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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인내심이 향후 북핵 최대 변수다"

[해외시각]"시진핑, 못마땅해도 북한 지원 지속할 것"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에도 중국 정부의 입장은 북한을 관리하는 '적절한 제재' 정도라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미국과 한국을 중심으로 아무리 강력한 제재를 추진한다고 해도 중국이 그 수위를 최대한 낮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이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의 견해를 소개하는 형식으로 "대북 제재 무용론"을 강력하게 펴고, <인민일보> 자매지로 주로 국제문제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환구시보(環球時報)>도 18일 사설에서 "중국이 대북 제재에 참여할 때 반드시 적절함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 그 근거다.

하지만 한편으로 중국 사회 내부에서 국경을 마주한 북한이 핵실험을 하는 것을 불안하게 느끼고, 정부가 속수무책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움직임도 없지 않다.

지난 16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 인민공원, 랴오닝성 선양의 북한 영사관 앞에서는 핵실험 반대시위가 열렸고, 특히 인터넷 공간에서는 중국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를 비난하는 글이 분출하고 있다.

시위 현장이나 인터넷 공간에서는 "북한의 핵실험은 중국의 은혜를 원수로 갚는 것" 이라는 분노 섞인 반북 비난 구호도 등장했고, <환구시보>조차 "중국의 대북 정책이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면서 북한의 핵실험 자체가 당국에도 부담이 되는 상황이라는 것을 시인했다.

이와 관련, 17일 <파이낸셜타임스>에 게재된 '북한의 관점에서 본 핵 질서(View from N Korea is of a nuclear world)'라는 칼럼은 북한이 국제사회는 물론, 중국도 말리기 어려울 정도로 핵보유의 길로 갈 수밖에 없는 이유를 지적하는 동시에, 김정은 체제가 추진하는 핵프로그램의 최대변수는 '중국의 인내심'이 될 것이라고 진단해 주목된다.

필자는 세계적인 한반도 전문가로 꼽히는 에이던 포스터카터 영국 리즈대 명예 선임 연구원이다. 편집자


▲ 저명한 한반도 전문가 에이던 포스터카터는 중국의 최고지도자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가 3월 국가주석으로 공식 취임한 이후에도 북한에 대한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AP=연합

핵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 북한과 미국의 이중잣대

북한은 어떤 의미에서 세계에서 유일하게 핵무기가 사용된 사건으로 탄생했다고 할 수 있다. 1945년 일본은 핵무기 공격을 받고 예상보다 빨리 항복했다. 일제 치하였던 한반도는 그 결과로 분단국가가 되었다.

5년 뒤 북한의 김일성은 남한을 공격했으나, 맥아더 장군에게 패했다. 맥아더 장군은 유엔 사령관 직위에서 해임되기 전에 북한과 중국에 대해 핵무기를 사용하자고 주장했다.

1975년 당시 제임스 슐레진저 국방장관은 북한이 베트남 정권 붕괴 사태를 이용하려든다면 핵공격을 하겠다고 위협했다.

또한 당시 남한의 독재자 박정희-그의 딸 박근혜는 오는 2월25일 남한의 대통령으로 취임한다-도 비밀리에 핵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었으나, 미국에 의해 제지됐다.

이런 상황 속에서 김일성도 비밀리에 핵 억제력을 추구했다. 그 이후는 어떻게 됐는지 모두 다 아는 사실이다. 북한은 플루토늄과 우라늄 두 가지 방식의 핵 능력을 보유하게 됐다.

2006년과 2009년 두 차례의 핵실험에서는 플루토늄을 사용했고, 최근의 3차 핵실험에서는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농축 우라늄을 이용한 실험도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왜 이렇게 핵실험을 계속하는가? 10년 전 당시 조지 W.부시 미국 대통령은 북한을 '악의 축'의 하나로 규정했다. '악의 축'의 첫번째로 꼽힌 이라크는 곧바로 미국의 침공을 당해 정권이 붕괴되고 지도자는 살해됐다. 두번째로 거론된 이란도 핵폭탄을 갖기 전에 공격해야 한다는 논의가 지금도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 북한의 김씨 세습 정권은 핵규제를 위반하고도 제재를 받지 않는 나라들에 주목했다. 이스라엘, 파키스탄, 인도가 이런 나라들이다.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한 적도 없고, 지금은 누가 건드리지도 않는 핵보유국이다. 게다가 모두 미국의 지원을 받았다.

이처럼 이중잣대가 존재하는 현실에서 북한의 김씨 정권도 확고한 의지로 핵무기 보유를 추진하면 이런 나라들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어느 정도까지 북한도 그렇게 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유엔의 규탄과 제재가 반복됐지만, 지금까지 비슷한 수준에 별로 성과도 없었다. 남아있는 제재 수단도 거의 없는 게 사실이다.

중국이 북한 핵실험보다 더 우려하는 것

중국은 북한에 대한 제재 강화에 미온적일 뿐 아니라, 오히려 정반대의 전략을 취하고 있다. 북한과의 교역과 투자를 크게 늘려왔다.

중국 정부가 장기적인 전략을 고려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의 인내심도 약해지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현재의 상황을 우려하고 있지만, 북한의 붕괴와 이에 따른 혼란-북한으로부터 난민의 대거 유입과 핵무기 유출 사태 등-을 더 우려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침착하게 대응한다"이지만, 인터넷 공간에서는 분노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김정은에게 '배은망덕'하다는 등 분노에 찬 표현도 등장하고 있다.

3월이면 중국의 새로운 최고지도자로 시진핑이 공식 취임한다. 2010년 시진핑은 한국전쟁은 "미 제국주의에 대해 중국과 북한이 함께 일군 대승리"라고 찬사를 보냈다. 이제는 표현은 달라질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말보다 행동이다.

중국이 상징적인 제재 정도는 하겠지만, 그 뒤에도 시진핑은 못마땅해 하면서도 북한의 김씨 정권을 계속 지원할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입장이 전혀 변할 수 없다는 것은 아니다. 김정은은 성격이 급하다고 한다. 김정은으로서는 중국이 인내심을 잃게 만들지 않도록 조심할 필요가 있다. 또한 김정은은 핵무기를 과시하는 것이 체제를 유지하는 확실한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비싼 대가를 치르고야 깨닫게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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