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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도청 어디까지? 한국 포함 동맹국 대사관도 표적

집중 사찰 드러난 독일 등 EU "우리가 테러리스트냐"

'세기의 고발자' 에드워드 스노든의 거침없는 폭로에 영국의 <가디언>, 미국의 <워싱턴포스트>에 이어 독일의 권위있는 시사주간지 <슈피겔>까지 가세했다.

지난 주말 독일은 물론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유럽연합(EU) 본부와 워싱턴 주재 EU 사무소까지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사찰 대상이었다는 <슈피겔>의 보도로 유럽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 <슈피겔>은 최근 "미국의 사찰로 독일 안보가 위태롭다"는 경고성 기사를 내보낸 뒤에 본격적인 폭로 보도에 나선 모습이다.

바로 뒤이어 <가디언>은 EU 사무소는 물론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38개 워싱턴 주재 대사관들도 NSA의 도청 대상이었다고 폭로했다. 여기에는 한국 대사관도 포함됐다. 이번 폭로 역시 모두 스노든이 제공한 '톱 시크릿' 문건을 근거로 한 특종보도들이다.

▲ 홍콩의 한 인권운동가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공약 위반에 분노해 NSA 사찰 프로그램에 대한 폭로를 결심했다는 에드워드 스노든을 대비시킨 사진을 들고 있다. ⓒAP=연합

2010년 '표적 목록' 한국 등 38개국 주미 공관

<가디언>에 따르면, NSA는 뉴욕의 EU사무소와 워싱턴의 EU 대사관을 사찰하고 있다. 스노든의 제공한 한 문서에는 38개의 주미 대사관과 공관을 '표적'이라고 묘사한 목록이 담겨 있다.

<가디언>은 "이 문서에는 개별 표적마다 통신장비나 통신케이블에 도청장치를 심거나 특수안테나로 통신내용을 감청하는 등 온갖 도청 수단들이 동원된 현황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충격적인 것은 이 표적들이 전통적으로 미국의 적국이라고 여겨지는 나라들이나 중동처럼 민감한 지역에 있는 국가들뿐이 아니라는 점이다. EU의 공관, 프랑스와 이탈리아, 그리스 등 수많은 미국의 동맹국들의 대사관들이 포함된 것이다.

<가디언>은 "표적이 된 동맹국들에는 유럽 뿐 아니라, 일본, 멕시코, 한국, 인도, 터키 등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2010년 9월 현재의 상황을 반영한 이 목록에는 영국, 독일 등 다른 서구 유럽국가들은 나타나 있지 않았다.

"독일은 매달 5억 건 통신 감청 당해"

하지만 유럽을 상대로 한 사찰은 대사관 등 해외공관을 넘어서는 광범위한 것이다. <슈피겔>은 "독일도 NSA 사찰의 주요 표적"이라면서 "매달 5억 건의 통신 내역을 감청당했다"고 전했다. 독일에 대한 감청량은 같은 사찰을 당한 프랑스보다 10배 가량 집중된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정상회담과 각료회의 등이 열리는 브뤼셀 EU 본부 건물에 대한 일부 도청 행위의 근거지가 인근 나토본부 내에 있었다.

뉴욕 유엔 본부에 있는 EU 사무소에 대한 사찰은 도청은 물론, 표적이 된 컴퓨터의 하드 드라이브를 통째로 복사하는 행위까지 포함됐다.

워싱턴에 파견된 EU 사절단에 대한 도청을 위해서 EU대사관 직원들을 상대로 전자장치나 안테나 등을 통한 각종 도청 방법이 동원되기도 했다.

<슈피겔>은 "NSA는 유럽 시민들에 대한 사찰뿐 아니라, EU기관들이 입주해 있는 건물에 대해서도 도청을 했다"고 전했다.

"EU회원국들 의견 차이 관련 정보 수집 목적"

사찰 목적도 테러와 중범죄 방지라는 미국이 주장해온 '감청 목적'과도 거리가 멀었다.

<가디언>은 "문건들에 따르면, 워싱턴 주재 EU 대사관에 대한 도청 목적은 국제현안에 대한 EU 회원국들의 의견 차이 등 관련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것임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스노든의 제공한 이번 문서들만으로는 외국 공관들에 대한 사찰이 NSA 단독 행위인지, FBI와 CIA도 포함돼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전했다.

이번 폭로로 유럽의 분노는 심각한 수위로 치닫고 있다. 이미 NSA가 유럽의 동맹국들에 대해 광범위한 사찰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유럽의 분노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짐작했던 것보다 훨씬 지속적이고 광범위한 도청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 폭로됐기 때문이다.

"동맹국을 냉전시대 적국 취급하는 행위"

독일의 법무장관 자비네 로이트호이서슈나렌베르거는 "이 폭로가 사실로 확인된다면, 미국의 행위는 냉전시대 적대국에 대해 한 활동을 연상시키는 것이다. 미국이 유럽을 적 취급하는 것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느냐"면서 미국 정부에 해명을 요구했다.

룩셈부르크의 외교장관 장 아셀보른은 "미국은 모든 것을 대 테러 활동의 일환이라고 정당화한다"면서 "EU와 외교관들이 테러리스트는 아니다. 이런 행위를 즉각 중단하겠다는 최고위 수준의 보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햇다.

유럽의회 의장 마르틴 슐츠는 "매우 우려되고 충격적"이라면서 "이번 의혹에 대해 미 당국으로부터 완전한 해명과 신속한 정보 제공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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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외교장관 로랑 파비위스도 "이번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EU집행위원회는 최근 추진된 미·EU간 자유무역협정(FTA)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비안 레딩 EU 법무집행위원은 "우리의 파트너가 우리 협상 기구에 대한 스파이 활동을 했다는 의심이 아주 약간이라도 든다면, 협상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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