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언 제조기' 하시모토 "위안부 피해자 발언 신빙성 없어"

외교부 "민망하고 창피스러운 언급" 일축

위안부는 어쩔 수 없었다는 망언으로 국제적인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 시장이 이번에는 강제동원과 관련한 피해자들의 증언에 의문이 생긴다며 일본 정부나 군이 조직적으로 여성을 납치하거나 인신매매한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시모토 시장은 27일 도쿄에서 가진 외신 기자회견 자리에서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은 "신빙성에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다. 또 그는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일본 정부의 책임을 인정하고 사죄한 고노(河野)담화를 만들 때도 일본이 피해자들을 강제로 연행했다는 증언을 뒷받침할 확실한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고노담화는 정치적 타협의 결과"라고 폄하했다.

▲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시장의 망언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하시모토 시장은 27일 도쿄에서 외신 기자회견을 가진 자리에서 위안부 피해자들 증언의 신빙성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하시모토 시장 ⓒAP=연합뉴스

하시모토 시장은 위안부 제도가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에 일본만 비난받는 것은 부당하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2차 세계대전 때 미국, 영국군과 베트남 전쟁 때 한국군에도 전쟁터에서의 성문제는 존재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한국 측에서 이견이 있다면 국제사법재판소에 호소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갈 데까지 가보겠다는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명칭) 문제를 포함해 국제사법재판소 등에서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하시모토의 망언 퍼레이드에 대해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 자리에서 "똑같은 이야기를 유엔총회나 미국 의회에서 한 번 해봐라. 어떤 반응이 나올지"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하시모토 시장이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 문제는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법적 청구권문제가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윤 장관은 "그동안 한일 간에 이루어진 협의 경위를 (하시모토가) 좀 들여다봐야 할 것 같다. 이 문제에 대해 우리는 한일 청구권협정에 의해 협의를 요청한 바 있는데 아직까지 일본이 호응을 해오지 않은 것"이라고 되받아쳤다. 이어 그는 "이러한 문제를 떠나서 (하시모토의) 말들은 국제사회의 상식에 어긋나는 민망하고 창피스러운 언급"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