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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테러 용의자, '짝퉁' 지하디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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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테러 용의자, '짝퉁' 지하디스트?"

[해외시각]"평범함 무슬림도 변하게 하는 이슬람이 문제라고?"

9.11 테러를 연상케 하는 '미국 본토 테러'로 충격을 준 '보스턴 테러' 용의자가 '무슬림'이라는 것이 중요할까, 아니면 '동기'를 더 중요시해야 할까.

기독교적인 색채가 짙은 미국의 보수 진영은 테러 용의자가 '무슬림'이라는 점과 그의 종교가 '이슬람'이라는 점을 거의 구분하지 않는 것 같다. 즉 이슬람은 과격하고 위험한 종교이고, 이슬람을 믿는 무슬림은 언제 위험한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는 시각을 감추지 않고 있다.

그 점에서 미국의 부통령은 거침없는 '식견'을 보여주었다. 조 바이든 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보스턴 테러 현장 용의자로 지목된 차르나예프 형제들을 '짝퉁 지하디스트(knock-off jihadists)'라고 규정했다.
▲ '보스턴 테러' 용의자 형제. 생포된 조하르는 "미국이 일으킨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동기가 됐다"고 진술했다. ⓒFBI

"무슬림 아르메니아인? 차라리 유니콘을 찾아라"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용의자 추적 과정에서 숨진 MIT 대학 내 경찰을 추모하고 용의자 체포에 애쓴 경찰들을 격려하는 자리였기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사건 동기에 대해서는 "왜 그들이 이런 짓을 했는가"를 반문할 뿐이었다.

또한 차르나예프 형제들의 위험성을 강조해온 에드 데이비스 보스턴 경찰국장은 동생 조하르가 생포 당시 숨어있던 주택가 보트 안에서 총을 발사했다고 밝혔지만, 최근 연방 수사당국의 조사에서 조하르는 아무런 무기도 소지하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언론에서는 평범한 무슬림도 언제 이슬람의 무서운 '세뇌'에 '짝퉁 지하디스트'로 변할 지 모른다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듯 '차르나예프 형제'의 '세뇌설'을 퍼뜨리고 있다.

미국의 <AP>통신, 영국의 <데일리메일> 등은 체포 과정에서 사망한 형 타메를란(26)이 미샤(Misha)라는 아르메니아인으로부터 철저하게 세뇌를 당했다는 주장을 전했다.

'미샤'는 기독교에서 이슬람으로 개종한 인물이라고 한다. 하지만 <유에스투데이>는 "아르메니아인은 터키에 의해 학살된 역사로 인해, 정체성과 기독교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모태 기독교인들"이라면서 "아르메니아인이 이슬람으로 개종한 경우를 찾는 것은 들판에서 '유니콘'을 찾는 것과 같다"면서 이런 주장의 신빙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타메를란의 어머니 주바이다트도 "아들이 미샤와 친구 사이였을 뿐이며 미샤로부터 과격 사상을 주입당했다는 주장은 말도 안된다"고 <ABC> 방송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밝혔다.

"무고한 미국을 왜 공격하느냐고만 묻지 말라"

<가디언>의 칼럼니스트 글렌 그린월드는 "언론 보도들을 잘 가려 들어야 한다"면서 "보스턴 테러 용의자의 범행 동기는 전혀 놀랍지 않고 심지어 아주 익숙한 것"이라면서 용의자가 '무슬림'이라는 점에 주목하지 말고 '동기'를 직시할 것을 촉구했다.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조하르는 수사당국에 "형이 사건을 주도했으며,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이 일으킨 전쟁이 사건을 일으키게 한 동기가 됐다"고 진술했다.

그린월드는 "지난 몇 년 사이에 무슬림에 의해 미국 땅에서 벌어진 심각한 공격적 행위가 4건이 있었으며, 이들도 이번처럼 모두 같은 말을 하고 있다"면서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무슬림에게 저지른 지속적이고 끔찍한 폭력(여자건 어린이건 가릴 것 없이 무고한 주민들을 죽이고 억압하는)이 범행의 동기가 되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린월드는 "어떤 이유로든 무고한 시민들을 폭력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페루, 남아공, 브라질, 멕시코, 일본, 포르투갈 등이 아니라 미국을 공격하려고 하는지를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린월드는 미국을 상대로 공격하길 원하는 이유를 이해하는 것이 두 가지 점에서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첫째, 미국의 일부 오피니언 리더들은 미국이 평화롭고, 평화를 사랑하고, 자유를 전파하고, 무고함에도 불구하고 공격을 받고 있다는 식으로 자기자신을 기만하고 다른 사람들까지 오도하고 있다는 것.

두번째, 이렇게 오도된 인식을 가진 많은 미국인들, 서방인들, 기독교 및 유대인들은 무슬림들이 미국을 공격하는 유일한 이유를 이슬람 종교 자체에서 찾고 있다는 점이라고 그린월드는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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