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美 NTSB "아시아나 사고, 기계 결함 핑계대지 말라"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美 NTSB "아시아나 사고, 기계 결함 핑계대지 말라"

"충돌 34초 전 고도와 속도 낮은 것 알고 왜 방치했나"

아시아나 항공 샌프란시스코 착륙사고의 원인을 사실상 '조종사 과실'로 몰아가고 있는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사고 당시 조종사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폭로'하듯 연일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하고 있다.

NTSB의 데버러 허즈먼 위원장은 1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사고 당시 기장이 즉각적인 비상탈출을 막았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혔다.

허즈먼 위원장은 "탑승객 전원은 90초 내에 탈출할 수도록 만들어져 있으나, 90초 동안 비상탈출용 슬라이드가 설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 샌프란시스코국제공항에서 착륙사고를 일으킨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조종사들은 충돌 34초전 고도 500피트에서 속도에 문제가 있는 것을 알고도 왜 착륙을 포기하지 않았을까. ⓒAP=연합

"전자제어장치 고장났다고 해도, 안전착륙 능력 있어야"

NTSB는 비상탈출을 지연시킨 기장의 판단에 대해서도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정말 중요한 점은 '조종사 과실' 여부에 대한 추가 발표다.

NTSB는 사고 원인의 하나로 제기된 오토스로틀(자동출력장치) 결함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착륙에 필요한 적절한 속도를 유지해주는 오토스로틀이 사고 당시에 작동상태였다는 것은 이미 확인됐다. 다만 NTSB는 오토스로틀이 작동된 상태에서 기체가 왜 목표 속도에 한참 미달한 상태가 됐는지에 대해 "조사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사고기는 목표 속도보다 64km나 낮은 속도로 바닷가로 길쭉하게 나온 활주로에 진입하다가 방파제에 부딪쳤다.

문제는 오토스로틀에 결함이 있었다고 해도 목표 속도에 미달한 상태에서도 왜 착륙을 포기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항공 운항 규정에 따르면, 착륙을 앞두고 적절한 속도가 유지되지 않으면 착륙을 포기하도록 되어 있다. 사고기를 제작한 보잉 사의 웹사이트에는 "500피트 상공에서 올바른 속도를 유지하지 못하면 착륙을 포기하라"는 권고 규정이 게시돼 있다.

하지만 사고기 조종사들은 충돌 1.5초 전까지 착륙을 포기하지 않았다. 허즈먼 위원장이 이끄는 NTSB 조사팀은 "왜 500피트 상공, 충돌 34초 전에 이미 목표 속도에 미달한 상황이라는 점을 인지하고서도 왜 착륙 7초 전에야 속도를 높이라는 외침이 나왔는지"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NTSB는 사고 당시 조종사들이 착륙을 너무나 뒤늦게 포기하려했던 점에서 사고의 핵심원인을 '조종사 과실'에 두고 있다. 다만 '왜 그렇게 됐는가'에 대한 의문은 아직 풀지 못했기 때문에 종합적인 최종 결론만 미루고 있을 뿐이다.

당시 강한 불빛에 "눈 앞이 안보였다"는 기장의 진술이 있었지만, 허즈먼 위원장은 "불빛 때문에 눈 앞이 안보였다는 것이 사실이어도 그것은 순간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NTSB와의 면담조사에서 사고기 기장은 "500피트 상공에서 고도가 낮다는 것을 경고하는 활주로 신호등을 보았으며. 당시 비행 속도가 너무 낮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진술했다.

허즈먼 위원장은 "전자제어장치가 기능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조종사들은 안전하게 착륙시킬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원장은 "조종사들은 속도처럼 중요한 요소를 포함한 비행 상황의 모든 면을 점검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비상탈출 지연시킨 기장의 판단도 조사"

한편, <블룸버그> 통신이 NTSB의 발표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사고 당시 기체의 꼬리 부분이 떨어져나가면서 동체 착륙의 충격으로 12명의 승무원 중 두 명이 자동으로 부풀어오른 비상탈출 슬라이드에 몸이 끼어 꼼짝 못하는 상태였고, 기체 뒷부분에 있던 승무원 4명 중 당초 알려진 2명이 아니라 3명이 기체 밖으로 튕겨져 나간 상황이었다.

그러나 기장은 승무원들에게 승객들에게 그대로 자리에 있게 하라고 지시해 비상탈출을 막았다는 것.

허즈먼 위원장은 "기체 바깥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승무원의 보고가 있고서야 상황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허즈먼 위원장은 비상탈출을 지연시킨 조종사들의 결정에 대해 "조종사들은 탑승객의 안전한 탈출을 위해 구급요원들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는 쪽을 택하기도 한다"면서 "하지만 조종사들은 기체의 앞부분에 있고, 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