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릭 벤트렐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최 총정치국장의 방문과 관련해 중국으로부터 어떤 새로운 정보도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중국이 미국에 최 총정치국장의 방문을 미리 통보했고 미국과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또다시 언급하면서 북한에 대한 미중 공조를 재차 강조했다.
▲ 최룡해 총정치국장(왼쪽)이 지난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류윈산(劉云山) 정치국 상무위원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북한이 대화를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답변을 해달라는 요청에 벤트렐 부대변인은 최 총정치국장의 방중 이후 미·중 간 접촉이 없었다며 일단 지켜보겠다는 대답만 되풀이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미대화의 전제조건은 비핵화"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벤트렐 부대변인은 북한은 자신들이 뭘 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국제의무를 준수하고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일부 역시 미국과 마찬가지로 최 총정치국장의 대화 메시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통일부 김형석 대변인은 24일 정례브리핑에서 최 총정치국장이 아직 중국에 있고 양국이 어떤 내용을 논의했는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이에 대해 평가를 내리기는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대변인은 "북한이 책임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나오길 희망한다"며 북한의 변화를 촉구했다.
최 총정치국장의 메시지가 6자회담 복귀 의사를 밝힌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최 총정치국장의 메시지에는) 대화라는 포괄적인 의미만 있지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다"며 판단을 유보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최룡해 "관련국들과 대화 원한다"
앞서 최룡해 총정치국장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국 공산당 서열 5위인 류윈산(劉云山) 정치국 상무위원을 만나 관련국들과 대화에 나서고 싶다고 밝혔다.
중국중앙TV(CCTV)는 최 총정치국장이 "조선(북한) 측은 중국의 건의를 받아들여 관련국들과 대화에 나서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또 최 총정치국장은 북한이 경제를 발전시키고 민생을 개선하며 평화로운 외부 환경을 조성하길 바란다는 뜻을 내보이기도 했다.
류 상무위원은 이날 회담에서 중국이 견지해왔던 기존의 한반도 정책 기조를 강조하면서 북한의 핵 보유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회담에서 "관련국들이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의 해결 원칙을 견지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북한이 관련국과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내놓는 최소한의 성의를 보이면서 최 총정치국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만남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이 일관되게 밝혀왔던 '북한과 관련국들의 대화'를 북한이 수용하면서 어느 정도 중국의 체면을 살려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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