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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식 '선군정치', 美에 전작권 전환 재연기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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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식 '선군정치', 美에 전작권 전환 재연기 요청

국방부 "안보상황 고려해 전환 점검하자 제의했다" 시인

국방부가 오는 2015년 말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시기를 재연기해 달라는 요청을 미국 측에 했던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국방부는 전작권을 2015년 환수하기로 한 계획인 '전략동맹 2015'가 아직 유효함을 재확인하면서도 "심각해진 북핵 문제 등 안보 상황을 중요한 요건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혀 사실상 이를 인정했다.

<연합뉴스>는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가 16일(현지시간) "한국 정부가 전작권 전환 재연기를 최근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양국 정부가 이 문제에 관해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국 국방부 고위관리도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2015년 말 전작권 전환이 이뤄지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그런 것은 아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리는 '현재로서는 2015년 전환을 목표로 추진 중'이라면서도 이같이 말했다는 것이다.

한국이 미국 측에 이같은 의사를 타진한 통로는 김관진 국방장관과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 간의 직접 대화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장관은 지난달 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2차 아시아안보회의, 일명 '샹그릴라 대화'에 참가해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가진 바 있다.

국방부는 17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국방부는 "전작권 전환 준비는 한미 간에 합의한 '전략동맹 2015'에 근거해 추진 중에 있다"면서도 "국방부는 '2013년 전반기에 심각해진 북한 핵 문제 등 안보상황을 중요한 조건으로 고려하면서 전작권 전환 준비를 점검해 나가자'고 미 측에 제의해, 한미 간 논의 중에 있다"고 했다.

지난 2010년 10월 채택된 '전략동맹 2015'란 당시 2012년 4월까지였던 전작권 전환 시기를 2015년 12월로 늦추고, 이에 따라 한미 쌍방이 추진해야 할 각종 군사적 조치와 보장 등을 포괄한 것이다. 즉 국방부는 '현재로선 기존의 계획이 유효하지만, 안보 상황 등을 고려해 전환 시점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을 미 측에 던진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국방부는 보도자료에서 김 장관이 전환 연기를 요청했다는 보도를 시인한 것인가, 부인한 것인가'라는 취지의 질문에 대해 "제가 설명하기는 애매하다"면서 "보도자료를 보시라"고만 하기도 했다.

▲김관진 국방장관(자료사진). ⓒ연합뉴스

박근혜 정부,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더니…

한국 측이 전작권 전환 연기를 제안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앞서 일관되게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던 박근혜 정부의 입장에서 크게 달라진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공약에서 "2015년 전시작전권 전환(을) 차질없이 준비"하겠다고 했었고, 지난 2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국정과제·목표 발표 당시 "전략동맹 2015에 근거해 식별된 과제를 차진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도 4월 대통령 업무보고 당시 "전략동맹 2015에 따라 2015년 12월을 목표로 전작권 전환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5월 2일 국방부가 국방 분야 국정과제 33개를 선정해 발표할 때에도 이같은 입장에는 변함이 없었다.

다만 지난 5월 방미 당시 박 대통령은 한미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핵 및 재래식 위협에 대한 대북 억지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러한 맥락에서 전작권 전환 역시 한미 연합방위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준비하고 이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같은 자리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양국은 오는 2015년 전작권 전환을 위한 작업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고 전환 시기를 못박아 말한 것과는 달랐다. 당시 북한발 위기가 고조되면서 보수세력을 중심으로 '전작권 전환 연기'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있었던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왔다.

전작권 전환 사안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입장 변화에는 김관진 장관과 남재준 국정원장,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군 고위장성 출신 참모들의 목소리가 일정 정도 영향력을 미쳤으리라는 것이 일반적 관측이다. 특히 김 장관과 남 원장은 군 내에서도 '보수 군심(軍心)'의 대변자로 알려져 있다. 김장수 실장은 지난 4월 18일 국회에 출석해 "안보상황이나 인수준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여유를 갖고 검토할 수도 있다"고 하기도 했다.

실제로 청와대는 이 사안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이 '전작권 전환시점 연기 요청'임을 부인하지 않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실을 찾아 "미국 측에, 국방부가 '논의해 보자'고 제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같은 "요청"의 배경으로 금년 들어 북한 관련 상황에 변화가 많았다는 점을 들고 있다. 특히 이날 나온 국방부의 입장이 박 대통령의 방미 당시 관련 발언과 맥을 같이한다는 해석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이 '전환 연기'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음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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