. 영화에 엑스트라로 출연한다. (X), 97. 캠핑카를 타고 세계를 돌아다닌다. (X), 98. 시위에 참가한다. (O), 99. 자기 죄를 고백한다. (△)

20가지 중 6가지. △ 표 2개. 두려움을 극복한다는 것은 너무 주관적이라 △ 표시를 했다. 자기 죄를 고백하는 것이 자기 성찰이라면 O 표를 던질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성당에서 고해성사를 하는 것이라면 망설임 없이 X 표를 던지겠다. 마라톤 완주를 할 생각은 전혀 없다. 할 수도 없다. 컬트 웹 사이트를 만들기엔 내 열정이 너무 부족하다.

16마일 하이 클럽에는 가입하고 싶다. 모든 것이 내 뜻대로 된다면 복수를 해보고 싶다. 하지만 이 말은 결국 복수할 마음이 없다는 뜻과 같을 것이다. 친구들과 한밤중에 산이 있고 계곡이 있는 모처에서 알몸으로 수영을 한 적이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시도해 보고 싶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홍대 앞 클럽에 들어가려다 제지를 당한 적이 있다. 누구 말대로 늙음은 죄가 아니다, 라고 외치고 싶다.

100. 100살까지 산다. (?)

이건 그냥 넘어가기로 하자.

101. 자신의 유전자를 물려준다. (O)

'100' 같은 '101'번째 '해야 할 일'. 아들 하나와 딸 하나를 두었으니 임무 완수.

나는 여전히 죽기 전에 뭘 꼭 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101가지' 아니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100가지'를 읽으면서 잠시나마 유쾌한 경험을 했다는 고백은 해야겠다. 이것으로 내 인생에서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이런 식의 제목이 붙은 책을 읽는 것도 마지막이 될 듯하다. 즐거웠다. 고마웠다. 하지만 이제 이별이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