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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에 역행하는 골든브릿지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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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에 역행하는 골든브릿지증권

[민교협의 정치시평] 골든브릿지 유상감자 승인을 반대한다

노동 배제가 심각한 정도를 넘어 극에 달하고 있다. 파업을 했다하면 장기 파업인데 해결될 기미는 조금도 보이지 않는다. 5월 30일 현재 코오롱은 3020일, 영남대 의료원은 2546일, 콜트콜텍은 2310일, 재능교육은 1986일, 쓰리엠은 1466일, 대우자동차판매는 857일, 유성기업은 740일, PSMC(구 풍산마이크로텍)은 570일, JW생명과학은 347일째 농성중이다. 상황을 잘 모르는 사람은 노동조합이 과격하고 극단적이라 그런 것이라 생각하지만 사실과 다르다.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는 자본이 터럭만큼도 양보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가는 자본의 편에 서서 물리적 폭력, 구조적 폭력, 문화적 폭력 등 여러 폭력을 가하고, 이들과 유착관계를 맺고 있는 검찰, 보수언론, 어용학자, 대형교회만이 아니라 시민사회 또한 이들을 배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시민사회가 나서서 문제를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고 조정할 것은 조정하고 연대할 것은 연대해야 한다.

골든브릿지증권도 증권사 노동조합으로는 이례적으로 401일째 농성 중이다. 민교협은 이를 예의 주시하고 이 문제에 대해 지식인답게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분석하고자 공개 토론회를 하고 내부 논의를 하였다. 그 결과 사측에 많은 문제가 있으며 더욱이 증권 유상감사는 전혀 타당성이 없으므로 이를 승인하지 않는 것이 정도라고 판단하였다.

외국 투기자본인 BIH(브릿지 인베스트먼트 홀딩스)는 회사에서 막대한 '자본 빼먹기'를 하고는 2005년에 발을 뺐다. 자기자본 4500억 원, 직원수 850여명, 점포수 42개의 중형증권사를 고율배당과 유상감자, 구조조정 등의 방식으로 5년 만에 자기자본 740억 원, 직원수 140여 명, 점포수 9개의 소형증권사로 축소시켰다. 직원들은 회사 밖으로 내몰렸고, 4000억 원에 육박하는 회사자산은 해외로 유출되었다. 그들은 이에서 멈추지 않고 회사를 청산위기로 몰고 갔다.

2005년에 청산위기를 막아내고 회사를 살린 이들이 노동조합에 소속된 직원들이다. 이들은 투기자본에 맞서서 싸우며 회사를 지켰으며, 구로공단에서 노동운동을 하고 보험노련 홍보부장을 지낸 노동운동가 출신의 성공한 사업가였던 이상준 회장을 새로운 대주주로 맞았다. 노조는 이상준 대표와 '브릿지증권(주) 공동인수와 경영에 관한 약정서'를 체결하였고, 회사를 인수한 이상준 대표는 노사 공동 경영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상준 대표는 회장 취임 이후 그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그는 '공동경영약정'을 이행하지 않았고, 오히려 우리사주조합이 추천한 등기이사를 해임하고, 단체협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했다. 더 나아가 창조컨설팅과 계약을 맺고 노조파괴 공작까지 감행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4월 23일에 골든브릿지 이사회는 1900억 원에서 1600억 원으로 300억 원의 감자를 한다고 결정하고, 이를 주주들에게 배당을 한다고 발표하였다. 지금 유상감자의 주체인 대주주 골든브릿지는 자본잠식률 89%, 부채비율이 7840%에 달하는 심각한 부실을 떠안고 있다. 금융투자업 규정에 따르면 대주주 요건으로 부채비율이 200% 이하일 경우에만 유상감자를 실시할 수 있는데, 그 39배에 달하는 7840%의 부채비율을 안고 있으므로 유상감자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이에 금융위로부터 승인절차를 위임받은 금감원이 금융투자업 규정에 의거해 유상감자 승인신청을 불허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더구나 이번 유상감자가 '대주주의 금융사 빼먹기'의 재탕일 가능성이 현저하다. 이대로 유상감자가 시행될 경우 골든브릿지 주식의 46%를 보유하고 있는 이상준 회장에게 140억 원의 배당이 돌아간다. 이는 전 국민이 공분하였던 브릿지 증권의 유상감자를 통한 자본 유출의 전철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다. 지난 2004년 5월 골든브릿지 투자증권의 전신인 브릿지증권은 유상감자를 단행해 1100억 원에 가까운 금액을 당시 대주주였던 BIH가 회수하도록 했다. BIH는 지난 2002년과 2003년에도 각각 유상감자를 단행해 170∼180억원 규모의 회사 자본을 빼내간 바 있다. 이렇게 자주 자행된 유상감자로 골든 브릿지 증권사는 부실 금융사로 전락하였으며, 국민들은 금융위(당시 금감위)에 '대주주의 금융사 빼먹기' 및 국부유출을 막지 못했다는 질책을 퍼부은 바 있다.

감자된 300억 원은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의 현금과 예치금 등 현금성 자산의 82%에 해당되므로 회사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금액이다. 지난 8일 신제윤 위원장은 한국금융학회과 금융연구원이 주최한 "박근혜정부의 금융정책기조와 과제" 심포지엄에서 "금융사는 특성상 일반 기업과는 달리 공익적인 측면이 있어 차별화된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라며 "금융사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만약 유상감자 승인이 내려질 경우 금융위는 대주주의 금융사 자산 빼먹기를 막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다. 이번이야말로 금융위가 대주주의 금융사 빼먹기를 바로잡아 위상에 걸맞는 권위를 확보하기를 기대한다.

신자유주의 체제 이후 금융의 공공성이 현저히 훼손되었고, 이의 극단적인 모습이 골든브릿지의 유삼감자 시도다. 금융의 공공성이 없이 경제민주화는 불가능하다. 근본적으로는 금융위를 비롯한 감독기관이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독립성을 보장받음은 물론, 시민이 참여하는 위원회에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하여 시민사회의 민주적 참여와 통제 아래 놓여야 한다. 아울러, 제도적 개혁의 방편으로 '유상감자금지법안'을 마련해야 한다.

현 상황에서도 금융의 공공성을 확립할 길은 얼마든지 있다. 금융위가 설립 취지에 맞게 공적 역할에 충실하면 된다. 금융위는 먼저 사안을 지극히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검토해보라. 그러면 이번 유상감사가 전혀 타당성이 없다는 인식에 이를 것이고, 그러면 승인을 불허하면 된다. 그것이 수 백 원의 회삿돈을 회사부실의 책임이 있는 자가 빼먹는 명백한 범죄 행위를 막는 것이자, 회사와 직원을 살리고 시대과제인 경제 민주화와 금융공공성을 달성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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