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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사실상 '경제민주화 태업'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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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사실상 '경제민주화 태업' 선언?

"실세들 경제민주화 흔들기 심상치 않다"…부동산 취득세도 인하

정부가 6월 국회 이후 경제민주화 조치가 '일단락' 됐다는 인식을 보여 주목된다. '박근혜 정부 1기 내각'이 정식 출범한 지 100일을 전후한 시점에서, 박근혜 정부의 '보수 본색'이 점차 드러나는 조짐으로 읽힌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취득세 인하 방침도 같은 기조 하에 놓인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 사령탑인 현오석 경제부총리와 추경호 기획재정부 차관은 지난 주말 공개 행사 등에서 하반기에는 '경제 살리기'에 주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잇달아 피력했다. 반면 경제민주화는 기업의 '우려'거리나, '이성적'이지 못한 것이 됐다.

현 부총리는 지난 21일 오후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기업들이 불확실하게 느끼는 부분이 경제민주화와 지하경제 양성화"라며 "이런 우려가 하반기에는 해소됨으로써 경기회복과 연결되도록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지 등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현 부총리는 "여러 비판에 신경 쓰기보다 하반기 경기가 살아나는데 우선적으로 힘을 쏟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전날 추경호 기재부 1차관은 역시 제주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포럼에서 "경제민주화논의가 중소기업에 주름살을 주는 부분도 있고 경제심리가 많이 위축되게 한 부분도 있다"는 부정적 인식을 보였다.

추 차관은 "(경제민주화 법안들이) 4월과 6월 국회를 거치며 급한 것은 일단락된 만큼, 앞으로는 차분히 이성을 갖고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도 했다. 그는 "기업에 부담을 주는 세무조사는 없어야 하고, 경제민주화 논의도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11일 국무회의를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이 헌오석 경제부총리와 나란히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박 대통령 뒤편은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이다. ⓒ뉴시스

정부가 22일 오전 공식화한 부동산 취득세 완화 방침도 경기 부양책의 하나로 평가된다. 앞서 정부 내에서 국토교통부는 취득세 인하를 주장한 반면 안전행정부는 반대 입장으로 맞서 오다 박 대통령으로부터 '현 부총리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 조율된 방향을 결정하라'는 지시를 들은 바 있다.

정부는 이날 세종시 청사에서 기재부와 국토부, 안행부 합동 브리핑을 열고 취득세율을 영구적으로 인하하되 과세표준 구간별 인하 폭 등은 내달 중에 다시 정리해 발표하기로 했다. 정부 입법안은 9월 국회에 제출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앞서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민주화는 대결을 시킨다든지 적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수 차례 되풀이한 이후 나온 것이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국회의 경제민주화 입법이 '과도한' 것이라는 비판으로 읽히기도 했다.

국회는 이른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법 등 경제민주화 법안을 다수 처리하긴 했지만, 신규 순환출자 금지법과 재벌총수의 중대 범죄에 대한 양형을 강화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개정안, 금융회사 대주주의 적격성 심사를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 등은 줄줄이 계류 중이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은 이미 통과된 법마저 '문제가 있다'며 'A/S 입법'을 하겠다고 하고 있다. 지난 1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간사를 지낸 새누리당 이현재 의원이 대표적이다. 이 의원은 'A/S 입법'과 관련해 "통과된 경제민주화 법안을 현실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는 경우가 많다"며 "부작용은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21일 밝혔다.

이에 대해 야당에서는 "경제민주화 법안의 무력화를 시도하려는 것은 아닌지 매우 의심스러운 행태"라고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집권세력 핵심들의 경제민주화 비토가 심상치 않다"며 "여당 최고 실세들은 대통령의 약속과는 반대로 지금 경제민주화를 폐기하려는 움직임을 노골화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취임 반 년도 안 돼 박근혜 정권의 본색이 드러나는 것이 아닌지 국민은 혼란스럽다"면서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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