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전두환 비자금', 도랑 치고 가재 잡을 수 있을까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전두환 비자금', 도랑 치고 가재 잡을 수 있을까

[이철희의 이쑤시개]<21> <뉴스타파> 최경영 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 씨의 페이퍼 컴퍼니(유령회사) 실체가 드러날까. 자본금 5만 달러, 그러나 발행 주식은 1달러 주식 한 주가 전부인 '블루아도니스코퍼레이션(이하 블루아도니스)'의 실제 소유주는 누구일까.

<뉴스타파>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의 '조세피난처(회피처) 공동 프로젝트'가 진행될수록 세간의 관심은 전재국 씨의 아버지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모이고 있다. 블루아도니스의 설립 시기와 전 씨 일가가 '전두환 비자금 사건'으로 검찰조사를 받은 시기가 맞물리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는, 2004년 7월 8일 설립된 블루아도니스는 아랍은행에 '비밀 계좌'를 만들었다. 아랍은행은 블루아도니스 회계 자료 일체를 위탁받아 특별 관리를 했다. 같은 해 8월 13일 블루아도니스 이사회 결의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단독 등기이사는 전재국 씨이며, 등록된 주소는 현재 재국 씨가 대표로 있는 출판사 '시공사'(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1628-1번지)이다. 재국 씨는 주식 인증서에 자필 사인도 남겼다.

2004년은 '전두환 비자금 사건'으로 나라가 들썩이던 때이다. 차남 전재용 씨가 국민채권 형태로 관리해 온 자금 73억 5000만 원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확인돼 그해 2월 구속됐다. 그리고 5개월 뒤 재국 씨 명의의 페이퍼 컴퍼니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세워진 것이다.

현재 전두환 전 대통령은 2205억 원의 추징금 중 1672억 원을 미납한 상태다. 오는 10월 11일 추징 시효까지 추징되지 않는다면 미납금은 공중 분해된다.

▲ 시민단체들이 지난달 16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추징금 징수'와 '부당 경호 중지'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프레시안(최형락)

전재국 유령회사, 그냥 넘어가나?

지난 4일 팟캐스트 <이철희의 이쑤시개>에 출연한 <뉴스타파> 최경영 기자는 국세청과 검찰의 철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정황상 전두환 씨 비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보이는 블루아도니스 설립 문제는 "그냥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재국 씨가 시간을 벌면서 계좌를 또 만든다든가 국세청이 제대로 밝히지 못할 경우 묻힐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최 기자는 그러나 <뉴스타파> 보도로 "전재국 씨의 유령회사뿐만 아니라, 아랍은행 계좌까지 발견됐기 때문에 국세청이 활동하기에 상당히 편해졌다"며 계좌를 통해 실제로 돈이 얼마나 오고 갔는지 등은 국세청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쑤시개> 진행자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은 <뉴스타파>가 발표한 4차 명단에 전재국 씨가 포함된 것을 보고 '정말, 이제 뭐 하나 나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전두환 추징금' 문제는 검찰의 의지 문제라고 내다봤다. 이 소장은 "검찰이 일단 부딪혀보면 어디선가 내부고발자가 나올 수도 있을 텐데, 아예 시동도 안 걸고 어영부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정 패널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는 "이런 의혹이 있을 때 계좌 추적을 할 수 있도록 법제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거나, 정부 또는 대통령 차원에서 뭔가 할 수 있는 게 있는지 검토해 (사법 당국에)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정부는 국정과제 중 하나로 '지하경제 양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투명한 세정으로 복지 재원을 확충하겠다는 의지 표명이다.

<뉴스타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한국인은 모두 245명이다. 이들이 만든 유령회사를 통해 빠져나간 금액은 현재 추산이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막대한 액수일 것으로 추정된다. 조세피난처 반대운동을 하고 있는 영국의 조세정의네트워크는 한국의 조세피난액이 7790억 달러(원화 888억 원)라고 밝혔다. 중국 1조 1890억 달러, 러시아 7980억 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수치이다.

전두환 "왜 나만 갖고 그래. 우중이도 있잖아~"

김윤철 : 김우중 전 대우 회장도 도망 다닐 때 사실 검찰이 안 잡은 것 아닌가.

최경영 : 김우중 씨와 관련해서 2차 발표 때 유춘식 전 대우폴란드차 사장, 이덕규 전 대우인터내셔널 전무 등 명단에 나온 페이퍼 컴퍼니가 이 사람들 것이 맞는지 의심스럽다.

특히 유춘식 씨 같은 경우는 호텔 커피숍에서 만나 설득을 했다. '이러지 마시고, 대우를 위해서 국가를 위해서 한 번만 말씀을 해주십쇼'라고 할 때 눈빛이 흔들렸다. 그런데도 말을 안 했다.

김우중 씨는 내지 않은 추징금만 17조 원이 넘는다. 우리나라 1위이다. 17조 9500억 원 정도 됐다가 (검찰이) 3000억 원 정도를 찾아냈다. 2001년 '김우중 체포 결사대'가 방배동 대저택에서 시위를 했는데, 저택 소유주가 '아도니스 골프장'이다. '아도니스 골프장'은 김 씨의 부인인 정희자 씨 것이다.

베트남 현지 얘기가 김 씨는 건강 삼아 매일 골프를 친다고 한다. 김 씨는 방배동 대저택과 베트남을 왔다 갔다하며 생활하고 있지만, 17조 원이 넘는 추징금은 그냥 쌓여 있다. 누구도 손을 못 대고 있다.

이철희 : 이분은 늘 피해자인 것처럼 말하던데….

최경영 : 그런데 지금 김우중 씨의 라인이 이 정부의 실세이다.

이철희 : 이한구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가 대우 출신이다.

최경영 : 지금 원내대표인 최경환 씨도 연대 출신으로 김우중 씨와 가깝다.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정책 관련 참모 중에 대우 출신들이 꽤 있다. 백기승 전 대우 전무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으로 가 있다. 김우중 라인들이 아직도 많이 살아 있다.

지난달 30일 <조선일보> 1면 기사가 이례적으로 김우중 씨 인터뷰였다. 이에 대해 '모종의 시그널 아니겠는가'라는 시각도 많이 있다. 이번에 공개된 유춘식 전 사장, 이덕규 전 전무 등은 충분히 기존 매체에서 김우중 관련해 추적보도가 필요한 부분이다. 그야말로 후속보도가 필요하다.

김윤철 : 전두환 전 대통령이 '왜 저만 갖고 그래요'라고 할 만하다. 김우중 씨 추징금이 17조 원이라니….

☞관련기사 : <조선>, 박근혜 코드 맞춰 김우중 띄우기?

▲ <이쑤시개> 출연진, 왼쪽부터 김윤철 교수 - 최경영 기자 - 이철희 소장. ⓒ김유신

* 더 자세한 내용은 프레시안 팟캐스트 <이철희의 이쑤시개> "'전두환 비자금', 도랑 치고 가재 잡을 수 있을까"를 통해 들을 수 있다.

<이철희의 이쑤시개> 바로가기 클릭! http://pressian.iblug.com/index.jsp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