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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3개월 전에도 비슷한 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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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3개월 전에도 비슷한 사고 있었다"

공정위원장 "아시아나 사고, 부실한 위험관리 경종"

"앞으로 원인 규명 절차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참사는 우리의 위험 관리에 경각심을 일깨워 주고 있다."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이 8일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써 주목을 받고 있다.

노 위원장은 이 글에서 "최근 일어난 (포스코)제철공장 화재, 원전 불량품, (삼성전자)불산 유출 등 한국의 내로라하는 간판기업에서 이런 일들이 벌어지니 뭔가 불안하게 느껴진다"면서 "효율경쟁이 안전투자 소홀을 초래한 것인지, 아니면 장기독점이 방심으로 흐른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아시아나 항공 여객의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착륙사고도 대기업의 효율 경쟁이나 독과점에 따른 방심이 근본 원인일 수 있다는 시각을 공정거래위원장이 보인 것이다.

▲ 지난 6일(현지시간) 아시아나항공 보잉 777 여객기가 꼬리가 잘려 나간 채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착륙했다. 지난 4월 인천공항에서도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비슷한 사고를 일으켰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AP=연합
"샌프란시스코와 비슷한 사고 여러 차례"

노 위원장은 "안전관리는 기업의 핵심 경쟁요소"라면서 "우리가 세계 '톱' 수준에 갈수록 한 치의 오점도 남겨서는 안된다. 이번 사태를 교훈삼아 이완된 마음을 재차 다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노 위원장은 과거 독일의 한 전문가가 한국의 국적기의 안전 수준을 불신한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노 위원장이 1996년경 독일재경관으로 근무할 때 독일 통일과정에서 핵심역할을 한 모 교수를 국내 세미나에 초청했는데, 이 교수가 안전을 이유로 한국 국적기를 타지않겠다면서 스위스에서 출발하는 독일 국적기를 타고 왔다는 것이다.

그 이후 국내 항공사의 안전 수준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하지만 샌프란시스코 사고는 아시아나는 물론 국내 항공사 전반에 걸쳐 이미지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인명피해가 없었지만 샌프란시스코 사고처럼 여객기 꼬리가 부서지며 대형참사를 빚을 뻔했던 비슷한 사고가 있었으나 쉬쉬하며 덮었던 사실도 드러났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4월 중국 하얼빈에서 출발한 A320 여객기가 인천공항에 착륙 도중 꼬리 부분이 파손돼 100억 원이 넘는 수리비가 들어간 일이 있었다. 당시 다친 승객은 없었지만 기장은 권고사직됐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08년에도 김해공항 착륙 도중 여객기가 꼬리 부분을 활주로에 부딪치는 유사한 사고를 일으켰던 것으로 드러났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9일 <프레시안>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른바 '테일 스키드(tail skid)' 유형의 사고들이 몇 번 있었으며 국토교통부에서 조사 중"이라고 시인했다.

'불길한 조종사 조합', 조종미숙 불렀나

샌프란시스코 사고의 경우 기장 역할을 한 이강국 조종사는 보잉 777 기종 운항 경험이 적어 일종의 연습기간인 '관숙비행' 중이었고, 샌프란시코 공항에 착륙해보기는 처음인 것이 알려졌다. 또 해당 기종에 경험이 풍부해 '교관' 역할을 한 이정민 부기장도 불과 한 달 전에 이 기종의 교관 자격을 취득해 첫 '교관' 역할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때문에 일각에서는 "관숙비행 중인 기장, 처음으로 착륙해보는 공항, 가장 까다로운 활주로, 첫 교관 역할 등 불길한 조합이 사고로 이어진 게 아니냐"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사고가 나니까 사후에 짜맞추기 식으로 어떤 말도 나올 수 있다"면서 "객관적으로 충분한 자격을 가진 사람들이 운행한 것이지, 조종미숙이라고 섣부르게 판단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충돌 7초 전'까지 조종사들은 목표속도에 크게 미달해 추력을 상실한 상태로 기체가 급강하하고 있다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조종사 과실로 몰아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관제탑의 실수나 자동착륙유도장치(글라이드 슬로프)가 작동하지 않은 상황을 사고 요인으로 거론하기도 한다.

국내 공항 착륙은 목숨 걸어야 돼?

하지만 이런 논리라면 국내 공항에 착륙하는 여객기에 탄 탑승객들은 언제 큰 변을 당할지 모르는 일이다. 9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국내 국제·국내공항 총 15개 중 국제공항 2개, 국내공항 3개 등 총 5개 공항에 글라이드 슬로프가 없다.

국제공항은 양양, 광주국제공항이며 국내공항에는 울산, 포항, 사천 등 3개 공항에 글라이드 슬로프가 없다. 이런 공항은 샌프란시스코보다 위험한 활주로가 많다.

또 글라이드 슬로프가 있는 공항의 경우도 날씨가 좋으면 작동시키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의 자동착륙유도장치가 가동되지 않은 상황이 사고의 주요 요인이라면, 국내 공항이 더 위험하다는 말이 된다.

샌프란시스코 사고가 조종미숙으로 확인되면 장기적으로 아시아나항공은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이미 심상치 않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2분기 연속 적자 아시아나, 극성수기 대형사고로 중대 위기

사고 소식이 전해진 후 첫 개장한 어제 코스피 시장에서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한때 10% 가까이 빠지다가 5.76% 급락한 채 마감했다. 거래량이 평소의 20배가 넘는 등 손바꿈이 심한 모습을 보였으며, 이미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과 금호석유화학 등 금호아시아나 그룹주들도 동반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정말 우려되는 것은 당장의 손실액이 아니라, 향후 영업에 지속적으로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다.

이번에 추락한 항공기 탑승객의 절반이 미국으로 가는 중국인 환승객들인데 사망자 2명이 모두 중국인이고 부상자 절반이 중국인 환승객이다. 이때문에 미주 노선의 주요 고객인 중국인 환승객 수요가 상당히 줄지 않느냐 우려가 나온다.

올해 들어 1, 2분기가 연속 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 실적이 더 악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대두된다.

사고가 발생한 시점도 큰 악재가 되고 있다, 7, 8월은 1년 중 극성수기에 해당하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국내 항공업계는 상반기에 지속된 북한의 위협, 엔화 약세 등의 영향으로 일본인 관광객 등이 크게 줄며 실적 악화에 시달렸는데, 또다시 극성수기를 맞아 대형 악재를 만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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