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구글·페이스북도 NSA 감시망…美 최고 정보기밀 폭로"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구글·페이스북도 NSA 감시망…美 최고 정보기밀 폭로"

"북한은 한국과 함께 감시 청정지역 …무시 대상? "

전세계의 모든 전화와 컴퓨터망, 심지어 '사생활 보호'에 철저하다는 구글, 페이스북에 올린 개인정보와 기록 서버조차 미국 정보기관에 직접 접속되고 있다는 사실이 내부고발자에 의해 최고등급의 기밀문서와 함께 폭로됐다. 해당 기업들은 "협조하지 않았다"고 부인하지만, 협조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들도 속속 드러나고 있어 당황하고 있다.

이 내부 고발자는 스스로 언론에 자신을 공개하면서 '순교자'의 결연한 의지까지 보이고 있다.

<가디언>과 함께 내부고발자의 제보로 특종을 터뜨리고 있는 <워싱턴포스트>는 9일(현지시간) "미국 국가기밀 폭로 역사상 이번처럼 '톱 시크릿' 정보를 유출한 내부고발자가 스스로 신분까지 공개한 경우는 전례를 찾기 어렵다"고 전했다.

내부고발자의 신분공개까지 특종 인터뷰를 한 <가디언>은 "에드워드 스노든은 대니얼 엘스버그와 브래들리 매닝과 함께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내부고발자"라면서 "그는 세계에서 가장 비밀스러운 조직 중 하나인 NSA의 기밀을 유출했다"고 지적했다.

(☞관련 기사: 극비정보망 '에셜론' 구멍…제2의 '위키리크스')

▲ NSA가 전세계를 상대로 수집한 정보량의 분포도를 보여주는 지도. <가디언>이 입수해 폭로한 NSA의 기밀 자료 중 하나.

인터넷망 오가는 모든 기록은 '프리즘'에 포착

<가디언>에 따르면, NSA는 미국 최대 통신업체 버라이존의 모든 전화 통화를 엿듣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나아가 암호명 '프리즘'이라는 별도의 프로그램은 주요 인터넷업체를 이용하는 외국인들의 인터넷 기록을 수집하고 있다. NSA는 필요하다면 특정 개인의 IP 주소까지 파악할 수 있다.

NSA가 전세계에서 수집한 정보들로부터 의미있는 데이터를 뽑아내는 프로그램인 '국경없는 정보원(BI)'라는 데이터처리 도구는 NSA가 미국에 위협을 주는 지역들을 어느 곳으로 보고 있는지 그대로 보여주는 지도까지 작성했으며, 이것도 이번에 폭로됐다.

정보수집 집중된 '빨간색' 지역들

이 프로그램에 따르면, 2013년 3월 30일간에 걸쳐 NSA가 컴퓨터망을 통해 전세계 970억 건의 정보를 수집했으며, 미국에서만 30억 건을 수집했다.

지역별로 보면 이란이 140억 건으로 가장 많은 정보가 수집된 곳이다. 파키스탄이 135억 건으로 뒤를 잇고, 요르단이 127억 건으로 3위다. 이들 모두 지도에서는 가장 정보 수집이 활발한 '빨간색'으로 표시됐다.

이집트는 76억건, 인도는 63억 건으로 '빨간색'에 이어 정보 수집이 활발한 곳을 의미하는 '오렌지 색'으로 표시됐다.

흥미로운 것은 미국 본토도 세번째 정보 수집이 활발한 '노란색'으로 표시된 반면 이란과 함께 '악의 축'이라는 북한은 한국, 일본 등과 함께 '정보 수집 청정지역'을 의미하는 녹색으로 나타난 것이다. 미국이 북한을 위협적인 존재로 본다는 것이 '과장된 쇼'라는 것을 드러낸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합법적 활동" 강조한 미국 vs "견제장치 사실상 없다"

이번 NSA 정보감시 프로그램이 존재한다는 폭로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시인을 하면서도 어디까지나 "국가안보를 위한 합법적 활동"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의 제임스 클래퍼 국장도 "미 비밀해외정보감시법원(FISA)의 승인을 받은 합법적 행위"라면서 "프리즘은 미 국민의 안전과 국가안보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중요한 수단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클래퍼 국장은 국가기밀의 언론 유출과 관련한 범죄 수사를 법무부에 정식으로 요청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는 "합법적인 국가 활동"이라는 주장에 대해 "의회는 정부의 정보 수집 활동을 제대로 감시할 여력이 없고 법원은 정부의 요구를 대부분 들어주는 '고무도장'에 불과하다. FISA는 지난해 1789건의 감청 요청 중 단 한 건만 거부했다"고 그 허구성을 지적했다.

나아가 신문은 "상원의원 시절 부시 행정부의 정보 감시 행위에 비판적이던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 후 철학이 변했다"고 꼬집었다.

"개인이 다칠 자료는 공개 안해, 감시망 투명성 확보가 목표"

내부고발자 에드워드 스노든(Snowden.29)은 정보처리 전문가로 국가안보국(NSA)을 거쳐 현재 세계적인 컨설팅업체 부즈앨런해밀턴에서 일하고 있다. 중앙정보국(CIA)에서도 잠시 일한 경력이 있다.

스노든은 <워싱턴포스트>와 <가디언> 인터뷰를 통해 "폭로의 대가를 치를 각오가 되어 있다"면서 "미국 정부가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고 폭로한 자국민에 보복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을 허용한다면, 그것은 공익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스노든은 미국의 영향력이 약한 홍콩에 머물면서 잇따른 폭로를 하고 있으나 "미국 당국의 보복이나 중국에 의해 이용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스노든은 폭로를 결심하게 된 동기에 대해 "어떤 하나의 사건이 계기가 된 것이 아니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투명성에 대한 공약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임 부시 정부 때 정보 침해가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 폭로된 이후 오바마는 "정보 수집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했지만 오바마도 역시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스노든은 "내가 CIA에서 근무하던 2008년 대선 당시 오바마의 공약을 보고 폭로할 필요가 없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으나,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다"면서 "이듬해 CIA를 나온 이후 NSA에 대해 폭로할 결심을 굳혔다"고 말했다.

나아가 그는 "미디어를 비롯한 세상의 관심이 나에게 쏠리지 않기를 원한다. 언론과 세상의 관심은 미국 정부가 한 일에 향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가디언>은 스노든에 대해 " 안정적인 직업 경력의 소유자로 연봉 20만 달러, 하와이에서 동거하는 여자 친구, 사랑하는 가족들을 둔 '매우 안락한 삶'을 누려온 인물"로 묘사했다.

하지만 그는 "미국 정부가 프라이버시, 인터넷 공간과 세계인이 누려야 할 기본적인 자유마저 은밀하게 구축한 거대한 감시체제로 파괴하는 상황을 양심상 견딜 수 없었다"고 폭로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스노든은 "엘스버그와 매닝을 존경한다"면서도 "나는 일일이 검토해 공공의 이익에 부합되는 자료만 선별해 폭로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폭로하지 않은 자료 중에는 충격적인 내용들이 있다"면서 "하지만 사람들이 다치는 것은 내가 원하는 목표가 아니다. 투명성이 내가 원하는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폭로된 내용들에 대해 미 정보기관 관료들 스스로 "너무나 충격적으로 중요한 정보들이 유출됐다"고 경악하고 있다. 일련의 보도를 접하는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그림자 정부'가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는 일각의 음모론이 실체가 있는 것으로 해석될 정도다.

스노든은 "이번에야 말로 NSA의 정보 감시 프로그램이 법적인 제재를 받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가 무차별 전화통화 감청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 사건에 대해 올해 미 대법원은 "감청 프로그램이 정확하게 어떻게 했는지 증명하지 못했다"거나 "원고는 감청된 대상이 아니어서 소송 당사자가 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기각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