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씨는 10년 전에 허혈성 심질환 진단을 받은 후 관상 동맥(심장 동맥) 우회 수술을 한차례 경험한 바 있으며, 지금은 고혈압과 당뇨, 고지혈증을 해결하기 위해 약물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수술 직후에는 한동안 금연을 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다시 담배를 피우고 있는 상태입니다.
현재 가장 불편한 것은 조금만 걸어도 오른쪽 다리에 저릿저릿한 간헐적인 통증이 생겨서 오래 걸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가벼운 걸음걸이에도 문제가 될 수 있을 만한 정형 외과적인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통증의 원인을 찾기 위해 여러 검사를 시행한 결과 왼쪽 다리로 연결되는 혈관에서는 맥이 잘 촉진되었으나, 오른쪽 다리의 경우 매우 약해져 있었고, 혈류 속도 또한 유의하게 감소되어 있었습니다.
말초 동맥 질환(peripheral artery disease)이란?
말초 동맥 질환은 동맥 경화에 의해 생기는 동맥 혈관 질환의 하나로 관상 동맥 이외에 말초 동맥의 내경이 만성적으로 좁아지면서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동맥이 딱딱해지는 경우 흔히 그러하듯이 말초 동맥과 함께 관상 동맥이나 뇌혈관도 딱딱해지고, 좁아질 수 있습니다. 인구가 약 3억 명인 미국의 경우 약 1000만 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성인에게서 발병 빈도가 높은 질환의 하나라 할 수 있습니다.
말초 동맥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은 간헐적인 통증(intermittent claudication)입니다. 걷기와 같은 비교적 낮은 수준의 신체 활동을 하는 경우에도 통증이 유발되며, 휴식을 취하면 통증이 사라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정상인과 비교할 때 사망률이 2배에서 4배까지 증가한다고 보고되고 있으니 주의해야 함은 물론입니다.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최선의 조치는 예방입니다.
말초 동맥 질환의 주요 위험 인자들
말초 동맥 질환을 유발하는 위험 인자를 열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나이
② 흡연 (2~3배)
③ 당 내성 이상
④ 당뇨
⑤ 고혈압
⑥ 지질대사 이상
⑦ 혈액 점성도 증가
⑧ 혈중 염증 인자 증가
⑨ 혈중 호모시스테인 증가
⑩ 혈중 피브리노겐 증가
위에 열거한 위험 인자들은 관상 동맥 질환이나 뇌혈관 질환의 위험 인자들과 유사합니다. 눈여겨봐야 할 것은 흡연을 즐기는 남성에게서 발생빈도가 매우 높다는 사실입니다. 과거와 달리 여성의 흡연율이 높아지면서 여성에게서 말초 동맥 질환 발생이 증가하는 것도 주목할 만합니다. 당뇨 또한 말초 동맥 질환의 주요 위험 인자이며, 당뇨 환자가 흡연을 한다면 위험성이 증가함은 더 말 할 나위가 없습니다. 고혈압과 대사이상 또한 주요 위험 인자들입니다.
▲ 흡연은 각종 혈관 질환의 중요한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다. ⓒclimateshifts.org |
심혈관 질환 예방 수칙
미국 심장학회가 발표한 다섯 가지 심혈관 질환 예방 수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금연
② 혈압 조절 (일반<120/80, 당뇨, 심장 및 신장질환<130/80)
③ 혈중 콜레스테롤 관리 (저밀도 콜레스테롤<100㎎/㎗, 중성지방<200㎎/㎗)
④ 체중 조절 (체질량지수 18.5~24.9)
⑤ 운동 (최소 1주 4~5일, 40~60분)
위에서도 강조되고 있듯이 금연은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 우선적으로 실행해야 할 중요한 예방 요소입니다. 흡연은 흡연 자체로는 물론 인체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안 좋은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금연의 건강상 이점
건강을 위해 운동을 실천하시거나 실천하려는 분들은 많이 계실 것입니다. 꾸준한 운동 실천을 시작할 계획은 있으시더라도 금연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금연이 자신에게 가져다줄 유익한 점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아래 상황은 금연 후 시간대 별로 나타나는 신체 반응입니다.
① 20분 후 : 혈압 및 맥박이 정상 수준으로 떨어짐
② 8시간 후 : 혈중 산소 농도가 정상화되고 일산화탄소 농도가 감소됨
③ 24시간 후 : 심장 발작 위험도가 감소되기 시작함
④ 2일 후 : 음식 맛을 잘 느끼고, 냄새 맡은 능력도 좋아짐
⑤ 3일 후 : 폐기능이 개선되고 호흡이 쉬워짐
⑥ 3개월 후 : 혈액 순환이 개선되고 폐기능이 30%까지 좋아짐
⑦ 9개월 후 : 폐의 자가 청소 능력이 회복되어 감염 확률이 감소됨
⑧ 1년 후 : 심장 질환의 위험도가 흡연자의 50%로 감소됨
⑨ 5년 후 : 뇌졸중의 위험도가 감소하여 비흡연자와 같아짐
⑩ 10년 후 : 폐암의 사망률이 흡연자에 비해 반으로 감소하고, 암 발병 위험도가 감소됨
⑪ 15년 후 :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가 감소하여 비흡연자와 같은 수준이 됨
말초 동맥 질환의 치료
서두에서 말초 동맥 질환이 간헐적 통증을 일으킨다는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그렇다면 말초 동맥 질환을 치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현재 일반적으로 시도되는 말초 동맥 질환의 치료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위험 인자 조절 : 금연 등
② 약물요법
③ 수술요법
④ 운동 처방: 주당 3~5회 간헐적 걷기(30~50분)와 8~10회의 근력 운동(1~3회)
J씨는 입원 후 혈관검사실에서 트레드밀(treadmill) 테스트를 받으며 혈류 속도를 측정하고, 초음파 검사를 시행하였습니다. 검사 결과 오른쪽 다리에 증상을 유발할 만큼 진행된 말초 동맥 질환(advanced peripheral artery disease)이 확인되었습니다. 진행된 말초 동맥 질환이란 중간에서 심한 정도의 통증이 동반되는 운동 유발성 허혈 (exercise-induced ischemia)이 하지에 나타나는 것입니다. 1차적인 원인은 사지에 충분한 혈류가 공급되지 못하는 것입니다.
J씨의 치료를 위해 운동요법으로 간헐적 걷기가 추천되었습니다. 간헐적 걷기란 정상적으로 걷는 속도로 일정 거리를 걸어간 후 잠시 쉬었다가 다시 걸어가는 방법입니다. 또한 걷기와 함께 강도와 속도를 조절하여 고정식 자전거를 타는 것도 함께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2~5분간 운동을 시행하고, 1~2분을 쉬도록 하되, 다리에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점차 늘려가도록 하였습니다. 25~30분간 지속적인 운동을 할 수 있을 때까지 1주 단위로 운동량을 늘리는 것입니다. 또 현재 85킬로그램인 체중을 줄이기 위해 다이어트를 포함하는 체중 감량 프로그램을 병행하기로 했습니다. 이룰 위해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저콜레스테롤이며 포화지방산이 적은 음식을 선별하여 하루 약 1800㎉가 공급되도록 식단을 준비했습니다.
금연을 시행하고, 체중 감량과 운동 요법을 병행하게 된 J씨는 향후 일상생활 능력이 점차 커질 것입니다. 비록 낮은 속도의 걷기이긴 하지만, 가까운 장래에 하루 20~30분을 쉬지 않고 걸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6개월 정도 지나고 나면, 점차 좋아져서 다리의 통증이 사라지고, 본인 스스로도 건강하다고 느끼게 될 것입니다.
맺음말
요즈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건강하고 활동적인 삶을 위한 웰니스(wellness)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요소를 감안해야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건강 관련 체력의 유지, 균형 잡힌 영양, 심혈관 위험 인자 관리, 건강 관련 인식 및 교육, 스트레스 관리, 암 예방, 약물 남용 금지, 안전, 성적 안전성, 영성 성숙 등등입니다.
여기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 한 가지를 추가 한다면 그것은 바로 금연입니다. 금연은 셀 수 없는 많은 이득으로 우리의 몸을 건강하게 해 줄 수 있습니다. 건강을 위해서라면 당장 금연을 실천에 옮기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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