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원전에서 일반인 1년 허용치의 2000배에 달하는 초고농도 방사능 수증기가 피어오르고 있으며, 방사능 오염 폐수가 그대로 바다에 흘러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본 정부와 산하 기관들이 노골적인 거짓말과 현황 축소 은폐를 일삼고 있어서,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도 제대로 알 수 없는 것이 더 큰 문제다.
▲ 후쿠시마 제1원전 3호기에서 '초고농도 방사능 수증기'가 분출하는 등 '후쿠시마 공포'가 재연되고 있다. ⓒAP=연합 |
참의원 선거 때문에 공기업 '일단 거짓말'?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원전 관리 공기업인 도쿄전력은 24일 후쿠시마 제1 원전 3호기에서 수증기가 분출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18일과 23일에 3번째 수증기가 발생한 것이며, 시간당 2170 mSv(밀리시버트)의 초고농도 방사능을 지녔다는 것이다.
1mSv는 성인에게 1년간 허용된 방사능 한계치로, 2170mSv는 보호장구를 입은 성인 작업원도 8분 이상 일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도쿄전력은 지난 18일 '방사능 수증기 분출'을 확인하고도 "방사능 수치에 변화가 없다"는 거짓 발표를 한 뒤 말을 뒤집었다.
그 이유에 대해 일각에서는 21일 치러진 참의원 선거에서 집권당인 자민당의 아베 정권의 승리를 위해 일부러 거짓말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참의원 선거에서 아베가 이끄는 자민당은 연정 파트너인 공명당과 합해 정원 232석의 절반을 훌쩍 넘긴 135석을 확보했다.
"지하 통한 방사능 오염 폐수 유출 인정은 처음"
23일에는 도쿄전력이 바다로 방사능 오염 폐수가 지하로 스며든 뒤 다시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도쿄전력이 방사능 오염 폐수가 지하로 스며든 뒤 바다로 직접 흘러들어가고 있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기존의 방사능 오염 폐수의 경로와는 다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번에 발표된 폐수 유출 사태는 기존의 4개 사례와는 매우 다른 것"이라면서 "지금까지는 유출 경로를 확인해 조치를 취했지만, 지하수로 스며든 든 뒤 바다로 흘러들어간다는 것은 통제 불능 상황이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도쿄전력 관계자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은 지하를 통해 바다로 흘러들어간 방사성 오염 폐수가 언제부터 유출이 시작됐고, 얼마나 많은 방사능 오염 폐수가 바다로 흘러들어간지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한술 더 떠 일본의 원자력 규제위원회는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방사능 오염 폐수가 바다로 유입되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인정했다.
원자력 규제위원회의 다나카 슌이치 위원장은 24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기준 이하로 오염된 물을 배출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면서 "도쿄전력만 나서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오염 제거 비용만 57조 원"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의 뒷수습 비용만으로도 원자력 발전이 '비용이 저렴한 발전 방식'이라는 세간의 인식도 달라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 등 현지언론들은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 물질을 제거하는 데만 최대 57조 원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해 후쿠시마 사고 직후 일본 정부가 예상한 10조 원 정도의 추정비용을 크게 웃돌고 있다.
25일 오전 후쿠시마 제1원전 6호기도 냉각장치가 일시 정지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는 등 후쿠시마 원전을 둘러싼 불안감은 일본 국민은 물론 전세계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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