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安 '노동 가치 존중'은 진보 정치와 통한다"

"'진보적 자유주의' 특별한가…정책·비전 중심 선거 연대 적극 추진"

진보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가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표방한 '진보적 자유주의'에 비판적인 평가를 내놓으면서도, '노동 가치 존중'에 대해서는 환영할 일이라고 논평했다.

두 정치 세력 간의 연대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는 가운데여서 눈길을 모은다. 심 원내대표는 내년 지방 선거 등 선거 전략에 대해서는 "정책과 비전을 중심으로 한 연대는 세력과 개인을 불문하고 적극적으로 해나간다는 원칙이 있다"고 말했다.

심 원내대표는 7일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안 의원의 '진보적 자유주의'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경제 민주화가 시대정신이 된 상황에서 진보적 자유주의가 뭐 특별한 의미는 아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심 원내대표는 "그 동안 정치인들이 이야기한 진보적 자유주의는 사실 실체가 없었다"며 "오히려 이른바 정치적 주소가 불분명한 중도를 표방할 때 많이 사용된 단어, 개념"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심 원내대표는 "제가 관심 있는 것은 과연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고 국민의 사회적 기본권으로서 노동권을 바로세우는 것이 국가의 중요한 임무라고 생각하는, 노동권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느냐"라며 안 의원 측이 제시한 '노동 중심'이라는 가치에 대해서 "진보 정치가 마중 나갈 수 있는 범위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공감을 표했다.

그는 "안 의원처럼 언론의 주목을 받는 사람이 없는데, 제도화된 권력은 아직 미미하지만 국민들이 충분한 정치적 권력을 주셨다고 생각한다. 안 의원에게 준 그 권력은 새 정치 하라고, 정치 개혁에 온몸 던지라고 주신 그런 권력"이라며 "(안 의원이 '스텝 바이 스텝'이라고 했는데) 그 방향으로 스텝이 향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심 원내대표는 정치 개혁의 중요한 의제로 국회 내 교섭 단체와 비교섭 단체 간의 문제를 들며 "국회 교섭 단체가 법 위에, 국회의장 위에 군림하면서 국회를 주도하는 것이야말로 '슈퍼 갑'"이라고 비판했다. "민의의 전당에서 민의를 원천적으로 왜곡하는 질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부터 개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결정을 다시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이미 양당 체제는 무너졌다. 새로운 정치 질서의 요구에 밀려가고 있는 것"이라며 "안철수의 존재 때문에 정치 개혁 의제는 항상적 의제가 됐다"고 말했다. 단, 정치 개혁 문제에 대해 안 의원 쪽과 공동 토론회 등을 열 계획이 없냐고 기자들이 물은 데 대해서는 "그 분(안 의원)이 워낙에 '스텝 바이 스텝'을 강조하니까 방향이 맞는지 안 맞는지 봐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자신이 제안한 '결선 투표제 연대'에 대해 "안 의원도 정치 주도 세력의 교체를 이야기했는데 그 교체를 누가 하느냐, 국민이 하는 것"이라며 "정치 주도 세력의 교체를 국민들께서 공정하게 관리하게 하자는 것이 결선 투표제"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덜 나쁜 선택을 하고 싶은 국민들의 열망, 그것도 소수당에 양보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선택하게 하고, 정치 질서 재편 과정을 국민들이 관리하도록 하는 것이 결선 투표제"라고 취지를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내년 지방 선거 등의 계기에 안 의원과의 정치적 연대 가능성이 열려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는 웃으며 "요즘 우스갯말로 '알 수 없는 3가지'가 있다고 하는데 제가 어떻게 아느냐"며 빠져나갔다가도 "내년 선거에서 저희는 당연히 적극적인 선거 연대를 모색해나갈 생각"이라면서 "(진보정의당은) 정책과 비전을 중심으로 한 연대는 세력과 개인을 불문하고 적극적으로 해나간다는 원칙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진보정의당이 어떤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서라도 내년 선거 시기 선거 연대를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