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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주가 폭락 원인이 엔저? 윤창중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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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주가 폭락 원인이 엔저? 윤창중 때문!

[정책쟁점 일문일답] <23> 윤창중, 한국 이미지에 시궁창 물 부었다

1. 지난 금요일(10일) 코스피 지수가 35포인트나 폭락했습니다. 이에 대해 대다수 언론은 엔·달러 환율이 100엔을 돌파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는데요. 이런 분석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는 증권 전문가들도 있다고요?
⇨ 우리투자증권의 길계선 ETF(상장지수펀드) 전략팀장이 대표적인 예인데요. 그는 지난 금요일 모 증권 방송에 출연해 엔·달러 환율이 100엔을 돌파해 코스피가 폭락한 것이 아니라 윤창중 성추행 사건이 주가 폭락을 불러왔다고 분석했습니다. 엔화 약세도 일부 영향을 끼치기는 했지만, 대한민국 국격을 크게 낮춘 이번 사건 때문에 주가가 크게 빠졌다는 겁니다. 그는 외국인들이 이 사건으로 인해 대한민국을 선진국 대열에 참여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 이머징 국가(개발도상국) 수준의 국가로 평가할 것이라 우려했습니다.

2. 길 팀장은 어떤 근거로 그와 같은 주장을 하는 건가요?
⇨ 길 팀장이 말한 바로는, 금요일 엔화 약세 때문에 주가가 폭락했다면 엔저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자동차 업종 주가가 5% 이상 떨어져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나 그날 현대차 주가는 2.3% 떨어져 코스피 하락률 1.75%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른 업종들도 유사했는데요. 지난 금요일 철강과 조선 업종 하락률은 각각 1.8%, 1.7%로 코스피 평균 하락률 1.75%와 유사했고, 기계와 디스플레이, 화학은 각각 1.2%, 1%, 0.9%에 그쳐 코스피 평균보다 하락률이 낮았습니다. 특히 통신기기는 0.16% 상승해서 급락장에서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3. 자동차 업종이 엔저 때문에 가장 큰 타격을 받는다고 하는데요. 그 원인은 무엇입니까?
⇨ 자동차 업종이 엔저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자동차의 경쟁력이 일본과 가장 유사하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자동차 산업이 다른 제조업에 비해 부품, 소재 등 중간재의 외국 의존도가 낮기 때문입니다. 다른 제조업의 경우 중간재의 외국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엔저가 되면 수출은 타격을 받지만, 중간재의 수입 단가가 낮아져 상쇄 효과가 발생합니다. 그러나 자동차 산업의 경우 중간재의 외국 의존도가 낮기 때문에 중간재 수입 단가 인하로 인한 상쇄 효과가 적게 나타납니다.

4. 또 하나 특이한 것은 금요일에 엔·달러 환율이 100엔을 돌파했을 때 동아시아 국가 중에서 주가가 폭락한 나라는 한국뿐이었다는 것입니다. 지난 금요일 동아시아 주가는 어떻게 움직였습니까?
⇨ 지난 금요일에 엔·달러 환율이 2.4% 오를 때 동아시아 국가들의 주가를 보면 4월 4일 3.6% 오를 때와 상당히 대조적이었습니다. 중국을 보면 상하이B지수가 4월 4일에는 1.26% 떨어졌지만 지난 금요일에는 0.34% 상승했습니다. 홍콩 항셍지수도 4월 4일에는 2.73%나 떨어졌지만 지난 금요일에는 0.47% 상승했습니다. 대만 가권지수도 4월 4일에는 2.38% 떨어졌지만 지난 금요일에는 보합세를 보였습니다. 반면 우리나라 코스피 지수는 4월 4일에는 1.2% 떨어졌는데 지난 금요일에는 1.75% 떨어졌습니다. 이날 동아시아 국가 중에서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주가가 폭락했는데요. 이것은 우리나라 주가 폭락의 주요 원인이 엔·달러 환율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4월 4일과 5월 10일의 동아시아 주가 변동률. 4월 4일 엔·달러 환율 3.6% 상승, 5월 10일 엔·달러 환율 2.4% 상승. ⓒ홍헌호

5. 지난 금요일에는 하루 동안 엔화에 대한 원화 환율과 주가가 같이 움직이지 않기도 했지요?
⇨ 지난 금요일 하루 동안 엔화에 대한 원화 환율 움직임을 보면 아침에 15원 내외의 상승세로 출발했다가 11원 상승으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반면 주가는 아침에 5~6포인트 하락세로 출발했다가 35포인트 하락으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이 지표를 보아도 주가 폭락의 주요 원인이 엔·달러 환율이 아니라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오전에는 다른 동아시아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코스피 시장이 엔·달러 환율에 비교적 둔감하게 반응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전 세계 주요 언론들이 윤창중 사건을 크게 다루기 시작하자, 낙폭을 점차 키워 결국 35포인트 하락으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6. 금요일 주가 폭락의 주요 원인이 엔·달러 환율이 아니라 윤창중 사건에 있다면 국가 이미지가 기업의 경쟁력에 엄청난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국가 이미지는 기업에 어떤 영향을 줍니까?
⇨ 국가 이미지와 관련하여 우리가 흥미롭게 보아야 할 것이 국제 스포츠 행사에 대한 대기업 총수들의 태도입니다. 한국의 대형 국제 스포츠 행사는 대부분 대기업 총수들이 유치했는데요. 그것은 그만큼 이런 행사들이 대기업에 큰 이익을 안겨주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1988년 서울 올림픽 유치에 크게 기여했고,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도 2002년 한일 월드컵 유치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대외 활동을 별로 즐기지 않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을 맡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기여했는데요. 대기업 총수들이 이렇게 국제 스포츠 행사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그것이 자신들에게 큰 이익을 안겨 주기 때문입니다.

즉 대기업들은 매년 광고비로 천문학적인 비용을 내고 있는데요. 대기업 입장에서 국제 스포츠 행사는 정부와 지자체의 비용으로 초대형 광고를 해 주는 셈이 되므로 기업의 매출 확대에 엄청난 기여를 하게 됩니다. 반대로 윤창중 사건과 같은 국가 이미지 훼손 사건은 기업 이미지에도 치명타를 안기기 때문에 대기업들에는 엄청난 마이너스 광고 효과를 유발합니다.

7. 윤창중 사건은 국내외를 통틀어 사상 초유의 사건이라는 점에서 더 치명적인 것 같습니다.
⇨ 사상 초유의 사건은 전 세계인들에게 훨씬 더 강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줍니다. 코스피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도 이 때문일 텐데요. 한국은 지난 수십 년간 이승만 정부로 대변되는 부패 국가 이미지, 그 이후의 군사 독재 이미지, 그리고 정치 후진국 이미지, 복지 후진국 이미지 등등 각종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정부와 기업들은 이런 이미지를 극복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왔지만 유감스럽게도 이번 윤창중 사건이 이런 노력에 시궁창 물을 부어 버리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전 세계인들은 사상 초유의 이번 사태를 장기간 기억할 것이고, 한국 사회가 여전히 후진적이고 신뢰하기 어렵다는 인식을 하게 될 것입니다.

8. 박 대통령은 당선 직후 인사 1호로 윤창중 씨를 중용했습니다. 그러나 그때부터 국민의 반대가 많았는데요. 이번 사태가 주는 교훈은 무엇입니까?
⇨ 박 대통령이 당선 직후 그를 중용하려 할 때 대다수 국민들이 반대한 것은 그가 '국민 화합'을 추구하는 인물이 아니라 '노이즈 마케팅'으로 자신의 주가를 올리려 하는 인물이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노이즈 마케팅이란 상식을 넘어서는 언행을 보여 대중의 시선을 끌고 그것을 통해 자신의 주가를 높이는 행태를 말하는데요.

윤창중 씨는 대선 과정에서 입에 담기 어려운 표현을 써가며 야당 지도자들을 폄훼해서 대중의 관심을 끌었고 그것을 통해 자신의 주가를 높였습니다. 아마도 박 대통령은 그의 이런 행태를 용기 있고 소신 있는 행태로 받아들여서 그를 중용한 것 같은데요. 그러나 그와 같은 행태는 소란을 피워서 대중의 관심을 끄는 개인 마케팅의 일종이기 때문에 정치 지도자들은 이런 사람들을 매우 조심해야 합니다. 특히 '노이즈 마케팅'을 즐기는 사람들은 진정성이 매우 부족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권력이 주어졌을 때 엉뚱한 곳에 그것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9.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라는 말이 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의 독특한 특성 때문에 주가를 실제 가치보다 저평가하여 투자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리나라 주가를 어느 정도 실제 가치보다 저평가하고 있고, 또 이렇게 저평가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 2004년 대한상공회의소가 외국계 증권 전문가들을 상대로 조사한 바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의 주가를 실제 가치보다 31% 저평가하여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 30%가 북핵 등 국가 리스크를 꼽았고, 24%가 정부의 정책 일관성 부족을, 22%가 기업 지배 구조 및 회계 투명성 부족을, 11%가 노사 불안을 꼽았는데요. 이 조사 결과를 보면 여전히 우리나라의 공공 부문과 기업 부문이 투명성과 일관성을 의심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윤창중 사건은 우리 사회의 이런 어두운 면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10. 또 하나, 이번 사건은 박 대통령의 리더십에도 큰 상처를 주었는데요. 이것도 주가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 보아야겠지요?
⇨ 널리 알려졌다시피 당선 직후 박 대통령의 인사 정책 실패는 국내외 경제 주체들에게 심한 불안감을 주었습니다. 박 대통령이 인사 정책에 실패했다는 것은 곧 향후 대통령의 수족들이 전혀 수족다운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기용되는 과정에서 많은 약점을 노출했다는 것은 대통령이 선출되는 과정에서 '민주적인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것과 유사하기 때문에 향후 정책 수행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윤창중 사건은 박 대통령의 인사 정책 실패가 앞으로도 지속해서 그의 발목을 잡으리라는 것을 시사합니다.

11. 오래전부터 세간에는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이 회자하고 있는데요. 박 대통령도 예외가 아닌 것 같습니다.
⇨ 대통령에게 인사란 자신의 수족과 장기를 확보하는 것과 같습니다. 대통령이 인사 정책에 실패했다는 것은 대통령이 20대 청년의 수족과 장기를 확보할 기회를 포기하고 대신 60대의 수족과 장기를 확보한 것과 같습니다. 따라서 여야 정당과 국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강행한 그의 인사는 두고두고 화근이 될 겁니다. 또 이것은 국내외 경제 주체들에게 심한 불안감을 안겨줄 겁니다. 대통령이 많은 시한폭탄을 안고 있다는 것, 경제 주체들 입장에서는 매우 불안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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