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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명 넘게 사망"…이집트, 내전으로 치닫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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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명 넘게 사망"…이집트, 내전으로 치닫나

[분석] 군부, 무차별 발포…"근대 이집트 사상 최악의 유혈 사태"

이집트 군부의 사실상 쿠데타로 '아랍의 봄'이 좌절된 이후 주변국들이 우려한 대로 이집트의 상황이 내전으로 치닫고 있다.

'종교 독재'를 펼치던 무슬림형제단은 자기 진영 출신의 무함마드 무르시가 선거를 통해 대통령이 되었다가 지난달 3일 군부에 의해 축출되자 반정부 시위를 주도해왔다. 그 후 군부와 충돌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마침내 16일(현지 시각) 무슬림형제단이 총궐기에 나선 '분노의 날' 시위에 대해 군부가 무차별 발포로 대응해 단 하루 만에 173명이 사망하고 수천 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 중에는 무슬림형제단 의장의 아들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 '분노의 날' 시위에 대한 이집트 군부의 무차별 발포로 173명이 사망한 다음 날인 17일(현지 시각) 이집트 군부가 수도 카이로의 한 모스크에 집결한 반정부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키고 있다. ⓒAP=연합뉴스

"정치적 해결책 못 찾으면 내전 확대"

무슬림형제단이 17일부터 6일간 연속적인 대규모 시위를 촉구하고 있어, 반정부 시위대와 군부의 유혈 충돌이 시간이 갈수록 더욱 증폭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집트 군부의 쿠데타를 사실상 용인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내전 악화를 막기 위해 나섰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의 귀도 베스터벨레 외무장관은 "정치적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 이집트에서 내전이 확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스>는 17일 분석기사를 통해 "미국과 유럽 당국이 이집트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한 노력에 새로운 진전이 있다고 생각한 순간이 잠깐이라도 있었지만,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공화당의 존 매케인과 린지 그레이엄 등 상원의원 두 명이 이집트 군부의 실권자 압둘 파타 알시시를 이집트 현지까지 찾아가 만나 설득했지만 무시만 당했다.

<뉴욕타임스>는 "상원의원들의 중재가 성과 없이 끝난 지난 6일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이후 이집트 군부는 반정부 시위에 대해 잔인한 공격을 퍼부었다"면서 "지금까지 유혈 진압으로 시위대에서 1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고 전했다.

"오바마, 이집트와 동맹 파탄 감수하거나 군부 편들어야 할 판"

<뉴욕타임스>는 "현재 이집트에서 벌어지고 있는 유혈 사태는 근대 이집트 역사상 최악"이라며 향후 전개될 사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뉴욕타임스>는 미국으로부터 연간 15억 달러의 군사원조를 받고 있는 이집트 군부가 미국 정부의 압력을 일축할 수 있는 배경에 대해서 분석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집트 군부가 내전을 자초할 정도로 국민에 대해 끔찍한 유혈 진압에 나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태도가 있다.

오바마 정부가 이집트 군부를 압박하기 위해 합동군사훈련을 취소하기는 했어도 군사원조 중단 카드를 꺼내들지 못했다는 점을 이집트 군부가 냉정하게 계산하고 하는 행동이라는 것.

<뉴욕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은 이집트 군부의 유혈 진압에 대응할 수단이 없는 상태"라면서 "오바마에게 남은 선택은 지난 35년간 중동 평화의 교두보 역할을 해온 이집트와 동맹 관계가 깨질 위험을 감수하거나, 권력 유지를 위해 반대 세력을 무차별 진압하는 군부를 편드는 결과 중의 하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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